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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만 해도 시골인 고향마을에는 환갑을 넘겨 사시는 어르신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일단 환갑을 넘기신 어르신들은 동네서 상 어르신으로 대접받았습니다. 골목길을 걸을 때는 뒷짐을 집고 걸었습니다. 못마땅한 일을 보면 '허흠' 하며 헛기침 소리를 내 당신의 존재를 드러내셨습니다. 1960년대 시골풍경은 그랬습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과 초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신 아버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람은 무조건 오래 사는 게 축복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기야 사람이 누려야 할 오복(五福) 중 첫 번째로 꼽는 게 수(壽)이니 오래 사는 걸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게 전혀 엉뚱한 생각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고향마을의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환갑을 넘긴 나이 정도는 한참 일을 해야 할 젊은이입니다. 동네 청년회원 자격도 65세까지라고 합니다. 경로당엘 가면 70대 중반의 나이 정도는 잔심부름을 해야 하는 막내취급을 받는다고 합니다.

영 생경하기만 하던 '100세 시대'라는 말도 어느새 익숙해 졌습니다. 아주 조금만 진지하게 주변을 돌아보면 나 자신이 100세까지 살 수 있겠다는 걸 실감하게 하는 징후들도 촘촘합니다.

하지만 눈에 확 띄게 늘어난 장수가 마냥 축복으로만 보이지 않을 때도 없지 않습니다. 오래 사는 게 축복이 아니라 저주, 죽지 못해 산다는 이야기도 빈도를 더해가며 들려옵니다. 결국 준비되지 않은 100세 시대는 결코 축복일 수만은 없다는 걸 어렵지 않게 실감할 수 있습니다.
     
준비된 <100세 인생>은 저주 아닌 선물

<100세 인생> / 지은이 린다 그래튼, 앤드루 스콧 / 옮긴이 안세민 / 펴낸곳 (주)출판사 클 / 2017년 4월 10일 / 값 18,000원
 <100세 인생> / 지은이 린다 그래튼, 앤드루 스콧 / 옮긴이 안세민 / 펴낸곳 (주)출판사 클 / 2017년 4월 10일 / 값 18,000원
ⓒ (주)출판사 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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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인생>(지은이 린다 그래튼, 앤드루 스콧, 펴낸곳 (주)출판사 클)은 시대의 흐름처럼 맞게 될 100세 시대를 좀 더 지혜롭게 맞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줄 인생시뮬레이션이자 노후 준비서입니다.  

베이비부머시대인 1957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89∼94세까지 살 가능성은 50%이고, 1977년에 태어난 아이들 중 50%는 101세 혹은 102세까지 살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20세기까지의 삶을 3단계, 교육을 받는 단계, 직업 활동을 하는 단계, 퇴직 후의 삶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주변에서 봐왔던 대개의 삶이 이 3단계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데 동의 할 것입니다.

책에서는 인간의 기대여명은 1840년 이후 매년 3개월씩, 10년마다 2∼3년씩 증가하였다는 사실과, 수명연장이 가능했던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수명연장이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이론(異論, 다른 주장)도 동시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장수란 오랜 세월 동안 늙은 상태로 지내는 것을 의미했다. 지금은 이런 의미가 완전히 반전되어 사람들이 젊음을 오랫동안 간직할 것이라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 <100세 인생> 25쪽

그랬습니다. '장수'라는 용어에 대한 개념조차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늙은 상태로 오래 사는 걸 장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100세 시대서 말하는 장수는 무작정 오래 사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건강하고 돈만 있다고 장수가 축복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100세 시대를 위한 출생년도별 노후 설계

책에서는 세 사람, 1945년생인 잭, 1971년생인 지미, 1998년생인 제인의 삶을 모델로 해 100세 시대를 시뮬레이션하고 있습니다. 1945년생인 잭은 전형적으로 교육, 직업 활동, 퇴직이라는 3단계 삶을 산 주인공입니다. 매년 소득의 4.3%만 연금으로 부어도 퇴직 후 8년의 삶에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1971년생인 잭은 매년 소득의 17.2%를 연금으로 준비해야 노년 후 20년 삶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1998년생인 제인은 매년 소득의 25%를 연금으로 준비해야만 퇴직 후의 삶 35년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중심 주제는 추가로 주어지는 시간의 선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 시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배열할 것인가, 이 새롭고 특별한 시간 속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고민했다. 이제부터 우리는 시간을 한 덩어리가 아니라 1주, 1일, 1시간 심지어 1분 단위로 생각해 볼 것이다. 우리가 제기하는 문제는 당신이 추자로 주어지는 주, 일, 시간, 분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있다. 시간을 돈으로 전화하기 위하여 일을 할 것인가, 기술로 전환하기 위하여 강의를 들을 것인가, 그냥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볼 것인가.' - <100세 인생> 271쪽

100세 시대를 맞아 준비해야하는 것은 건강과 돈만이 아닙니다. 사회적 제도나 구조, 문화적 배경이 달라집니다. 사회적 인식도 달라지고, 고용환경도 달라집니다. 무형적 자산도 관리해야 하고, 여가(recreation) 시간을 재창조(re-creation)화 할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에게 필독서로 권하고 싶어

교육에는 인성교육도 필요하고, 전문지식과 관련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교육 못지않게 필요한 시대적 교육을 하나 꼽으라고 하면 바로 100세 시대를 어떻게 맞이하고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을 꼽고 싶습니다.

그 과실이 아무리 좋다 해도 파종시기를 지나서 얻는 씨앗은 별 소용이 없습니다. 100세 시대를 위한 교육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그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퇴직을 눈앞에 둔 사람, 준비하고 적응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왜 진즉에 이것을 몰랐을까' 하는 아쉬움과 절박감만 줄 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절박감이야 떨어질지 모르지만 준비할 시간이 충분한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이라면 100세 시대를 위한 교육효과는 분명 다를 것입니다.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에게 노후준비, 100세 인생을 저주가 아닌 선물로 살기위한 필독서로 이 책을 읽어 살펴볼 것을 권하고 추천합니다.

덧붙이는 글 | <100세 인생> / 지은이 린다 그래튼, 앤드루 스콧 / 옮긴이 안세민 / 펴낸곳 (주)출판사 클 / 2017년 4월 10일 / 값 18,000원



100세 인생 - 저주가 아닌 선물

린다 그래튼.앤드루 스콧 지음, 안세민 옮김, 클(2017)


태그:#100세 인생, #안세민, #(주)출판사 클, #100세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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