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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세상이 많이 좁혀졌다. 지구촌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실시간으로 받아서 알게 되고, 유럽의 중요 사건들도 즉시 알 수 있다.

한편 사람의 의식 구조는 한없이 넓어졌다. SNS 세상을 누릴 수 있는 연령층이 대폭 확대되었다. 인터넷 이전엔 청소년들에게 금기시되었던 것들이 지금은 초등학생들까지 훤히 알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비밀이 없는 세상이다.

지금 선거 연령 인하 문제가 정당과 정치인들 사이에 오르내리는 것 같다. 만 19세로 되어 있는 선거권을 한 살 낮추어 18세로 하자는 것이다. 여기에도 정당별 선호도가 각기 다른 것 같다. 야당은 낮추자는 쪽, 여당은 그것에 반대하는 쪽.

결론부터 말하면 선거권을 만 18세로 낮추어야 한다. 만 18세는 우리 나이로 19세, 알 것은 다 아는 연령이다. 인터넷의 발달은 청소년들의 육체뿐 아니라 정신의 성숙을 촉진시켰다. 세상은 한없이 스피디하고 젊어지는데 사람은 옛 그대로 묶어 두는 격이다.

어버이연합이나 엄마부대봉사단 등 나이 많은 사람들의 분별없는 행동을 볼 때마다 선거권 하향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정체되어 있는 나이 든 사람에게서보다 만 18세 젊은이들에게서 국가 발전의 동력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젊은 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당은 존재 가치가 없다. 젊은 층을 두려워하는 정당은 나라의 미래를 맡을 자격이 없다. 선거권 하향 조정은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장래가 걸려 있는 문제이다.

이런 점에서 만 18세 선거권 조정을 반대하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은 깊은 성찰이 따라야 한다. 특히 건전한 보수, 개혁적 보수를 외치는 바른정당의 선거권 인하 반대는, 그 당의 출범 자체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세계는 젊음을 한없이 강조하는 추세인데 우리는 애써 그것을 외면해서야 되겠는가. OECD 34개국 가운데 선거권 19세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한다. 33개국이 18세 선거권 국가다. 이런 상황인데도 19세 선거권을 고집하는 이유가 뭔가.

더 부끄러운 게 있다. 선거제도를 갖고 있는 세계 230 여 개 나라 가운데 93%가 선거 연령 만 18세 이하라는 사실이다. 선거권 하향은 선진국 후진국을 가리지 않는 세계적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선거에 대한 참여, 즉 투표를 민주주의의 산교육이라고 말한다. 만 18세는 통상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나이이다. 알 만한 것은 다 아는 나이, 이들에게 선거권을 주어 문제될 게 있는가.

어떤 사람들은 어린 고등학생을 일찍 정치에 물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편다. 천만에 말씀이다. 정치와 선거는 동의어가 아니다. 백보 양보하더라도 정치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국의 선거권 18세 하향은 1971년에 이루어졌다. 그 전까지 21세였다. 베트남 전쟁에서 21세 아래 젊은이들이 전장에서 죽어 갔다. 그때 나온 구호가 이것이다.

"Old enough to fight, old enough to vote!"(참전할 나이이면 투표하기에도 충분하다!)

지금 우리는 국가적으로 큰 위난에 직면해 있다. 헌재의 탄핵심판 인용으로 대통령이 그 직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이렇게 된 데에 과거 지향적 통치 구조가 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과거는 '늙음'을 상징한다.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그것은 정파 또는 진영논리에 갇혀서는 찾을 수 없다. 국가의 발전에 맞춰져야 한다. 감히 말하건대 선거권 18세 하향 조정은 그 돌파구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분명하다. 나라를 좀 젊게 만들자.



태그:#만 18세 선거권, #젊은 나라, #정치발전, #OECD, #진영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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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향기 그윽한 김천 외곽 봉산면에서 농촌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분리된 교회가 아닌 아웃과 아픔 기쁨을 함께 하는 목회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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