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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3월 3일 오후 4시 21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 수사를 마무리한 박영수 특별검사는 "많은 국민들이 다 마음으로 도와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박 특검은 3일 서울 대치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점심식사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또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는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를 하지 못한 일을 꼽았다. 박 특검은 "우리가 100% 양보했다. 100%. 저쪽(청와대)에서 '경내에 들어오라'고 해도 좋다. '조사시간을 이렇게 하자'고 해도 좋다고 다 좋다고 해버리니까 저 사람들이 (대면조사를)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며 "그래서 (2월) 9일로 날을 잡았지만 그 전전날 저녁 방송에 그게 나가는 바람에 (무산됐다). 그건 누구한테서 샜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 측이 한 특검보를 정보 유출자로 지목한 데에 박 특검은 "(해당) 특검보는 그때 외부에 나가 있어서 일정이 조정됐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무슨 ○○○ 특검보를 지목하고 기가 막혀서"라고 성토했다.

 오는 6일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박 특검이 3일 낮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마치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돌아오고 있다.
 오는 6일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박 특검이 3일 낮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마치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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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특검은 1차 대면조사 협의가 무산된 뒤 다시 대면조사 협의를 벌인 과정에 대해 "어떻든 조사 중간에 조사가 중단되는 사태는 막아야 하기 때문에 녹음·녹화가 아니라 녹음만이라도 하자, 녹음만 하게 해준다면 다 양보하겠다고 했다"며 "별 것도 아닌 일로 '하루 전에 (언론에) 샜다'고 하면서 (대면조사를) 깨는 사람들인데 도저히 무슨 일이 생길지 몰랐고, 조사 과정에 대한 여러가지 억측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녹음을 하는 문제는 분명히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특검은 "그런 말이 전혀 안 먹혔다. (청와대 측은) 참고인의 경우에는 녹음에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우리가 참고인 조서를 받겠다는 것은 형식적인 것이었지 원래는 피의자 신문조서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우린 진술조서를 받는 게 목적이었다. 우리는 정말 조사해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검으로선 피의자로 지칭하지 않는 데까지 양보해서 참고인 진술 형식을 취하려 했는데 박 대통령 측이 그걸 이용해 녹음 불가를 고집했다는 얘기다.

특검팀이 대면 조사를 끝내 성사시키지 못해 어느 수사기관도 박 대통령에 직접 물어볼 기회가 없었던 점에 대해 박 특검은 "국민들한테 그래서 미안하다 솔직히"라고 말했다. 그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 관련 사건, CJ라든지 SK라든지 롯데, 3개 (대기업) 사건을 밝혔더라면 특검으로서 최소한의 소임은 다했다고 할 텐데, 그걸 못한 게 국민들에게 참 죄송하다. 우리가 시간을 못 맞춘 것도…"라고 말했다.

"김기춘 압수수색 때 예의 다 했는데 '특검을 구속하라'?"

하지만 박 특검은 "참 위태위태했다. 검사들 병원 가고 코피 흘리고…"라면서 "매일매일이 위기였다"고 회상했다. 박 특검은 가장 위기였던 때를 "삼성 (이재용 부회장 뇌물죄 구속) 영장이 기각됐을 때 굉장히 위기였다"며 "하지만 법원에서 지적한 대로 사건을 다시 보자, 그렇게 다시 보고 하는 과정에서 다시 사건이 풀려갔다"고 전했다.

박 특검은 수사를 하면서 가장 가슴 아팠을 때를 정치권 일각에서 '특검이 강압수사를 한다'고 공격했을 때를 꼽았다. 최순실씨는 특검에 소환되면서 '자유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고 소리쳤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의식불명 상태인 김 전 비서실장 아들 집을 압수수색 한 일을 문제삼아 집권 여당 국회의원이 공개적으로 특검 해임을 주장하기도 했다.

박 특검은 "제일 가슴 아픈 건 우리 특검의 수사가 너무 거칠다고 막 혹평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정말 억울하다"며 "최순실씨한테 한방 먹었는데, 하하, 오히려 그게 더 우리 검사들이 적법 수사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 오히려"라고 말했다.

박 특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갔을 때 증거를 미리 다 옮겨놓았던 상황을 전하면서 "우리가 분석해보니 그 (압수수색) 전전날 동네 CCTV에 잡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디로 옮겼느냐, 일주일 동안 추적을 했다. 보니까 바로 인근에 있는 딸 집으로도 가고 아들 집으로도 가고 했다"며 "아드님이 굉장히 아픈 상황에서 그걸 찾으러 가야 하는데 정말 고민 끝에 검사들이 가서 아주머니랑 (김 전 실장 아들) 부인한테도 '(김 전 실장 집에서)가져온 것만 주십쇼' 절대 마음 상하지 않게 그렇게 예의를 갖추고 그랬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그랬는데 나중에 정치권에서는 뭐 밤 12시에 들이닥쳤다고 뭐라 하는데 아니 나도 인간이고 검사들도 인간이고, (김기춘 전 실장은) 내가 5공비리 수사 때 검찰총장으로 모신 분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겠느냐"며 "그렇게 비난할 땐 참 좀 가슴이 아프더라. 그렇게 비인간적인 수사는 아니었는데"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박 특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특검에서 소환조사를 받을 당시 따로 만난 일도 전했다. 당시 김 전 실장은 박 특검에게 부인과 자녀의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고 박 특검은 밝혔다. 박 특검은 "조사 끝난 날 12시쯤 가서 뵈었다"며 "그 분은 연세도 있고 그래서 되도록이면 한 번에 조사를 끝내자고 했는데, 법정에선 특검을 저기 뭐 (구속)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블랙리스트 관련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실장의 변호인은 지난달 28일 공판준비기일에서 "직권남용을 한 건 특검"이라며 "구속 수사 받아야 하는 건 특검"이라고 주장했다.

"블랙리스트 수사, 공무원들이 기다리는 분위기"

 오는 6일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박 특검과 특검보들이 3일 낮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오는 6일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박 특검과 특검보들이 3일 낮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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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특검은 블랙리스트 수사가 의외의 지점에서 잘 풀렸다고 전했다. "국민적 지지와 여망, 이런 분위기가 없었더라면 하기가 어려운 수사였다. 솔직히 이렇게 단 시간 내에 해낼 수가 없었다"고 말한 박 특검은 "근데 이게 이상하더라. 그 담당 부서가 수사를 기다리고 있는, 국장급 과장급에서 뿐 아니라 더 높은 그룹에서도 수사를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였고, (공직을) 그만 둔 사람들도 자료를 갖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등 고위 공직자들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실행하는 데에 반감을 갖고 특검의 수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박 특검은 "블랙리스트 수사는 거기서 해결이 됐다. 재판도 사실관계 확정만 쉽게 되고 나면 법리 판단의 문제라서 오히려 삼성 뇌물사건보다 재판은 쉽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기소한 뇌물공여 사건에 대해 일각에선 '권력이 돈을 달라 해 마지 못해 준 것'이라며 뇌물죄 성립은 어렵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박 특검은 이에 대한 입장을 다음과 같이 간략히 정리했다.

"지금 최순실 사건은 큰 두개의 고리가 있다.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서 대통령을 팔고 해서 국정을 농단한 것이 한 고리라면, 다른 한 고리는 정경유착이다. 정경유착의 고리에 최순실이 끼어들었기 때문에 자꾸 그런 주장을 하는데, 최순실 입장에서는 기존에 있던 정경유착을 활용한 셈이다. 사건은 이 두개의 고리로 이뤄져 있는데 자꾸 삼성이나 기업들이 재단에 출연한 행위를 축소해서 보려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우리 검사들도 그렇게 보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이 전경련을 탈퇴하는 등 이제는 정부에서 뭘 하려고 해도 정당한 게 아니면 안 하겠다고 선언하고 그러고 있다. 이렇게 하면서 나라를 개선해야 한다. 자본주의 나라에서 정경유착의 고리라는 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가)."

"국민 앞에서 거짓말 하는 청문회 위증 반드시 처벌"

이번 사건 수사 전반에 대해 박 특검은 "굉장히 힘든 수사였다. 검사들이 수사 템포를 안 죽이려고 계속 밤을 샜다. 내가보기엔 참 수사는 잘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예를 들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같은 곳, 우리가 압수수색에 성공했다면 거기서 없애지 못한 것들, 대통령기록물 목록에 속한 것만 봐도 민정수석이 어떻게 직권남용 했는지 이런 걸 충분히 밝혀낼 수 있었는데 그런 서류조차 하나도 확보를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검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등에서 위증한 것으로 나타난 피의자들을 반드시 위증죄로 기소하고 있는데 대해 박 특검은 "국민이 보고 있는 청문회 아닌가. 저는 청문회에서 거짓말 하는 걸 보면서 엄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직까진 우리나라가 위증 같은 것에 비교적 관대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좀 바뀌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자택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 단체들이 야구 방망이를 들고 과격 시위를 하고 있는데 대해 "우리 와이프(아내)는 집 앞에서 그런 걸 하는 걸 처음 보니까 병원 신세를 좀 졌다"고 밝혔다. 또 최근 그런 집회를 열지 못하도록 가처분 신청을 한 것과 관련해 "그건 내 문제가 아니라 동네 사람들한테 미안해서, 동네에서 나가라고 그러면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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