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두 팀이 만났다.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치열한 경쟁이 한창인 안양 KGC와 6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서울 SK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7일 오후 7시 서울학생체육관에서 2016-2017 KCC 프로농구 안양 KGC와 서울 SK의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두 팀 모두 1승이 아쉬운 상황으로 총력전이 예상된다. KGC는 현재 서울 삼성과 공동 1위에 올라 있으며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게 되면 단독 1위에 오르게 된다. 반면 SK는 7위 인천 전자랜드와 2게임차로 8위에 머물러 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는 이번 승리가 절실하다.

KGC는 SK와의 시즌 맞대결에서 3승 1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매 경기마다 80점대에 육박하는 다득점을 기록하며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SK가 상승세를 타면서 쉽지 않은 대결이 될 전망이다. '에이스' 김선형이 연일 맹활약해주고 있으며 변기훈과 최부경이 제 역할을 해내면서 전력이 안정적으로 갖춰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만 만나면 펄펄 나는 사이먼, 그를 막아야 한다

KGC가 자랑하는 주득점원은 데이비드 사이먼이다. 그는 SK와 치른 4번의 맞대결에서 평균 27.5득점 13리바운드 2어시스트 1.4스틸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 기록보다 높은 성적으로 SK만 만나면 맹수로 변했다고 볼 수 있다.

골밑 장악력과 내외각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해내는 사이먼이 있어 그동안 확실한 인사이드 플레이어가 없었던 SK는 매번 곤욕을 치렀다. 더군다나 메인 외국인 선수가 단신으로 분류되는 화이트이기 때문에 사이먼을 수비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최부경이 복귀하면서 장신 외국인 선수 수비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낸 SK이지만 여전히 사이먼에 대한 공포감은 여전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즌 후반기 들어 사이먼의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는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며 최근 5경기에서 평균 19.8득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1.4스틸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상대팀의 집중 견제와 더불어 출장 시간의 과도함이 그를 무너지게 만든 것이다.

반면 SK는 최근 4연승을 달리는 과정에서 최부경을 장신 외국인 선수와 매치-업 시키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사이먼에 대한 수비를 최부경이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면 SK는 원활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들쭉날쭉' 화이트 vs '제 2의 조 잭슨?' 사익스

득점력 하나는 최고다. 하지만 기복이 심해 언제 터질지 모른다. SK의 외국인 선수 테리코 화이트는 '정말 한 기복 하는 선수'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지난 시즌 최고의 선수였던 안드레 에밋(전주 KCC)을 능가하는 득점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무릎 부상 이후 이전의 폭발력을 상실한 그는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해 버렸다.

4라운드 이후 부활의 조짐을 보인 화이트는 창원 LG전에서 개인 최다 타이 기록인 3점슛 7개를 포함해 32득점 3어시스트 6스틸로 SK에게 708일만의 3연승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후 경기에서 각각 10득점, 15득점으로 부진하며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인 화이트는 갈 길 바쁜 SK에게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됐다.

반면 KGC의 키퍼 사익스는 요즘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8일 삼성전에서 13득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로 잔류를 확정지은 그는 KGC의 최근 4경기에서 평균 17득점 2.7리바운드 3.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또한 14일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개인 최다 25득점을 퍼부은 그는 체력적으로 문제를 보이고 있는 KGC의 한 줄기 희망으로 등장했다. 퇴출 위기를 여러 번 극복해낸 그는 지난 시즌 중후반부터 막강한 경기력을 보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조 잭슨의 뒤를 이어 또 한 번 단신 가드의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KGC는 이정현-오세근-사이먼으로 이어지는 'Big3'의 체력적인 문제로 인해 시즌 후반기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그러나 사익스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SK전에서도 많은 출장 시간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사익스도 원주 동부와의 경기 이후 "30분 이상을 뛴다면 이 정도 득점은 넣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비해, SK는 화이트의 언제 터질지 모르는 득점에 모든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신 외국인 선수 제임스 싱글턴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선수들만으로 KGC의 막강한 전력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 화이트가 창원 LG전만큼만 터져준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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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KGC 서울SK 프로농구 KBL 김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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