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웅의 4쿼터 각성으로 삼성을 침몰 시킬 수 있었다

허웅의 4쿼터 각성으로 삼성을 침몰 시킬 수 있었다 ⓒ KBL


또 이겼다. 원주 동부가 서울 삼성과의 시즌 맞대결에서 또 한 번의 우위를 가져갔다.

2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원주 동부가 라이벌로 떠오른 서울 삼성과의 4번째 맞대결에서 69-68로 승리하면서 3승 1패를 기록했다. 동부는 이번 승리를 통해 삼성의 천적임을 증명했다.

서울 삼성의 천적, 원주 동부

동부의 에이스 허웅은 3점 슛 2개를 포함해 10득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웬델 맥키네스(13득점 12리바운드 3스틸)와 로드 벤슨(12득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도 팀 승리에 공헌했다.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23득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3블록슛)와 문태영(20득점 3리바운드 2스틸)이 분전했으나 아쉽게도 역전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패배하고 말았다.

1쿼터 초반 분위기는 동부가 끌고 갔다. 벤슨을 중심으로 한 두꺼운 인사이드 수비를 바탕으로 리바운드를 재차 걷어낸 동부는 한정원의 3점 슛과 허웅의 속공 득점을 묶어 7-0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삼성의 반격도 곧 이어졌다. 김준일의 미들슛을 시작으로 문태영의 연속 득점이 나오면서 경기 흐름을 뺏기지 않았다.

1쿼터 중반 투입된 김주성의 연속 득점으로 리드를 얻은 동부. 하지만 삼성도 요즘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준일이 맞대응하며 기세 싸움에서 절대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양 팀 모두 전체적으로 몸이 덜 풀린 모습을 보이면서 저득점 게임의 양상으로 흘러갔다. 저조한 야투 성공률과 더불어 실책을 남발했다. 1쿼터 후반부에 크레익과 맥키네스의 투입으로 숨통을 트이는 듯했으나 여전히 아쉬운 경기력이 펼쳐졌다.

라틀리프와 벤슨의 치열한 골 밑 싸움이 벌어진 2쿼터는 정확한 슈팅을 선보인 삼성의 흐름으로 진행되었다. 높이에서 우위를 점한 동부는 낮은 야투 성공률로 인해 점수 차를 벌리지 못했고 문태영과 크레익의 득점을 앞세운 삼성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팽팽한 경기가 펼쳐진 가운데 양 팀 모두 전반에만 21개의 실책을 남발하며 아쉬운 경기력을 나타냈다. 동부의 두터운 수비에 라틀리프와 문태영이 고립된 삼성은 크레익을 이용한 공격을 펼쳤으나 역전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벤슨이 라틀리프와의 골 밑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다소 안정적인 경기로 이끌 수 있었던 동부도 허웅이 제 역할을 못 하면서 달아나지 못했다. 허웅은 전반전 2득점에 그쳤고 4개의 실책을 범하며 팀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드러났다. 베테랑 가드 박지현이 3점 슛을 포함해 5득점을 기록하며 허웅의 부진을 메꿀 수 있었다.

삼성의 창이 동부의 방패를 뚫지 못한 전반전은 34-32, 동부의 2점 차 리드로 마무리됐다. 크레익과 문태영이 전반전 16득점을 합작했으나 전체적으로 모든 선수가 골고루 득점을 기록한 동부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3쿼터는 크레익을 앞세운 삼성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크레익은 3점 슛을 시작으로 패스, 리바운드, 스틸 등 여러 방면에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맥키네스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크레익의 플레이가 더욱 돋보였다.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벤슨과 윤호영이 버틴 동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라틀리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벤슨은 안정적인 골 밑 득점을 만들어냈고 윤호영도 5득점을 기록하면서 힘을 보탰다. 박지현이 고감도의 3점 슛까지 터뜨린 동부는 삼성의 추격의지를 순식간에 꺾어 버렸다.

김현호의 철벽 수비에 팀의 중심인 김태술이 봉쇄당한 삼성은 크레익과 라틀리프에게 한정된 공격을 펼치면서 한계를 보였다. 또한, 연속 실책으로 상대방에게 공격 기회를 쉽게 제공하면서 점수 차가 9점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삼성에게는 크레익이 있었다. 맥키네스에게 블록슛을 선사한 그는 문태영과 함께 트랜지션 오펜스를 전개하면서 삼성 특유의 공격 전개를 펼치며 추격을 시작했다. 벤슨에게 틀어 막히며 자존심이 상한 라틀리프도 3쿼터에만 12득점을 퍼부으며 9점차까지 벌어진 점수차를 52-51 1점차로 따라잡았다.

허웅과 맥키네스를 앞세운 동부는 4쿼터 시작부터 삼성을 매섭게 몰아세웠다. 경기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인 허웅은 3점 슛을 포함해 연속 5득점을 퍼부었다. 하지만 삼성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문태영과 김준일의 득점으로 점수 차를 좁혀가던 삼성은 라틀리프의 덩크슛으로 61-61 동점을 만들어냈다.

4쿼터 본연의 모습을 찾은 허웅이 또 한 번의 3점 슛을 성공시키면서 다시 3점 차 리드를 얻어낸 동부는 3점 슈터로 변신한 김주성이 결정적인 3점 슛을 터뜨리며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이어 허웅의 환상적인 패스를 받은 맥키네스의 투핸드 덩크는 사실상 승부의 쐐기를 박는 결정타였다.

그러나 드라마는 끝나지 않았다. 삼성은 문태영을 앞세워 추격 의지를 불태웠다. 경기 종료 37.4초를 남기고 김주성이 실책을 범하며 역전기회를 얻은 삼성은 마지막 공격을 남겨두고 있었다. 아쉽게도 마지막 2번의 공격을 놓친 삼성은 68-69 1점 차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팀 간 전적에서 유일하게 밀렸던 동부와의 시즌 4번째 맞대결은 또 한 번의 패배로 나타났다. 동부는 이번 경기의 승리를 통해 3위 고양 오리온스와의 격차를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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