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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자식에게 불가능한 일이 없다.'

상담한 바로 다음 날 오전 7시에 똑깍인형의 아빠는 나에게 직접 전화를 주셨다. 무슨 일인지 여쭙자 밤새 한숨도 못잤고 혹시 오늘 상담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해왔다. 시간을 서로 조율한 후 약속을 했다. 상담 시간 전에 도착한 똑깍인형의 아빠는 평소에 무슨 일이든지 미리 살펴보고 확인하고 난 후에야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는 모습과는 달리 오늘 아침에 직장에 휴무를 전화로 알리고 상담소로 오셨다.

나를 만나기 위해 상담소로 들어오는 모습에서는 밤새 어땠는지 짐작하고도 남을 만큼 복장이나 외모가 흐트러져 있었다. 분명 평소와는 달랐다. 밤새 눈물을 흘리셨는지 마주 앉고 보니까 눈은 약간 부어있었고 아내 없이 혼자 방문하셨다.

나 : "어서 오세요. 그렇지 않아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빠 : "그동안 모친의 행위를 쭉 회상해 보았더니 기가 막힌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던 것들이 막 떠올랐어요. 그리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해서도요~"라며 깊은 한숨을 쉰다. 괴롭고 억울하고 분노에 가득해 보였다. 또한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그 감정을 앞에 있는 내가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나 : "기가 막힌 일들이시라면?~"

아빠 : "그렇지 않아도 제가 결혼하기 전에 물론 그때도 우리 서로는 따로 살았지만 가끔 내 숙소에 와서는 며칠 동안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제가 거의 한집에서 하숙을 17년을 했었으니까 일 년에 몇 번씩 오고 또 며칠을 저와 함께 묵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은 다르지만 그때만 해도 위 아래층은 물론이고 옆집 사람들과도 인사하며 지냈었는데 모친도 저처럼 그렇게 이웃들을 알고 지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주차공간이 부족해서 늘 주차문제로 시끄러운 경우가 있었고, 저야 하숙집에 주차장이 버젓이 있으니까 괜찮았어요.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주위에 사는 사람들이 제가 댈 주차장에 차를 대놓곤 했어요. 그래서 제가 전화 걸어 그 차 주인보고 차를 빼라고 했는데요. 그 사람이 나와서 저한테 한다는 말이 "아까 어머님이 여기 대도 된다고 했는데 왜 그러세요"라고 하는 거예요.

저는 너무나 황당해서 일단 차를 빼게 하고 집으로 들어가서 모친에게 말을 했지요. 그런적 있냐고 했더니 하는 말이 "너는 성질이 예민하고 사나워서 문제다, 거기에 주차하면 뭐가 문제라고 그러니. 하여튼 너는 그 성질머리 좀 고쳐야 해"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도 둘이 대판 싸웠거든요. 그런데 그때 그 사람이 왜 그랬을까요?"

나 : "궁금해 하실만 하시네요. 아들이 주차할 곳이고 아들이 들어와서 의당 그곳에 차를 주차해야 하니까 다른 사람이 그곳에 주차하려고 하면 못하게 했어야 함에도 어머님은 다른 사람에게 주차하라고까지 하셨고요. 거기에 왜 그러셨냐고 물었을때는 아들 성격이 문제라고 하셨으니 아들 입장에서 곱게 어머님과 대화하기가 쉽지 않으셨겠네요."

아빠 : "말이라구요. 매사가 그랬어요. 툭하면 "너 그 성질 때문에 문제다"라고 저는 그런 말 들을 때마다 그 어이없는 말 때문에 늘 다투었어요. 한번이라도 아들 입장에서, 아들의 마음을 살핀적이 없었어요. 결코 없어요. 되려 다른 사람들한테 아들 성격이 못돼서 걱정이라는 말을 하고 다녔으니 기가 막힌 일 아니에요. 어떻게 엄마라는 사람이 그럴 수가 있어요. 어떻게요."

나 : "그러게요. 아드님 입장에서는 꼭 아들편이 아니더라도 옳고 그른것에 대해서만이라도 분별력 있게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면 좋았을 것을. 더군다나 주차장 문제도 그렇구요."

아빠 : "일일이 다 말하려면 진짜 저만 나쁜놈이 될거예요."

나 : "그렇지요. 다른 분들에게 '내 엄마가 이런 사람이다'라고 속 시원히 말 한번 못하고 사셨을테니까요~. 얼마나 답답하셨어요."

아빠 : "그런데 그게 다 남들에게 본인은 착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아들에 대한 주위 이미지와 평판은 그렇게 나쁘게 만들었다구요?"

나 : "지금 생각해보시면 기가 막히실 수 있습니다. 주차문제 말고도 이것저것 걸리는 일들이 많으셨을거예요."

아빠 : "그렇지 않아도 저에게 선이 들어왔었는데 중매하려고 온 사람한테 뭐라고 했는 줄 아세요. 우리 애는 성질이 나빠서 결혼하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한 사람이예요. 그사람이…."

이를 어쩌나~ 엄마라는 이름은 자식들에게는 불가능이 없는 이름이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도 있다. 자식을 오히려 못된 사람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낙인 찍히게 하는 경우도 흔하지는 않지만 있다. 그렇다보니 그 자식은 그것도 모든 자식을 그렇게 만들지는 않는다.

본인이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자식에 대해서 이런 악담을 주위 사람들에게 그리고 다른 자식들이 있다면 다른 자식들에게 한다. 이로 인하여 그 대상자는 억울함과 분노, 적개심을 품게 된다. 그럼에도 그 자식은 부모를 끊지 못한다. 생을 마칠때까지, 왜 그런 부모에게 자꾸 신경쓰는 지를 몰라서.

아빠 : "그런 억울하고 어이없는 일들을 수도 없이 당했는데 사과조차 받을 수 없다는 말이예요. 환자라서, 병자라서…, 이건 너무하는거 아니예요?"

나 : "지금은 이런저런 어이없어 보이는 상황들에 대하여 한탄스러운 심정일 수 있습니다. 또한 분하고 억울하고 나에게 해준 것보다는 나를 속상하게 했던 일들만 떠올라 괴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아빠 : "해준 게 하나라도 있으면 내가 이렇게 괴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해준 게 하나라도 있으면 괴롭지 않겠다고 말하는 똑깍인형의 아빠는 어느정도 분한 마음을 풀어놓았는지 이성적으로 돌아왔다.

나 : "음~ 한편으로 제가 이런 말씀드리면 어떻게 들리지 모르겠고 혹시 저에 표현이 불편하거나 불쾌하시다면 그렇다고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나는 조금 뜸을 들이다 말을 이어갔다.

나 : "말씀하신대로 어머님은 본인에게 하나도 해준 게 없는 것 같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 똑깍인형의 아빠께서는 부모는 자녀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고 여기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아빠 : "그거야 뻔한 거 아닙니까, 일단 먹여주고, 입혀주는 의식주는 기본적으로 해결해주고 가르치고 보호하고 또 자식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하는 게 부모 아닙니까?"

나 : "부모는 자식에게 의식주 해결해주고 가르치고 보호하고 또 자식 마음을 헤아려주어야 한다고 하신건가요?"

아빠 : "그렇지요."

대답하고서 그는 나를 똑바로 바라본다. 나는 그런 똑깍인형의 아빠의 시선을 그대로 받아서 그대로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나이든 손
 "부모가 자식의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많은 부모들은 그것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몰라서 자식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시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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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부모가 자식의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많은 부모들은 그것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몰라서 자식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시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자 본인이 살짝 자백을 했다.

아빠 : "물론, 저도 몰라서 똑깍인형이 그런일까지 발생하게 했지만요."

나 : "예~ 그렇습니다. 알면 어떤 부모가 자식 가슴에 멍드는 일을 하시겠나요? 지금 말씀하신대로 다~ 몰라서 그러신답니다. 거기에 일반적인 우리들의 생각은 부모는 자식에게 의당해야 하는 것이 이것저것 있지만 바꾸어서 자식은 부모의 의식주나 새로운 것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함께 쇼핑이나 안내, 구입해 드리는 것과 그리고 부모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려 드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오늘날까지도 구체적인 교육은 치매환자 부모님을 대하는 방법에서나 강조될까 자식이 부모님께 어떻게 해드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약한 편입니다."

조용히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나 : "그리고 어머님은 사실 아드님을 주위에 성격이 안 좋아서 결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을 때 아드님 입장에서는 왜 자식을 세워주지는 못할망정 저렇게 깍아내리나 싶어 섭섭하고 원망스러워 엄마같지 않아 보이셨겠지만~ 어머님이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에는 자식이 장가 들면 본인 혼자만 남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셨을 것 입니다."

아빠 : "뭐라구요? 혼자 남는 게 두려웠다구요? 그렇다고 그럽니까?"

나 : "어머님께서 자신이 왜 그러시는지만 아셨어도 아드님 속을 그토록 아프게 하지 않으셨을텐데~ 이런 어머님들이 암암리에 계세요. 그렇게 의식적으로 모르고 하시다보니 자식들이 그것을 가지고 그때 섭섭했다고 말씀드려봐야 내가 언제 그랬냐고만 하시거든요."

아빠 : "예~ 맞아요. 제가 얘기했을 때도 그런적 없다고 해서 더 황당했거든요. 자식을 그렇게 아프게 하고 모르다니~ "

나 : "그래서 더욱 어머님이 이해가 안되고 싫으셨고..."

아빠 : "그렇지요."

나 : "어머님께서 다른 방법으로 자식과 서로 행복하고 서로 의지하면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아셨다면 그렇게 하셨을 것입니다. 자식과 눈 감을 때까지 함께 서로 의지하며 살고 싶은데 의식으로는 부모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다 보니 어머님도 혼란스러우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본인도 모르게 주위에 아들에 대한 평판이 안 좋아야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살 수 있으니까요. 아들이 오래동안 함께 곁에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아빠 : "직접 말로 하지, 왜 그렇게 바보같은 방법으로~"

나 : "직접 말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으셨을 거예요. 거기에 아들이 너무나 잘나고 훌륭하다고 여기시다보니 아드님께 말씀하시기도 불편하셨을 거예요. 말도 기능이다 보니 자주 표현을 했을 때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 술술 나오지만 안하던 말은 하기가 참으로 힘듭니다. 아마도 이점에 대해서는 똑깍인형의 아빠도 인정하실 수 있으실 것 같은데요."

아빠 : "저도 그것은 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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