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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초청 관훈토론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 반기문 초청 관훈토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초청 관훈토론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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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갈수록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유력한 대선 후보 1·2위를 다투고 있지만, 여론조사에서 점점 격차가 벌어지는 터라 '반문연대'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이다.

25일 관훈클럽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반 전 총장은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자마자 미국보다 평양에 먼저 가겠다'고 한 것을 두고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남북이 어떤 상황이냐, 북한의 국제적 위상이 어떠냐"며 "이런 부분에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의아해하더라"고 했다. 반 전 총장은 "노무현 대통령 밑에서 함께 일하며 평소에도 존경했지만, 잠재적 경쟁자로서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최대의 라이벌' 문재인 정면 겨냥한 반기문

이날 토론회는 외교·안보, 경제, 사회 분야별 현안에 관한 반 전 총장의 생각과 비전을 묻는 자리였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만큼 주요 질문마다 문 전 대표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반 전 총장도 문 전 대표를 겨냥하는 답변을 내놨다.

최근 '대선 전 개헌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여온 반 전 총장은 토론회에서 다시금 이 주장을 강조했다. 그는 개헌이 정치 교체의 기본 조건이라며 분권형 대통령제가 적합하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그러자 패널들은 4월말이나 5월초 조기 대선을 치러야할 가능성이 높은데 물리적으로 개헌을 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제1당인 민주당과 문 전 대표가 개헌에 소극적인 상황이란 점도 언급했다.

"정치적 의지가 관건이다.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대선 전이라도 될 수 있다. 저는 궁극적으로는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를 다 같은 시기에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새로운 새 뜻으로, 이제는 공정하고 정의롭게 국민대통합을 해보자. 그것을 주저할 이유가 뭐가 있는가? 민주당이 그런 건지, 문 전 대표가 그런 건지... 개인 의사라면 더욱 문제가 많다."

반 전 총장은 자신의 대통령 당선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연장'이라는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도 "저는 한 점의 때도 묻지 않은 (정치) 신인인데, 그런 프레임에 엮어놓으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캠프 관계자들 중 친이계가 많고, 탄핵 전에는 친박계와 밀접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자꾸 언론에서 만들어내는데 그렇게 구분하는 것은 21세기에 맞지 않다"며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대선 출마를 작년 12월에 결정해 미흡한 점이 있다면서도 자신은 "글로벌 정치인"이라며 자평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발언은 대부분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충분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초청 관훈토론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 반기문 초청 관훈토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초청 관훈토론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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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초청 관훈토론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 반기문 초청 관훈토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초청 관훈토론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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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초청 관훈토론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 반기문 초청 관훈토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초청 관훈토론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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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전 총장은 국회의원 3분의 2이상의 '개헌' 동의를 얻을 수 있겠냐는 질문에 "언론에 보면 국회의원 3분의 2이상이 개헌에 동의했고, 국민들도 65%이상 지지한다"고만 답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국회와 관계를 잘 설정할 수 있겠냐는 지적에는 "그건 기우를 위한 기우"라며 "공개 지지는 없지만 많은 분들이 저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구상하는 개헌의 밑그림 역시 뚜렷하지 않았다. 반 전 총장은 "외교, 안보, 통일은 경험 있는 사람이 확고하게 이끌어나가고 경제와 사회는 총리가 전권을 가지면 얼마든지 협치가 가능하다"며 분권형 대통령제를 바람직한 권력구조로 꼽았다. 또 "분권형 대통령제가 유효하려면 중임제 같은 것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검토하겠다"고 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꼬여버린 한중관계 등 복잡한 외교현안을 어떻게 풀 것이냐는 물음에는 "잘 관리해나갈 수 있다"고만 했다. '개인 친분으로 풀 수 있겠냐'는 후속질문이 이어지자 반 전 총장은 "예를 들어 한국 대통령이 G20정상회담에 갔을 때 알아주는 사람이 어느 정도겠냐"며 "저는 (해외 정상들이) 다 아는 사람이다, 얘기가 훨씬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퇴임 전 일본 아베 총리와 통화한 일화를 소개하며 한일관계 회복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질문에는 여전히 원론적 답변만, 지지율 또 20%대 무너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관훈토론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관훈토론 참석하는 반기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관훈토론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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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분야에서도 반 전 총장의 답변은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둔 것말고는 내용이 빈약했다. 그는 "청년들이 너무나도 괴로워하는 상황"이라며 ▲ 4차 산업혁명 연구 및 투자 ▲ 규제 완화 ▲ 노동시장 유연화 등을 해법으로 꼽았다. 박근혜 정부의 기조와 비슷한 이야기였다. 반 전 총장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그 방안으로 중소기업 육성을 꼽았을 뿐 상세한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재벌 개혁 역시 필요하다고 했지만 "갑자기 회사 물려받고 하는 게 문제"라는 수준으로 얘기했다.

민감한 질문에는 '자연인'을 내세우며 답변을 피해갔다. 한 패널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고 보는지를 묻자 반 전 총장은 "자연인으로서... 헌법재판관들이 계신데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그는 형사처벌의 필요성에 관한 질문에도 "이런 것도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살짝 당혹스러워했다.

한편 이날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데일리안>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알앤써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17.1%로 알앤써치 전주 조사보다 2.9% 포인트 떨어졌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한 조사에서도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16.0%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1월 셋째주에 진행한 여론조사에 이어 또 다시 지지율 20% 선이 무너진 것이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각각 47.5%, 31.2%를 얻어 또 다시 1위를 지켰다(자세한 내용은 알앤써치, 엠브레인,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태그:#반기문,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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