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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 여사가 13일 오전 거주지인 서울 동작구 사당3동의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주민들과 인사 나누는 반기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 여사가 13일 오전 거주지인 서울 동작구 사당3동의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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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기문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원수"라며 곧 전화 통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16일 오전 10시 박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직접 찾아 뵙고 인사 드려야 하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부디 잘 대처하시길 바란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반기문이 말한 이 '국가원수'라는 용어는 김기춘이 기초한 유신 헌법에서 탄생하였다. 우리 헌법 제66조 제1항을 보면,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라고 규정되어 있다.

사실 이 '원수(元首)'라는 용어는 4․19 혁명 뒤의 제2공화국 헌법에서 정치적 실권을 국무총리에게 집중시키면서 다만 형식적 위상만 지닌 대통령을 의례적인 의미로 '국가원수'로 규정한 바 있다.

그런데 5․ 16 쿠데타 이후 1963년 헌법에서 이 규정은 없어졌다가 1972년 12월 27일의 유신 헌법 때 이 '원수'라는 용어를 부활시켜 온 나라에 "국가 원수로서의 대통령"임을 선포하고자 한 것이었다.

'원수'는 원래 라틴어에서 기원되어 '수석 원로'와 '국가 제1 공민'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로마시대 이후 잘 사용되지 않다가 독일 히틀러 시대에 나치당이 당수에 대하여 '원수'라는 호칭을 사용한 뒤 다시 널리 사용되었다.

히틀러가 독일 총리로 취임한 지 몇 년 뒤 대통령이 병으로 사망하자 히틀러가 대통령을 겸임하고 군정 대권(軍政大權)을 독점하였는데, 이때부터 독일어 중 '원수(Staatsoberhaupt)'는 대통령과 총리의 통칭으로 되었다. 그리고 2차 대전 이후 독일의 원수제도는 폐지되었다.

독일의 원수제도에서 알 수 있듯이 히틀러 독재를 연상시키고, 유신 헌법 때부터 헌법에 슬그머니 포함된 역사성 그리고 '제왕적 대통령' 관련 논란이 많은 현 상황에서 '원수'라는 용어는 당연히 삭제되어야 한다. 더구나 이렇듯 권위주의적이고 반역사적이며 반민주적인 용어를 애용해서는 결코 민주와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유신헌법, 희대의 혹리(酷吏)이자 영행(佞幸) 김기춘의 작품답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2월 7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 청문회 출석하는 김기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2월 7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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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우리나라 헌법에 국민발안제의 규정도 존재하고 있었다.

즉, 유신 이전의 헌법에는 "헌법 개정의 제안은 국회의 재적의원 3분의 1이상 또는 국회의원선거권자 50만인 이상의 찬성으로써 한다"는 규정을 두어 국민들의 발안제도를 인정하여 직접민주주의를 도입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규정은 유신 헌법에서 삭제되고 말았다. 잘 아는 바처럼, 유신 헌법은 대통령 권한을 비대화하여 제왕적 대통령으로 격상시킨 반면 국민기본권을 침해하고, 국회권한을 약화시켰으며, 대통령이 대법원장 및 대법관을 임명하게 함으로써 삼권분립을 부정하였고 지방의회 구성도 유보시켰다.

참으로 유신 헌법은 삭제해야 할 것은 도입하여 규정해놓고 정작 있어야 할 것은 삭제한 악법 중의 악법이다.

'주군(主君)' 박정희의 '하명'을 받아 김기춘이 기초한 이 유신 헌법, 과연 희대의 혹리(酷吏; 혹독한 법률과 처벌로 다스린 관리)이자 영행(佞幸: 아양을 떨어 총애를 얻다)으로 평가받음직한 김기춘의 작품다웠다.

지방분권을 위한 재정분권을 헌법 규정으로 명시해야

현재 우리나라의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79대 21(8대2)이다. 그리하여 이른바 '2할 자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하여 '무늬만' 자치인 지방 자치에 불과하게 된다.

미국과 일본의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각각 56대 44, 57대 43이며, 독일의 경우는 50 대 50이다. 특히 독일은 헌법(기본법)의 몇 개 조항에 걸쳐 연방과 주의 세수입의 배분을 비롯하여 경비부담, 세금배분 등을 구체적으로 매우 상세하게 분류하여 규정하고 있다.

재정적 자율성을 강화하는 재정 분권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실질적 지방 자치가 실현될 수 없다. 진정한 지방 분권을 위하여 차제에 우리나라도 헌법에 재정 분권의 구체적인 규정을 명시해야 할 것이다.

PS. 필자는 꽤나 다작이라 2011년부터 2012년 문화체육부 우수학술도서와 우수교양도서에 총 세 권의 저서가 선정되었다. 이밖에 출판문화진흥원 청소년권장도서에 선정된 책도 있었다. 그 뒤로도 계속 (필자 생각으로는) 비교적 괜찮은 저서를 냈고 출판사와 필자가 여러 차례 관련 지원사업에 응모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2013년부터 단 한 번도 선정되지 못했다.

최근 보도들에 따르면,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2013년 혹은 2014년부터 작성되었고, 우수도서 선정 블랙리스트도 있었다고 하니 필자도 그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많다. 블랙리스트에 필자가 포함된 것이 사실로 드러나게 되면 관련자들을 고소할까 생각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소준섭 박사는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에서 국제관계학 박사를 받았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직접민주주의를 허하라>, <대한민국민주주의처방론>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유신반대 운동으로 수배, 구속된 바 있고, 서울의 봄 때 다시 수배되어 광주항쟁 전 과정을 <광주백서>로 기록하고 지하에서 출판 배포하기도 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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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우리가 몰랐던 중국 이야기>,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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