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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몇 명이나 되세요"라는 질문에 "없어요. 엄마의 역할은 제게 어울리지 않는답니다"라고 말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텐가. 일부 사람들에게 '엄마역할'이란 규범과 '어울리지 않는다'란 정서적 거리는 이 사례에서 편견을 유발하기 충분하다.

특히 저출산이 사회문제로 심심찮게 신문지면에 오르내리는 요즘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일부에서는 매도의 눈빛을 보내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말이다.

"아이를 안 낳는다구요? 자신만의 사악한 목적을 위해 엄마 되기를 거부하는 거 아닌가요?"

 <나는 아이없이 살기로 했다> 책표지
 <나는 아이없이 살기로 했다> 책표지
ⓒ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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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메건다움 등 16명의 작가가 쓴 <나는 아이 없이 살기로 했다>는 이런 발상이 틀린 생각임을 알려준다. 이들 중에는 아이를 너무 사랑하며, 엄마가 된다면 누구보다도 좋은 엄마가 되어 줄 의향이 있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도 왜 이들은 고모나 이모 역할에 만족하며 아이 없는 삶을 선택했을까?

책에 실린 리디아 데이비스의 사례를 보자. 리디아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듬뿍듬뿍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 어떤 어른들보다 누군가의 아이들과 오후 시간을 보내길 좋아한다. 하지만 그는 글쓰기가 자신의 인생을 구해주었고, 글을 쓸 수 없다면 죽을 거라는 걸 안다. 이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문제는 글쓰기가 많은 고통의 시간을 감당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라는 점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비슷하다.

무한한 인내와 무한한 애정, 무한한 아량이야말로 부모가 갖춰야 할 덕목 아닌가. 그는 글쓰기에 집중하면서 과연 이렇게 아이를 키울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답은 자신이 없다는 것. 아이를 가질 것인가 말 것인가 깊이 고민할수록, 좋은 부모가 되는 것보다 성취하기 어려운 목표는 없었다고.

어쩌면 '좋은 엄마'에 대해 남들보다 더 많이 고민해서 엄마가 될 수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 쉽게 엄마(혹은 아빠)가 된다. 저자들에 따르면 기존질서에 자신만 누락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부모가 되는 사람이 많다고. 책은 이런 발상이 위험한 생각임을 알려준다. 폴 리스키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책에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끄집어내 성숙하지 못한 부모를 만났을 때 아이가 받는 상처를 말한다.

책은 작가 진 세이퍼의 이 말을 인용하며 사람들의 인식 전환을 주장했다.

"엄마역할에 대해 '긍정적 싫어요'(Affirmative No)라고 부르는 입장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입장은 진지하게 생각한 후에 자신에게 맞지 않은 행동임을 깨닫고 이를 거부하는 태도라고 정의할 수 있다." (P.221)

결국 끝없는 자기 인식의 과정을 통해서만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선 여성들이 모성을 다른 무엇보다 최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발상이 문화적 산물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적극적인 소통도 필요하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소통하자. 단 아이가 없는 입장을 납득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대화를 나눠야 한다.(P.184)

현실에선 아이를 갖기로 선택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이상적인 부모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적다. 그만큼 부모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양육이 얼마나 혹독할 수 있는 지 보고, 그저 자신들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거나 시도해 보고 싶지 않다고 결정한 여성들의 선택을 비난하지 말자. 명심하라. 결국 '여성들이' '모성'을 '다른 무엇보다 최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발상은 문화적 산물인 것을.

덧붙이는 글 | <나는 아이 없이 살기로 했다>(메건 다움 외 지음/김수민 옮김/현암사 펴냄/2016.11/1만5천원



나는 아이 없이 살기로 했다 -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한 작가 16인의 이야기

메건 다움 외 지음, 김수민 옮김, 현암사(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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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담(多談) 대표이자 회고록 작가.아이오와콜롬바대학 겸임교수, (사)대전여민회 이사 전 여성부 위민넷 웹피디. 전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전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 여성권익상담센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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