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전반기는 여전히 양대 산맥,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지배하는 양상으로 흘러갔지만 세비야와 비야레알, 레알 소시에다드의 추격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편 양대 산맥의 최대 적이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불안한 경기력으로 6위까지 추락했다.

상위권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하위권의 순위 싸움도 볼만했다. 승점이 10점을 넘지 못 한 오사수나와 그라나다가 강력한 강등 후보로 점쳐지고 있지만 발렌시아와 레가네스, 스포르팅 등도 부진에 빠지며 앞길을 예측할 수 없는 대혼란을 맞이했다.

프리메라리가는 다소 평준화된 듯한 경기력을 보였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예년만 못한 수준의 경기력으로 많은 승점을 잃었다. 반면 상위권부터 중위권까지의 클럽들이 쌓은 승점은 꽤나 높았으며 상당히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4위 비야레알과 13위 셀타 비고의 승점 차이는 단 8점에 불과하다. 물론 아직 15~16라운드 밖에 치르지 않았고 리그의 윤곽이 드러나는 추세에 있다. 그래서 더 재밌을 것으로 보인다.

1.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역시 리그의 선두 주자

여전히 프리메라리가의 선두 주자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였다. 다만 그들의 지배력이 덜 해졌을 뿐, 영향력은 상당했다. 리그 정상을 달리고 있는 레알은 현재 15경기 11승 4무를 기록하며 승점 37점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풀로 소화하고 올 시즌 클럽 월드컵을 위해 일본까지 다녀온 그들의 체력 소모는 상당했지만 두꺼운 뎁스를 바탕으로 이번 프리메라리가의 정상을 지키고 있다.
레알은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는 득점력이 팀 공격에 주요했다. 홈에서 19골, 원정에서 21골을 터뜨리며 상당히 안정적인 공격력을 과시했다. 득점의 상황 분포도 다양했다. 홈에서의 19골 중 5골이 세트피스, 1골은 패널티킥, 13골이 오픈 플레이 장면에서 터졌다. 원정 21골 중에는 14골이 오픈 플레이 장면이었고 2골이 역습, 3골이 세트피스, 2골이 패널티킥에서 나왔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득점 분포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득점 분포 ⓒ 김동현 (배경은 라리가 공식 트위터)


바르셀로나는 현재 10승 4무 2패로 승점 34점을 기록하며 2위를 질주하고 있다. 정상을 향하고는 있지만 레알에 비해 부족한 승점으로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달리는 중이다. 2014-15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이후 세계 최강의 공격 라인을 내세웠으나 올 시즌은 중원이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홈이 아닌 원정에서 공격이 강했다. 홈에서는 오픈 플레이에서 11득점을 올렸고, 역습에서 2득점, 세트피스에서 5득점을 올린데 비해 원정에서는 오픈 플레이로만 17득점을 올렸다. 이어 역습으로 1득점, 세트피스에서 2득점, 패널티킥으로 3득점을 넣었다.

양 팀은 다른 공격 루트를 보이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좌측 사이드로 39%의 공격을 진행한 반면 바르셀로나는 36%의 공격만을 좌측에서 진행했다. 레알은 대체적으로 좌측에 치우친 플레이를 진행한 바가 있다. 이에 비해 바르셀로나는 중앙을 이용하면서도 사이드의 선수들을 공격에 집중시키는 등 다양한 루트를 이용했다. 그들은 좌측 36%을 비롯해 중앙에서 29%, 우측에서 35%의 공격을 플레이했다.

전체적으로 분산된 움직임과 플레이를 통해 상대가 막는데 어려움을 주었다. 원정 경기에서는 다소 달랐다. 홈경기에 비해 좌측에서의 플레이가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한 바가 있다. 레알 마드리드도 원정 경기에서 40%의 공격을 좌측에서 진행하며 합계 기록보다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두 팀은 레드카드를 받지 않기도 했다. 비야레알과 더불어 세 팀만이 전반기 프리메라리가에서 퇴장 없는 경기를 펼치며 페어플레이의 정석을 보여줬다. 패스 성공률에서도 나란히 86.9%의 성공률을 보이며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라나다를, 바르셀로나는 비야레알을 상대하며 리그 후반기에 나선다. 프리메라리가를 이끄는 선두 주자들이 어떤 플레이로 우승 레이스를 펼칠지 기대된다.

2. '총체적 난국'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무너져 버린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잇는 프리메라리가의 3대장이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예년의 명성은 온데 간 데 없이 초라한 성적만이 남았다. 그들은 8승 4무 4패를 기록하며 6위로 추락했고 총체적 난국을 맞이했다. 리그 초반부터 부진이 시작되었다. 데포르티보와 레가네스를 만난 그들은 공격력에 차질을 빚으며 2연무를 기록했다. 현재 데포르티보와 레가네스는 차례로 15, 16위를 기록하고 있는 강등권의 클럽이다.

이와 동시에 그리즈만과 시메오네의 이적설이 더 해졌다. 그리즈만은 다음 겨울 이적시장에서 프리미어리그의 최대어라는 등 이적설이 가득했고 시메오네는 인터밀란 행이 구체적으로 보도된 바가 있다. 이어 그리즈만이 시즌 초반부터 팀원과의 불화가 생기면서 큰 논란이 되었다. 이후 그리즈만이 팀에 사과하며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그는 현재 700분 이상 무득점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는 팀에서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보인 얀 오블락이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다. 지난 15라운드에서 좌측 어깨 부상을 당해 전치 3~4개월을 선고받았다. 16라운드에서는 모야가 선발 출장하며 진땀승을 거뒀지만 불안감이 없잖아 있다. 아마도 이번 휴식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골키퍼 훈련에 크게 땀을 쏟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개월 이상의 부상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 되었다. 한편 팀 내 최다골을 넣은 야닉 카라스코가 아킬레스건 염증 진단을 받았고,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가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제격인 표현이다.

물론 아틀레티코의 팬들은 여전히 시메오네 매직을 믿고 있다. 시메오네가 후반기를 앞두고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계약 기간을 전부 채우고 팀을 떠날 것을 약속했다. 이는 선수들 간의 조직력과 분위기를 유지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어 전술적 보강과 쓰리백 사용을 암시했다.

한편으로는 겨울 이적시장에서의 행보가 주목되는 클럽이다. 기존의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고 있던 그들이기에 더욱 믿음이 가는 상황이다. 6위지만 충분히 뒤집을 기회가 있다. 2위인 바르셀로나와의 승점 차이가 단 6점에 그친다. 리그 막판 2경기에서도 순위가 뒤 바뀔 수 있는 상황인 것. 그들의 후반기가 기대되는 이유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다.

3. 세비야, 비야레알의 우려와 다른 성공적인 행보

세 팀은 예년보다도 수준이 높아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각각 7위, 4위, 9위를 기록했던 그들이 축구 철학을 앞세워 라리가의 상위권을 구성했다. 가장 먼저 세비야는 삼파올리 감독의 지휘 아래 에메리 감독 성적 이상을 기록 중이다.

삼파올리는 항상 빌드업과 압박을 중시하며 선수들에게 지시했다. 이에 철학적인 포메이션 변화까지 시도하며 매 경기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3-4-3으로 선발 라인업을 짜더라도 경기 중에 4-1-4-1 포메이션을 이용하는 등 상대를 어렵게 만들었다. 매 훈련마다 철저히 전술적 움직임을 계산하고 준비한 덕에 유기적인 플레이가 가능했다. 이에 비해 상대 팀은 대처가 쉽지 않았다. 짧은 기간 내에 세비야전을 위한 전술적 준비가 더뎠다. 매 훈련마다 성장을 거듭하는 탓에 상대 팀은 더욱 어려움을 느꼈다.

그 결과 삼파올리의 세비야는 우려를 딛고 일어섰다. 지난 시즌 7위였던 그들이 4단계나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항상 탈락한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에서도 3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16강에 진출했다. 조별 예선 탈락 후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는 법칙과 딜레마가 마침내 깨지고 말았다. 삼파올리는 에메리 시절을 뛰어넘었음은 물론,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세비야의 행보는 우려와 달랐다

세비야의 행보는 우려와 달랐다 ⓒ 라리가 공식 트위터


여전한 짠물 수비를 선보인 노란 잠수함은 4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4위를 기록하며 아쉽게 챔피언스리그행이 좌절되었던 비야레알은 올 시즌 직행 티켓을 노린다. 사실 비야레알도 시즌을 앞두고 감독을 교체하며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선수단과 구단의 불화설도 있었고 주전들의 부상까지 겹쳤다.

그러나 나름 이적 시장을 알차게 보내며 변모에 성공했다. 게다가 에스크리바 감독이 팀을 잘 이끌면서 여기까지 올라왔다. 팀의 중심에는 산소네와 알렉산드리아 파투, 소리아노 등이 있다. 산소네와 파투는 투 톱 공백을 완벽히 메꾸면서 주전을 꿰찼고 소리아노는 알짜배기로 활약했다.

공격진보다도 빛났던 수비진은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했다. 25득점으로 상위권 클럽 중에는 최하위에 위치했으나 11실점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으로 급부상했다. 하우메 코스타와 마리오 가스파라의 양 사이드, 그리고 빅토르 루이스와 마테오 무사치오의 센터백 듀오까지 완벽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특히 센터백 듀오는 포텐셜을 터뜨리며 리그 최정상으로 평가받았다. 빅토르 루이스는 방향을 읽는 능력과 태클, 인터셉트까지 다양한 재능을 입증했다. 무사치오도 AC밀란과 토트넘의 러브콜을 받았던 센터백 다운 플레이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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