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1.10 16:18최종 업데이트 17.06.07 11:06
행복지수 세계1위의 나라. 교육운동가 니콜라이 그룬트비(Nikolai Frederik Severin Grundtvig, 1783~1872)의 나라, 덴마크(Denmark). 150년 전, 덴마크는 프러시아와의 전쟁으로 국민의 절반, 영토의 40%를 잃었다. 하지만 좌절하고 실의에 빠졌던 덴마크 국민들은 총을 들고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닌, '삶을 위한 학교'를 세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되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폭염으로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여름, 오마이뉴스가 기획한 꿈틀비행기 5호를 타고 28명의 일행이 함께 덴마크에 갔다. 7월25일부터 8월2일까지 7박9일 간 덴마크의 자유교육과 행복사회를 배우러 가는 여정이었다. 방문지들은 주로 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Copenhagen)과 그 근교지역이었다. 하루하루 수수께끼를 풀 듯 행복사회의 비결을 찾는 여행. 이처럼 흥미로운 여행이 또 있을까? 특히 방문지마다의 특색과 그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것이 나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그 연결고리들을 통해 내가 찾은 덴마크 사회의 행복비결은? 바로 '쉼의 교육', '사람중심의 소통시스템', 그리고 '행동하는 시민들' 이었다. [편집자말]

투레코로너 초등학교(Trekroner Friskole)의 교실. 방학 중에 교사가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 이정주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 행복사회의 경쟁력은 '사람'

덴마크의 인구는 겨우 560만 명에 불과하다. 영토도 한국의 1/2밖에 안 되고 특기할만한 자원도 별로 없다. 그런데 2016년 8월 기준으로 덴마크의 1인당 GDP는 무려 5만3104달러에 이른다.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주당 노동시간이 37시간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퇴근 시간은 오후 5시. 한마디로 삶에 여유가 있다.


무슨 산업이 특별히 발달했나? 우리가 알고 있는 유제품? 아니었다. 낙농업은 겨우 3%에 불과하단다. 알고 보니 대기업도 소수에 불과했다. 오히려 덴마크는 세계에서 기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이며, 중소기업의 천국으로 불리운다. 실업률은 4%. 의약, 디자인, 생명공학, IT, 친환경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 발달했다. 그렇다면 다 같이 일도 덜하고 더 많이 쉬면서 또 골고루 잘사는 그들의 경쟁력과 삶의 여유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소득에 비례하는 덴마크의 조세 제도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단지 부를 나눈다고 해서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 다른 행복사회의 요소가 있을 것이다. 나는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그 답을 찾았다.

덴마크는 그만큼 국민들 각자 각자의 능력이 훨씬 더 골고루 그리고 효율적으로 발현되는 사회였다. 실제로 내가 만난 행복 사회는 '한 아이'가 커서 성인 그리고 노년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든지 어느 시기이든지 '행복한 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사회 공동의 목표로 하는 것 같았다.

먼저 우리가 만났던 덴마크 교사들은 어떤가? 아이들처럼 행복한가? 이번에는 거꾸로 질문해 보았다. 교사들의 행복을 위해 덴마크 사회는 무엇을 돕는가?
  

학교운영비의 경우 공립학교는 물론 전액 국가지원이지만, 사립학교인 자유학교는 2/3는 국가가, 나머지 1/3은 학부모가 부담한다. 하지만 교사 급여에 있어서는 정부가 자유학교 교사도 공립학교 교사급여와 동일하게 지원한다. 또한 자유학교 교사는 누구나 교원노조에도 가입할 수 있다. 이렇게 사회 시스템 속에서 전혀 분리되거나 소외되지 않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교사들의 행복지수는 기본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교사 입장에서 가장 부러운 점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교사 본인이 각자 다르게 결정할 자유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투레코로너 초등학교에서 안내교사가 설명하기를 "한 교사는 여러 과목을 가르칠 수도 있고, 또 학년이 다른 교사들과의 협업이나 창의적 실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라고 한다.

뿐만 아니었다. "자유학교 교사는 반드시 교원자격증이 필요하지도 않다"고 한다. 그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 그리고 능력과 자질만 있다면 교원이수자격과 관계없이 교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살아 온 경험과 노력에 대해 사회가 인정하고 서로 배우는 것이다.

이처럼 행복사회 덴마크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배우는 자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자에게도, 그 누구에게든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동등한 기회를 주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들도 행복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버스 운전 기사와 함께~~건강하고 여유 있게 보이는 노년이 아름답다. 3명의 친구들과 공동 운영하는 작은 회사 사장이자 노동자이다. ⓒ 이정주


일·배움의 기회는 사회적 소통의 중요 도구... '사람 투자'가 행복사회 비결

교사뿐만이 아니었다. 여행기간 동안 우리는 다양한 덴마크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들 또한 한결같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만족해했다.

우리는 방문지 견학을 위해 한 여행버스를 대절했다. 할아버지 운전기사 3명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버스라고 한다. 하루는 출발한 지 얼마 안 돼 잠시 차가 멈췄다. 운전기사가 근처에 있는 그의 집에 깜박 놓고 온 열쇠를 가지러 간 것이다. 그를 자세히 보게 됐다. 몸도 건장하고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다. 그는 운전하는 일과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고 했다. 친구들과 일과 여가를 나누며 균형 잡힌 삶을 사는 그의 노년의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또 한 번은 풍력발전협동조합에 방문했을 때의 일이었다. 우리는 배를 타고 바다 한 가운데로 나갔다. 알고 보니 배를 운전한 항해사가 장애인이었다. 일을 다 마친 후 그는 배 밖으로 나와 동료의 도움으로 휠체어를 타고 다시 자동차로 옮겨 탔다. 생각해 보니 그 일이 그에게는 잘 맞고 훌륭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마스 리먼(Thomas Lehmann) 주한덴마크 대사와의 대화시간. 그 또한 자신이 어렸을 때 꿈꾸었던 일을 직업으로 하는 덴마크 국민 중 한 사람이었다. ⓒ 이정주


토마스 리먼(Thomas Lehmann) 주한 덴마크 대사를 만났을 때에도 같은 것을 느꼈다. 그는 우리가 상상하던 권위적인 대사의 모습이 아니었다. 우리를 위해 혼자서 호텔 로비로 찾아온 그는 마치 친구를 만나러 온 듯 즐거워 보였다. 우리는 로비에 둘러 앉아 그로부터 덴마크 역사와 산업 등 다양한 정보를 들었다. 그때 내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에게 대사라는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을 때 나온 그의 대답이었다.

"나의 직업으로서의 대사 일은 어려서부터의 꿈이었습니다. 나는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서로 연결해주고 배우는 중간 역할을 하는 것, 다리를 놓아주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 일에 매우 만족합니다."

그 또한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가진 덴마크 국민 중 한 사람이었다.    

짧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나는 점점 오늘날 덴마크가 성공한 이유가 덴마크가 국민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누구나 일할 수 있는 기회',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사회 구성원들을 행복하게 하는 '사회적 소통'의 도구로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덴마크에는 어린아이부터 청소년, 성인 그리고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그 누구나에게 언제든지, 배우고 일할 수 있는 기회, 상호교류의 기회, 자아 발견의 기회가 열려 있다. 자유교육으로는 초중등과정인 자유학교 '프리스콜레(friskole)', 고등과정인 자유중등학교 '애프터스콜레(efterskole)' 뿐만 아니라 성인과정으로 시민대학 '폴케호이콜레(folkehojskole)' 등이 있다.

뿐만 아니다. 덴마크에서는 심지어 실직을 하면 오히려 기회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고용안정정책에 의해 실직을 하면 최소 2년간 이전 수급액의 80~90%에 해당하는 실업급여가 나올 뿐만 아니라, 직업훈련학교에서 기술등급을 높인 후 더 우수한 노동력으로 성장하여 보다 더 나은 일자리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작지만 강한 나라 덴마크의 행복비결은 바로 '사람에 대한 투자'였다. 덴마크의 경쟁력은 곧 '사람'이었다.

한국 사회적 관리능력 OECD 34개 국 중 27위, 덴마크 1위 자료출처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1년 기준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간에 대한 신뢰가 사회적 소통의 시작이다

이처럼 행복사회 덴마크는 사람에 대한 투자도 많이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 제도와 소통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사회 갈등을 푸는 데에 뛰어난 것 같다.

소통이 잘 되는 사회는 갈등으로 소모하는 에너지와 시간이 당연히 줄 것이다. 또 갈등이 적으면 사회적 비용의 낭비도 물론 적을 것이다. 최근 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 7개 국가(G7) 평균 수준으로 사회갈등을 해소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 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한다.

그것은 약 3조 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말한다. 그런데 사회갈등관리지수를 살펴보니 2011년 기준으로 한국은 OECD 36개 국가 중 최하위에 속하는 27위였다. 반면에 덴마크의 사회갈등관리지수는 1위였다. 그런 의미에서 덴마크는 대단히 효율적인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자유여행 시간에 우리는 코펜하겐의 크리스티아나(Christiana)를 방문했다. 그곳은 1971년 코펜하겐의 중심지에 히피들이 불법거주를 하면서 생겨난 무정부주의자들의 공동체다. 이 자유로운 공동체를 지키려는 주민들은 40년 가까이 정부와 싸운 결과 1987년, 마침내 덴마크 정부로부터 크리스티아니아를 '사회적인 실험'으로 공식 인정받았다고 한다. 지금 그곳은 공식적으로 마약을 사고팔고 피울 수 있는 해방구이자 자유구역이다.

우리 일행은 호기심에 다소 흥분되었다. 마을 안에는 작은 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무심코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주민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쫓아와 사진찍기를 금지해서 다소 긴장이 되기도 했다. 우리가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자, 한 가게 주인이 마약을 보여주면서 냄새를 맡으라고 내민다. 누런 비누처럼 생겼는데, 대마초였다. 마을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데 누군가가 덴마크 정부가 그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생활비를 지원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생각해보니 그들은 국가가 지원한 돈으로 마약을 피우는 셈이었다.

실제로 덴마크인들 가운데에는 세금으로 이들을 지원해준다는 사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국민들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지원을 하는 이유는 아마도 이들 또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살도록 돕는 것이 오히려 갈등관계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봤기 때문인 것이다.

단편적인 사례였지만 나는 그들의 사회적 소통방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관용적이고 느긋한 정책,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려는 논쟁과 합의의 노력들이 느껴졌다. 그 결과 그들은 누구에게나 숨 쉴만한 공간과 인간다움을 존중하는 소통체계를 마련해줌으로서 사회에 대한 불만을 최소화하고, 그럼으로써 공존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열린감옥 쑤미쑤거드(Søbysøgard)에서 교도관 카트리나(Katrina)와 수감자 토미(Tommy)가 열린감옥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열린 감옥은 덴마크가 신뢰사회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 안홍기


하지만, 이러한 덴마크 사회의 갈등관계 해결을 위한 사회적 소통체계가 얼마나 발달했는가를 결정적으로 볼 수 있었던  대표적인 사례는 뭐니 뭐니 해도 열린감옥(Open prison)이었다. 쑤미쑤거드(Søbysøgård) 주립교도소는 코펜하겐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핀(FYN)섬의 오덴세(Odense) 근처에 있다. 쑤미쑤거드 주립교도소는 1933년 미성년자들을 위한 교도소로 이용됐다가, 1973년 이후 교육에 중심을 두고 열려있는 감옥이 됐단다.

먼저, 열린 감옥에는 담장이 없었다. 우리는 분명히 감옥 안 마당에서 투어를 출발하였는데 감옥 시설들을 돌아보는 동안 어느새 대문 밖에 나와 있었다. 뿐만 아니었다. 교도소 숙소 옆에는 뜻밖에도 놀이터와 그네가 놓여 있었다. 이유를 물어 보니 그곳에서는 수감자의 가족들과 아이들이 종종 놀다 간다고 한다. 듣고 보니 없어서는 안 되는 꼭 필요한 시설이었다.

숙소를 방문했을 때에는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졌다. 이건 학교 학생 기숙사 수준 그 이상이었다. 침대는 기본이고, 책상, 냉장고, 전기 다리미, 헤어 드라이기 등이 갖추어져 있었다. 정원이 내다보이는 창문 밖 풍경은 심지어 평화로운 가정 집의 앞마당처럼 보였다. 순간 세상살이 험하고 지친 사람들은 모두 이곳으로 이민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식사도 거실 옆의 공동주방에서 그들 스스로 해 먹는다고 한다. 마침, 부엌을 보는 순간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며 동시에 물었다. "그럼 칼은?" 마냥 신기하게도 여느 다른 주방처럼 칼은 제 자리에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놀라운 일은 계속 됐다. 쑤미쑤거드 주립교도소의 여성 교도관 카트리나(Katrina)는 총기를 소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평소에도 그렇다고 한다. "그 이유는 범죄자를 범죄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들이 어떻게 하면 앞으로 잘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열린 감옥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무척 보람을 느낍니다." 그녀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듯이 자신있게 말했다.

이때, 그녀와 함께 우리에게 감옥생활에 대해 소개해 준 또 한 명의 가이드가 있었다. 그는 바로 수감자 토미(Tommy)였다. 그는 마약 밀거래로 수감되어 12년형 중형을 살고 있는 중이었다. 한 일행이 그에게 "지금 행복한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마치 철학자처럼 대답했다.

"덴마크는 행복한 나라입니다. 왜냐하면 가장 최소한의 사람만이 불행하기 때문입니다. 덴마크 사람들은 서로 도와줍니다."

지금은 마을을 오고가는 운전기사로 일을 하고 있는데, 모범수로 곧 감형이 될 것 같다고 한다. 이미 그는 자유롭게 집에도 가고 마을에 가서 자신이 하고 싶은 교육을 받기도 한단다. 나는 "혹시 마을에 나갈 때 교도관도 같이 가는가?"물었다. 대답은 "No~!(아니오)" 였다.

그런데 열린 감옥도 놀라웠지만, 들을수록 감옥 바로 옆에 살고 있는 마을 주민들이 더 신기하게 느껴졌다. 토미(Tommy)는 그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처음 마을에 갔을 때는 가끔 시선을 느끼기도 했지만, 먼저 나부터 그것에 대해 크게 인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대부분 친밀하게 대해줍니다."

분명 덴마크 사람들이라고 특별히 다르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들은 이런 일들이 가능한가? 우리 마을에 교도소, 그것도 열린감옥이 들어온다고 한다면, 과연 평온할 수 있을까? 나는 토미의 이야기를 통해 역시 그 핵심은 어떻게 하면 한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주는 '사회적 소통'의 결과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그들의 사회적 소통 언어는 바로 '신뢰'였다. 그의 말처럼 물론 처음에는 수감자가 먼저 사회를 신뢰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에게 사회가 최선을 다해 그를 돕는다는 확신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덴마크 사회는 바로 그에게 이러한 약속을 지킴으로써 마침내 그 순환고리를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데에는 실질적인 소통 시스템이 있었다. 카트리나의 말처럼 수감자들을 죄인 취급 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생활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교도관이 총을 소지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먼저 시작해 감옥의 생활 환경을 집처럼 안정적으로 바꾸고,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주며, 심지어 마을로, 집으로 가는 훈련까지, 바로 이 모든 과정과 단계들이 그 시스템 속에 녹아들어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것이 지속 가능한 이유는 오히려 그렇게 함으로써 수감자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더 적게 든다는 것 즉, 그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다같이 경험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덴마크 사회는 죄수의 약 50%가 열린 감옥에서 있으며, 이 경우 재범 확률도 일반 감옥보다 낮고, 감시 인력이 적으니 운영비도 훨씬 절감이 된다고 한다.

이처럼 한 인간에 대한 신뢰로 시작해서, 실패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인생을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해 주는 사회, 교육의 기회를 주는 사회는 사람들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고 선순환적인 사회적 소통 시스템이 성숙해지면 갈등이 최소화된 효율적인 사회가 되고 나아가 바로 그들처럼 신뢰의 문화를 이루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꿈틀비행기5호 체험기입니다. 행복사회의 비결을 찾는 7박 9일간의 여행동안 자유교육을 중심으로 3가지 답을 찾았습니다. 첫 번째는 '쉼의 교육', 두 번째는 '사람중심의 소통시스템', 세 번째는 '행동하는 시민들'입니다. 이 글은 그 두 번째 '사람중심의 소통시스템'에 대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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