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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퇴근 후 주로 카페에 가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널찍하니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합니다. 수년째 드나들다 보니 카페 직원들과도 친하게 돼서 제 컵도 따로 줍니다. 항상 앉는 자리도 있고 매장 앞 매킨토시는 거의 제 전용 컴퓨터 같습니다. 거기를 가면 책도 보고 글을 쓰게 되니 집과 회사를 제외하면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입니다.

그날도 카페에 있다가 머리를 식히려 문을 나설 때였습니다. 그 문 손잡이는 큼지막한 쇠로된 영문 b자였는데, 그 쇠 문양에 왼손 검지가 끼인채 미쳐 빠지지 않았습니다. 검지 손가락이 꺾이면서 쇠에 찍혀 '악' 소리를 질렀지요.

그런데 손가락에 통증이 오는 순간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 통증에 집중했습니다. 마치 통증이 온몸 마디마디로 확 퍼지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더이상 통증을 느낄수 없었습니다. 검지를 보니 피가 맺혀있고 패인 자국만 남아 있었습니다.

책에서 보고 말로만 듣던 경험이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저 통증을 손이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손이 느끼는 것이 아니고 감각의 작용이지요. 감각이 없으면 손은 통증을 못느낍니다. 즉, 우리의 몸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경험을 할 수가 없습니다.

수술을 할 때 마취를 시키는 것은 몸이 아닙니다. 마취제가 우리의 의식을 잃게 함으로써 감각을 의식하지 못하여 수술하는 동안 통증을 못느끼게 됩니다. 마취가 풀려 의식이 되돌아오면 감각이 살아나 수술후의 통증을 느끼지요.

간단한 수술은 국소마취로 감각을 무디게 하지만 큰 수술의 경우 의식을 잃게 하여 전체 감각을 마비시키는 것을 보면 의식은 감각보다 훨씬 큰  무엇이지요.

처음부터 통증을 못느끼는 것은 질병이지만 통증을 느끼는 순간 그 통증에 집중하여 통증을 느끼려 하고, 저항하지 않으면 그 통증이 이내 사라집니다.

그후로 여러 번 비슷한 과정을 겪어봤습니다. 몸이 불편하거나 열이 나거나 혹은 끓는 기름이 튀어서 통증이 올 때 그 통증에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느껴보려고 했더니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다량의 기름이 튀거나 날카로운 것에 찍히는 경우처럼 몸 외부에서 가해진 통증은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배고픔에 저항하지 않는 것보다 통증에 저항하지 않기가 상대적으로 더 어렵습니다.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사고가 나기에 당황하게 되고, 통증이 오면 몸은 자동적으로 경직되고 통증이 클수록 몸의 저항도 크게 됩니다.

질병으로 인한 몸 내부에서의 통증이나 만성질환의 경우는 이미 우리의 의식과 몸이 오랜 통증과 그 질환에 길들여져 있어서 더 어렵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자각의 중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몸' 자체가 통증을 느끼는 것이 아니요, '감각'을 통해 그 통증을 느끼고 그 감각을  경험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고, 그 마음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할수 있는 것이 우리의 '의식'입니다. 그러한 의식의 존재가 바로 '나'입니다. 제 자신이고 또한 여러분이지요. 

이러한 '나'라는 존재의 자각을 통해 몸에서 일어나는 작은 통증에서부터 심지어 현대의학이 여전히 손을 못대고 있는 질병에 이르기까지 몸이 갖는 한계들을 극복하는 개인적 주관적 경험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는 병원에서도 포기한 암환자들이 의학적으로는 설명이 안된채 회복되는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나'라는 존재의 자각,  그것이 몸으로부터 자유케 되는 길일 것입니다. 몸으로부터의 자유가 갖는 궁극적인 의미는 '죽음'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할 것입니다. 결국 '죽음' 이란 '나'가 죽는 것이 아니고 '몸'이 죽는 것일 테니까요.

'나'는 그 자체가 생명이요, 영원한 것입니다. 불교에서도 그 '나'는 소멸되지 않는 영원성을 갖고 있기에 이번 생에 몸이 죽어도 '나'는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고 하지요.

이러한 말들이 종교나 이론이 아닌 '삶'이려면 일상에서 개인적인 경험들을 통해  확인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있는 거대한 원천인 진정한 '나'에 대한 자각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시시각각 으르렁대는 우리 내부의 호랑이들을 하나씩 몰아내고, '친절의 은장도'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의식이 발휘할수 있는 강력한 무기들을 일상에서 경험하고, 몸을 가진 인간의 유한함을 겸손히 받아들이며 그 자유함을 추구한다면 우리에게 있는 거대한 원천은 반드시 깨어날 것입니다.

데이비드 호킨스 님입니다. 2년전 어느날 충격과 형언할수 없는 기쁨을 전해주신 분입니다.  인간의 의식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분의 책들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진실의 닥터 데이비드 호킨스 님입니다. 2년전 어느날 충격과 형언할수 없는 기쁨을 전해주신 분입니다. 인간의 의식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분의 책들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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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연재를 마칩니다. 짧은시간이나마 여러분과 함께 나눈 이야기들은 의식의 분야에 독보적인 지혜와 깨달음으로 평생을 헌신하여 귀한 말씀을 남겨주신 데이비드 호킨스(David Hawkins, 1927-2012)님의 저서 'Power vs. Force', 'Healing and Recovery', 'Letting Go' 등에 나오는 개념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경험한 부분에 한하여  참조했습니다. 위의 책은 '의식혁명', '치유와 회복',  '놓아버림' 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미진한 글들에 여러가지 배려를 해주신 오마이뉴스 편집진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태그:#데이비드 호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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