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회담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관련사진보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났다.

일본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트럼프 타워를 방문해 트럼프와 약 1시간 반 동안 회동했다. 양 측은 통역만 배석하고 비공개·비공식 형식으로 회담을 진행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단독 기자회견에서 "둘이서 느긋하게 흉금 없이,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라며 "트럼프 당선인은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것을 확신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는 아직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하지 않았고, 비공식 회담이기에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삼가겠다"라며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하는 일본의 외교 안보 개념을 설명했다"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와 양국의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라며 "다음에 서로 편리한 시기에 다시 만나서 더욱 넓은 범위와 깊은 대화를 나누기로 약속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 트럼프와 직접 회담하는 것이 일본으로서는 매우 큰 의미가 있다"라며 "첫 회담이므로 (아베 총리와 트럼프의) 개인 간의 신뢰 구축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측 "아직 취임 전... 외교적 합의 없다"

NHK는 "일본 총리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당선인이 정식 취임하기도 전에 곧바로 회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일본의 안보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미·일 동맹을 견지하려는 강력한 의지"라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 외교가에서는 트럼프가 당선인 신분으로서 국무부의 보고도 받지 않고 외국 정상과 회담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외교적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트럼프 선거캠프의 본부장을 지낸 켈리엔 콘웨이는 "이번 회담은 비공식이며, 격식도 차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외교 정책을 지휘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며, 그의 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트럼프는 어떠한 외교적 합의도 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트럼프가 정식으로 취임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