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전 기사 : 세계최고의 씨앗은행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만나다)

이어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봉성면에 있는 '봉화목재문화체험장'이다. 지난 2011년에 완공된 체험장은 2층 건물 전체를 나무로 지은 체험관과 내부에 목공실, 공구실, 자재실, 목재도서관, 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 학습관, 카페 등의 시설도 있다.

봉화군
▲ 봉화목재문화체험장 봉화군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주변에 삼림욕장, 자생식물단지, 야외교육장, 어린이 놀이시설, 잔디광장, 연못, 전망대 등도 있어 아이들이 놀며 즐길 수 있는 학습장이다. 봉화군은 원래 최고의 춘양목의 산지로 이곳 목재문화체험장은 선조들의 목재문화, 우리 생활 속 목재의 쓰임새, 목재의 생산과정, 목재의 종류 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춘양목의 우수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홍보영상실과 목재도서관이 있어 좋다. 야외에 있는 삼림욕장을 산책하면 너무 신나고, 아이들과 함께라면 목재를 이용한 다양한 놀이와 생활 공예품, 놀이기구, 학급도구를 직접 만들면서 느끼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상자를 만들다
▲ 봉화목재문화체험장 상자를 만들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사실 우리의 생활 속에 목재는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우선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역할을 하고, 나이든 나무는 목재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목재연료는 대기 중의 탄소 증가를 막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목재사용은 공해배출 요인이 적고, 재생산이 가능하며, 다른 천연자원에 비해 환경파괴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내부 홀
▲ 봉화목재문화체험장 내부 홀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나는 체험장에서 나무의 자연스러운 무늬에 감동했고, 거부감 없는 접촉감에도 놀랐다. 그리고 부드러운 질감과 전체를 나무로 만든 집 실내에서 걷는 편안한 느낌도 맛보았다. 여기에 목재를 두들길 때 나는 청량감에 반했다.

아무튼 재미난 곳에서 목재로 된 함과 상자 만들기 체험을 했고, 잘 몰랐던 나무의 수종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자작나무과에 정말 많은 사촌나무들이 있음에 놀랐다. 기존에 알던 박달나무, 서어나무 이외에도 개암나무, 소사나무, 좀고채목, 오리나무, 물오리나무, 물박달나무가 자작나무과에 속했다. 이래서 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 것임을 다시 느낀다.

나무 안내
▲ 봉화목재문화체험장 나무 안내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아울러 이곳 체험장에서는 생활목공지도사양성교육도 한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한번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린이들에게는 목공예체험을 청소년들에게는 직업체험을 성인들에게는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것이다.

적송으로 만든 부처님
▲ 봉화목재문화체험장 적송으로 만든 부처님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이제 점심을 먹기 위해 '봉화송이축제'가 열리고 있는 내성천 변의 행사장 주변으로 이동하여 송이밥으로 식사를 했다. 아무래도 송이버섯이 많이 출하되는 계절이라 그런지 맛도 좋고, 반찬도 정갈하여 맛나게 먹었다. 정말 좋은 송이가 주는 향은 오래간다. 저녁때까지 입속에 송이향이 맴돈다.

송이로 점심
▲ 봉화송이축제 송이로 점심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이제부터는 송이축제 행사장으로 가본다. 벌써 20회를 맞고 있는 봉화송이축제는 행사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으며, 부대행사도 여러 가지로 진행되고 있다. 원래부터 봉화가 전통을 자랑하던 '청량문화제'를 비롯하여, 조선의 청백리이며, 춘양전의 주인공인 '계서 성이성 문화제' '봉화한약우축제' 등을 같이 자리에서 함께 열고 있었다.

주무대 공연 중
▲ 봉화송이축제 주무대 공연 중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이곳에서 봉화가 자랑하는 송이, 사과는 물론, 한우 등을 만날 수 있고,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전시 및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여기에 다양한 농특산물도 전시되어 있어 구매를 하거나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행사 중
▲ 봉화송이축제 행사 중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나는 송이축제행사 주 무대에서 열리는 공연을 잠시 보다가, 춘양전 생각이 나서 계서 성이성 문화제 행사 부스에서 과거급제와 암행어사 되어보기 행사에 참가하여 교지와 마패를 받았다. 내가 어사가 된 기분이다. 영주 후배이고 서예가인 원종석씨가 멋지게 교지를 써서 전달해주어 감사했다.   

암행어사 성이성 문화축제장에서 어사 교지를 받다
▲ 봉화송이축제 암행어사 성이성 문화축제장에서 어사 교지를 받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송이축제에서는 송이채취체험도 신청하면 가능하고, 음악, 연극 공연, 마라톤대회, 씨름왕 선발전, 에어로빅체조대회, 한시백일장, 삼계줄다리기재현행사, 보부상행렬 시연 등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다. 송이도 보고 먹고, 각종 행사도 즐기면서 봉화를 잠시 거닐었다. 

내성천 변 행사장
▲ 봉화송이축제 내성천 변 행사장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이제 다시 버스를 타고 석천계곡과 석천정사를 둘러보고 달실마을 청암정으로 가보자. '석천계곡(石泉溪谷)'은 봉화읍 유곡리와 삼계리에 있는 계곡으로 태백산에서 발원한 물이 응방산과 옥적봉을 지나 유곡리에 이르러 발달한 계곡이다.

석천계곡
▲ 봉화읍 달실마을 주변 석천계곡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나지막한 산세 때문에 골이 깊지 않고 폭이 넓으며 계곡물 또한 깊지 않아 어린이를 동반한 피서지로 적합하다. 계곡에는 충재 권벌의 후손인 청암 권동보가 선조 때 벼슬을 사양하고 고향에 돌아와 전원의 계곡 위에 조상의 뜻을 계승한 '석천정사(石泉精舍)'를 짓고 산수를 즐기면서 여생을 보낸 곳이 있다.

석천정사
▲ 봉화읍 달실마을 주변 석천정사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계곡과 잘 어울리는 정사의 모습을 보니 무척 좋다. 며칠 동안 비가 와서 계곡물이 넘치는 것이 더 좋구나! 이런 곳에 정자를 지어 말년에 공부를 하면서 시를 쓰고, 편안하게 살았을 것 같은 청암을 생각하며 잠시 주변을 거닐었다.

사실 달실마을의 주인공은 우찬성을 지낸 충정공(忠定公) 충재(冲齋) 권벌(權橃)이다. 충재는 조선 중기의 문신이다. 과거에 2등으로 합격한 방안랑(榜眼郞)으로 어린 명종이 즉위하자 원상(院相)에 임명됐다. 1547년(명종 2)에 양재역벽서사건에 연루된 죄로 구례에 유배된 후, 삭주에 이배되어 배소에서 죽었다. 선조 초에 신원되고, 봉화의 삼계서원에 배향되었다. 문집에 '충재집'이 있다.

무슨 버섯일까?
▲ 봉화읍 달실마을 주변 무슨 버섯일까?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충재는 중종임금시대에 집 앞에 '청암정(靑巖亭)'을 지어 세상과 한동안 단절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마을 앞, 동에서 서로 흐르는 작은 시내인 신탄으로부터 냇물을 끌어들여 만든 연못 중앙에는 거북이 모양의 넓은 바위가 있고, 이 바위 위에 정자를 세우고 연못가 뭍에 별당을 세웠다. 청암정 암반과 별당 앞 못가에는 다리를 놓아 건너다닌다.

청암정
▲ 봉화읍 달실마을 청암정 청암정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청암정은 드라마나 영화에도 너무 많이 소개된 봉화의 명소인데, 요즘은 관리차원에서 일반인의 출입을 불허하고 있다.

청암정 현판
▲ 봉화읍 달실마을 청암정 현판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충재박물관과 청암정을 둘러본 우리들은 충재 선생의 19대 후손인 권용철 종손에게 차 한 잔을 대접 받으며 잠시 담소를 나누었다.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 학예사 출신으로 한문학 전공자인 권씨는 2개월 전에 부친상을 당했고, 부친의 권유로 연전에 낙향하여 지금은 종택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상중인 충재 종택의 모습
▲ 봉화읍 달실마을 주변 상중인 충재 종택의 모습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현재 "청암정은 지나치게 방문객이 많아 한동안 입장금지를 시켰다가 최근에 예약된 몇몇 사람만 입장시킨다"고 했다. 2015년 연말에 "달실마을을 중심으로 하여 문화재의 내재된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교육 문화 체험 관광 프로그램으로 발굴하고 문화유산 관광자원을 육성하는 문화재청 주관 `생생문화재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한동안 청소년대상사업을 했다"고 한다.

올해도 내년 공모를 준비하고 있으며 "달실마을을 배경으로 `황금닭의 포근함 속에서`라는 주제로 문화재를 활용한 1박2일의 가족단위 전통문화체험과 지역주민에게 우리 지역 문화재 가치를 알려주는 체험교육 집중육성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콘텐츠 발굴 및 개발에 노력 중"이라고 했다. 

총재 선생 19대 종손 권용철 님
▲ 봉화읍 달실마을 주변 총재 선생 19대 종손 권용철 님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아울러 "외부에 닭실마을로 알려진 이곳은 사실 주민들의 오랜 습관과 발음상 달실마을이 맞다"면서 "앞으로는 제발 봉화읍의 달실마을로 표기해주고 불러달라"고 부탁을 했다. 아무튼 종손과 함께 청암정에 올라 차를 한잔하고 나니, 조선 선비의 숨결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1박 2일의 짧은 봉화여행이었다. 산길을 따라 트레킹도 하고, 수목원도 보고, 목재체험장도 보고, 송이축제장도 한과가 유명한 반촌인 달실마을도 둘러보았다. 너무 좋았다. 조만간 다시 봉화에 오게 되면 세계최남단 열목어서식지인 백천계곡과 청옥산자연휴양림, 조선시대 태백산 사고가 있던 각화사, 퇴계 선생이 자주 방문했다는 청량산과 청량사, 봉성면의 봉화향교, 오전약수와 바래미마을 등도 거닐어보고 싶다.


태그:#봉화군, #봉화송이축제, #달실마을, #청암정, #봉화목재문화체험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