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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호수로 변해버린 내성천. 누가 1급수의 맑은 내성천을 이렇게 만들어버렸나?
 녹색 호수로 변해버린 내성천. 누가 1급수의 맑은 내성천을 이렇게 만들어버렸나?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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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수 맑은 내성천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희고 맑던 내성천이 온통 녹색의 강으로 바뀌었습니다. 녹색강이 된 내성천,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요? 

4대강 사업의 마지막인 영주댐 공사로 일어난, 내성천의 믿지 못할 변화입니다. 1조 1천억 원을 들여 내성천에 만들어놓은 바로 그 영주댐 때문입니다. 영주댐은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시험 삼아 물을 가두어보는 시험담수 중에 있습니다. 내성천의 강물을 가두고 있는 것이지요.

장마가 끝나는 시점인 지난 7월 8일부터 내성천에 물을 가두고 있습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했던가요. 물을 가두기 시작한지 한달여가 지난 8월 5일경부터 내성천이 연두빛으로 변했습니다. 지난 15일 가본 내성천은 온통 녹색의 강이었습니다. 내성천도 4대강처럼 썩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맑은 물과 모래가 흐르는 내성천. 토일천 합수부. 지금은 영주댐으로 막혀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맑은 물과 모래가 흐르는 내성천. 토일천 합수부. 지금은 영주댐으로 막혀 볼 수 없는 풍경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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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흐르는 강 내성천.
 모래가 흐르는 강 내성천.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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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이 어떤 강인가요? 모래가 흐르는 강인 내성천이 어쩌다가 이 지경 되어버린 걸까요? 4대강 사업으로 강을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이더니, 1급수의 맑은 물이 흐르던 내성천마저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내성천을 이리 만든 이들이 누구인가요? 이명박 전 대통령입니다. 그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이 아니었다면 내성천은 지금도 맑은 물이 흐르는 강으로 남았을 겁니다.

영주댐 담수로 막혀버린 내성천이 온통 녹색의 호수로 변해버렸다.
 영주댐 담수로 막혀버린 내성천이 온통 녹색의 호수로 변해버렸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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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성천에 영주댐을 만든 이유가 정말 궁금해집니다. 정부는 왜 내성천을 막아 영주댐을 만들었을까요.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입니다. 수자원공사를 비롯한 정부당국이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영주댐을 건설하는 이유 중 90% 이상이 낙동강의 수질개선을 위해서입니다. 나머지 5%가 홍수예방이고, 그 나머지 5%가 영주지역의 용수 공급입니다.

수자원공사가 밝히고 있는 영주댐 공사의 주목적. 줄 친 부분.
 수자원공사가 밝히고 있는 영주댐 공사의 주목적. 줄 친 부분.
ⓒ 수자원공사 ppt 자료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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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4대강 사업으로 '녹조 라떼'가 된 낙동강을 영주댐에서 가둔 강물로 해결해보겠다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지금 영주댐의 강물이 바로 녹조 라떼입니다. 녹조 라떼 영주댐으로 녹조 라떼 낙동강을 막아보겠다니, 이 무슨 기막힌 주장인가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요? 영주댐 공사를 위해 들어간 돈이 1조1천억 원에 이릅니다. 여기에 영주댐 때문에 수몰되어 쫓겨난 가구수가 526가구입니다. 전국 최초로 철로가 수몰되어 철도 이설공사까지 벌인 곳이 바로 이곳 내성천변입니다.

1급수 강을 녹조 라떼의 호수로 만들어버린 4대강 사업. 4대강을 매년 녹조가 창궐하는 죽음의 강으로 만들어놓은 4대강 사업이 내성천마저 죽음의 호수로 만들어놓고 있습니다.

수질개선은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여는 것에서부터

영주댐 담수로 녹색의 호수로 변해버린 내성천. 그 아름답던 금강마을이 상단만 남고 모두 수몰되고 있다.
 영주댐 담수로 녹색의 호수로 변해버린 내성천. 그 아름답던 금강마을이 상단만 남고 모두 수몰되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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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영주댐 문제는 원점에서 재논의돼야 합니다. 낙동강의 문제는 영주댐으로 결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녹조 라떼 낙동강을 되살릴 유일한 방법은 낙동강에 만들어놓은 초대형보 8개의 수문을 열거나 댐과 같은 보를 철거해 '흐르는 강'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초대형보로 막힌 낙동강은 하루하루 썩어가고 있습니다. 강물엔 녹조가 창궐하고, 강바닥은 썩은 펄로 산소마저 고갈되어 죽음의 지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물고기 떼죽음은 이를 증명하고 있고, '물고기 씨가 말랐다'는 낙동강 어부의 탄식은 이러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낙동강 녹조라떼. 영주댐 녹조라떼로 낙동강 녹조라떼를 막을 수는 없다. 낙동강 녹조라떼를 해결하려면 낙동강 보의 수문을 하루빨리 열어야 한다.
 낙동강 녹조라떼. 영주댐 녹조라떼로 낙동강 녹조라떼를 막을 수는 없다. 낙동강 녹조라떼를 해결하려면 낙동강 보의 수문을 하루빨리 열어야 한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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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식으로 죽어가는 낙동강을 살릴 수는 없습니다. 강을 흐르게 하는 순환에 답이 있습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잘못된 계획을 인정하고 지금부터 영주댐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 길이 내성천도 살리고, 낙동강도 되살리는 일입니다.

그래서 '4대강 독립군'이 나섰습니다.(관련 기사 : "제발 이명박 씨 죗값을 치르게 해주세요") 23일, 금강과 낙동강을 시작으로 '4대강 독립군'이 길을 나섰습니다. 이들은 오는 8월 27일 내성천을 찾습니다.

4대강 독립군은 녹조에 신음하고 있는 4대강과 내성천의 현실을 낱낱이 고발할 것입니다. 23일부터 시작되는 '4대강 독립군'의 활동(탐사 보도 캠페인 '4대강 청문회 열자')에 많은 지지와 성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낙동강 지킴이로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입니다. 이번 4대강 청문회 열자 기획의 '4대강 독립군'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녹조가 창궐하고 있는 4대강의 진실이 더 궁금한 분들은 올해 출간 된 <녹조라떼 드실래요>를 참고하십시오.



태그:#영주댐, #내성천, #녹조라떼, #낙동강, #4대강 독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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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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