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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북을 꺼냈습니다. 매직으로 써내려갔습니다. “갑을오토텍, 2016년 8월 1일 오후1시, 용역 깡패 투입 멈춰라! 노조파괴 그만하라! 불법 직장 폐쇄 -동네주민-”까지 밝히고, 나니 이제 거리에 나설 일만 남았습니다.
▲ 1인 시위 피켓 스케치북을 꺼냈습니다. 매직으로 써내려갔습니다. “갑을오토텍, 2016년 8월 1일 오후1시, 용역 깡패 투입 멈춰라! 노조파괴 그만하라! 불법 직장 폐쇄 -동네주민-”까지 밝히고, 나니 이제 거리에 나설 일만 남았습니다.
ⓒ 권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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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북을 꺼냈습니다. 매직으로 써내려갔습니다. "갑을오토텍, 2016년 8월 1일 오후 1시, 용역 깡패 투입 멈춰라! 노조파괴 그만하라! 불법 직장 폐쇄 -동네주민-"까지 밝히고, 나니 이제 거리에 나설 일만 남았습니다.

갑을오토텍 서울 본사는 우리 집 근처입니다. 지난해 갑을오토텍 회사가 특전사, 경찰 출신 신입사원들로 '제2노조'를 만든 뒤 기존 노동조합원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소식을 이사 오기 전에 들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갑을 분식, 갑을 슈퍼가 어딘지 낯익다 했습니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활동이 헌법에도 보장되었지만, 이번에도 갑을은 법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직장을 폐쇄했다 합니다. 노동조합을 없애기 위해 경비 용역을 모집해 공장 정문 앞에 배치까지 했구요.   

휴가철 충남 아산에 있는 갑을오토텍에 모여달라고 노동조합원과 그들의 가족들의 호소가 페이스북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문 안에 앉은 조합원은 비장했고, 가족들과 연대 온 이들은 애가 탔습니다. 경비 용역의 투입을 용인하는 경찰은 대체 무엇일까요.  

수채화 연습을 하던 스케치북을 찍어 빨간색과 검정색으로 써내려간 피켓을 들었습니다. 동네주민의 1인 시위를 지나가는 시민과 갑을 빌딩 직원이 쳐다봤습니다. 1인 시위를 한 지 30분 만에, 용산경찰서 정보관과 직원 4명이 왔습니다.

동네주민입니다! 경찰은 용역들이 불법으로 공장에 들어오려는 걸 용인하고 있습니다. 아십니까? 같은 갑을 직원이 지금 직장 폐쇄로 고통을 겪는데 겨우 경찰에 신고했습니까? 갑을 빌딩 근처에 사는 동네 주민으로 부끄럽습니다.
▲ 1인 시위 중 동네주민입니다! 경찰은 용역들이 불법으로 공장에 들어오려는 걸 용인하고 있습니다. 아십니까? 같은 갑을 직원이 지금 직장 폐쇄로 고통을 겪는데 겨우 경찰에 신고했습니까? 갑을 빌딩 근처에 사는 동네 주민으로 부끄럽습니다.
ⓒ 권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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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을오토텍과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노조 가족입니까?
"동네주민입니다! 경찰은 용역들이 불법으로 공장에 들어오려는 걸 용인하고 있습니다. 아십니까? 같은 갑을 직원이 지금 직장 폐쇄로 고통을 겪는데 겨우 경찰에 신고했습니까? 갑을 빌딩 근처에 사는 동네 주민으로 부끄럽습니다."

- 매일 하실 겁니까?
"모르겠습니다."

실제 생각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밤새 다시 페이스북으로 갑을오토텍의 삼엄한 소식을 듣고나니, 이튿날도 갑을 빌딩 앞에 서야겠다 싶었습니다. 오늘은 어느 한 시민이 시원한 음료를 전해주었고, 갑을 빌딩에서는 직원 몇이 흘끔거리며 쳐다보았습니다. 노조를 파괴하고, 폭력을 조장하는 회사, 근처 사는 동네 주민으로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오늘도 저는 오후1시, 서울역 근처 갑을 본사 앞에 서 있을 겁니다.


태그:#갑을오토텍, #노조파괴, #1인시위, #깡패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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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육아 중에도 인권을 생활화하는 인권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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