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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시간을 꽁꽁 얼린 얼음으로 한 개의 무게가 무려 135kg이나 된다.
 48시간을 꽁꽁 얼린 얼음으로 한 개의 무게가 무려 135kg이나 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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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합니다. 저빙실(얼음 저장고)은 춥습니다."

폭염이 쏟아지는 지난 25일 오후, 여수 국동에 있는 여수수협 제빙냉동공장이다. 이곳에서 만난 여수수협 소일환(49) 과장에게 "피서가 따로 없겠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제빙공장은 시원하다"라고 답했다. 이어 얼음을 저장하는 저빙실은 "한여름에도 춥다"고 한다.

연일 푹푹 찌는 날씨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앞으로 더 더워질 거란다. 국민안전처의 폭염주의보(24일)와 폭염경보(25일)를 알리는 사이렌소리도 휴대전화를 통해 연이틀 울렸다.

한여름에도 춥다 추워... 영하 15℃ 저빙고

여수수협 소일환 과장이 얼음을 만드는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여수수협 소일환 과장이 얼음을 만드는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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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빙고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얼음을 보는 순간 모두가 얼음이 된다.
 저빙고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얼음을 보는 순간 모두가 얼음이 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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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직원이 8개의 빙관에 담긴 얼음을 호이스트를 이용해 운반하고 있다. 48시간 꽁꽁 얼린 얼음으로 한 개의 무게는 무려 135kg. 이곳 제빙공장에서는 하루 39톤 272각이 생산된다.

때마침 항구에는 운반선(구봉호)이 도착했다. 제빙냉동공장에서 바다로 연결된 빙로를 통해 얼음을 운반한다. 이렇게 옮겨진 얼음은 쇄빙기에서 분쇄된 뒤 배에 실린다. 이 얼음은 바다에서 잡은 수산물의 선도 유지를 위해 쓰인다. 활어차는 분쇄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가져간다.

제빙냉동공장에서 바다로 연결된 빙로를 통해 얼음을 운반한다.
 제빙냉동공장에서 바다로 연결된 빙로를 통해 얼음을 운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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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음은 쇄빙기에서 분쇄한 후 배에 싣는다.
 얼음은 쇄빙기에서 분쇄한 후 배에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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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은 입수, 냉동, 탈빙의 3가지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얼음은 입수, 냉동, 탈빙의 3가지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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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만드는 과정을 살펴봤다. 얼음은 입수, 냉동, 탈빙의 3가지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수돗물을 채운 8개의 빙관을 호이스트를 이용해 2차 냉매인 브라인 통으로 옮긴다. 이때 얼음에 공기를 주입해 불순물을 걸러주며 48시간 동안 얼린다. 잘 얼린 얼음은 탈빙조로 옮겨져 온수에서 탈빙한다.

한여름에도 춥다는 저빙고에 가봤다. 저빙고의 온도는 영하 15℃. 문을 열자 하얀 냉기가 쏟아져 내린다. 한기가 느껴진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얼음을 보는 순간 모두가 얼음이 된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무더위가 싹 가신다.

삼복더위에도 겨울옷 입고 일해... 영하 23℃ 냉장실

여수수협 냉동기사 김광섭씨와 소일환 과장이다.
 여수수협 냉동기사 김광섭씨와 소일환 과장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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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빙공장에서 15년째 근무 중인 김광섭(59)씨를 만나봤다. 시원한 곳이라 여름철 피서가 따로 없겠다고 기자가 농담을 건네자 그는 가족들 때문에 가야 한다며 웃는다.

"여기가 시원하니 제일 좋습니다."

예전 수작업일 때는 일이 많이 힘들었는데 2007년 기계화로 인해 일이 수월해졌다고 한다. 그는 삼복더위에도 제빙공장 안에서는 땀 흘릴 일이 별로 없다며 냉장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겨울옷을 입고 일한다고 전했다.

냉장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겨울옷을 입고 일한다.
 냉장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겨울옷을 입고 일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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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실의 온도는 영하 23℃다. 그곳에 직접 들어가 보니 그 말이 실감이 난다. 답답해 보일 정도로 겨울옷을 두껍게 껴입은 한 직원(이성일, 34)이 지게차를 이용해 부지런히 생선상자를 옮기고 있다. 잠시 그를 만나 별난 세상 혹한의 냉장실에서 일하는 소감을 물어봤다.

"온도차 때문에 힘이 들지만 시원하고 좋죠. 오래 있으면 손발이 시려요~."

여수수협 제빙냉동공장이다.
 여수수협 제빙냉동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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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수수협 제빙냉동공장, #얼음, #폭염, #맛돌이, #저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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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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