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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꽃이 피었습니다
 박꽃이 피었습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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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시골집 뜨락에서 밤새 달빛 아래 피어난 하얀 박꽃이 아침 이슬을 맞으며 활짝 웃고 있습니다. 박꽃은 눈부신 아침 햇살이 서서히 비치면 수줍은 아낙이 강렬한 햇살의 키스에 눈을 지그시 감듯이 몸을 움츠립니다.

오래 전 이맘때 즈음엔 하얀 박꽃이 초가집 위에서 별처럼 웃고 있었습니다. 박꽃이 지고 난 자리엔 박이 달리고 연한 박을 갈라서 들기름에 달달 볶은 박나물은 입맛을 돋웠습니다. 가을이 되면 초가집 위에서 익어가는 둥근 박을 톱으로 타서 속을 파내고 가마솥에 안쳐 푹 삶아 박 바가지를 만들었습니다.

        꽃이 진자리에는 박이 달립니다
 꽃이 진자리에는 박이 달립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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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예산군 고덕면에 있는 '추사밥상' 맛집 취재 갔다가 얻어온 박 씨앗을 올봄 시골집 텃밭 여기저기에 심어 키우고 있습니다. 시골살이 즐거움 중 하나가 매년 봄마다 새로운 나무를 심고 씨앗을 뿌려 봄부터 가을까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농사는 힘들게 허리 굽혀 일하고 비료나 살충제, 제초제, 씨앗 그리고 기계를 구매해야 가능한 일인 줄 압니다.

그러나 자연계를 가만히 관찰하면 땅만 있어도 많은 돈 들이지 않고도 그리고 햇볕에 까맣게 그을리지 않고도 자연에서 먹거리를 얻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돈벌이용 수단으로 하는 대농은 농자재값이 들어가고 일꾼이 필요하겠지만, 식구들이 먹을 정도의 먹거리는 가능합니다.

   소무릎을 닮았다고 하여 '우슬초'라고 합니다
 소무릎을 닮았다고 하여 '우슬초'라고 합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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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8년 차에 시골집 주위에는 수십 종 나무와 꽃, 산야초들이 자랍니다. 8년 전 이곳에 왔을 때 그 흔한 우슬초 뿌리를 캐려고 동네 산을 돌아다닌 기억이 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시골집에서 기르던 강아지가 동네 수풀 속을 헤치며 놀다 해 질 녘 집에 돌아왔는데 강아지 털에 우리가 흔히 부르는 '도둑놈 씨앗' 이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주인은 "거 봐 뭐하러 수풀 속을 돌아다니다가 이런 도둑놈 씨앗'을 붙이고 오냐?"라고 나무라며 강아지 몸에 붙은 씨앗을 정성 들여 하나씩 떼낸 것이 우슬초 씨앗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이후 그 씨앗들이 시골집 마당에 떨어져서 지금은 해마다 뽑아버릴 정도록 많이 올라옵니다. 아, 우슬초는 관절에 무척 좋다는군요.

    블루베리가 익어갑니다
 블루베리가 익어갑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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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시장에서 블루베리 묘목을 하나 사다 마당 가에 심었습니다. 첫해는 조금 열렸는데 이상하게 그 다음 해에는 나무가 잘 자라지도 않고 열매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블루베리 특성이 '피터모스'라는 흙에 심어야 뿌리 활착력이 좋아 잘 자란다는 걸 알았습니다.

식물도 재배특성이 달라서 농업기관에서 열심히 배운 사람들이 농사를 잘 짓고 살아감을 봅니다. 충남 15개군·시에 있는 농업기술센터와 충남 농업기술원에 의뢰하면 무료로 농업대학교를 이수할 수 있고 농업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과 도움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귀촌 후 농사 외에 틈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묘목을 하나둘 사다 심는 일도 농촌에서 살아가는 낙입니다. 몇 년 전부터 블루베리 묘목과 피터모스 흙 그리고 큰 화분을 하나씩 사다 늘리는 바람에 블루베리 묘목이 제법 늘어나 올해는 열매가 많이 열렸습니다.

농촌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자연의 섭리를 깨닫고 농사법을 터득하며 살아가는 것도 시골살이의 큰 행복이랍니다.

     시골집 마당에서 자라는 블루베리
 시골집 마당에서 자라는 블루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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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마당에 나설 때 블루베리 몇 알을 따서 즉석에서 입안에서 톡톡 깨트려 먹는 맛이란 마치 싱싱한 생선을 즉석에서 회로 먹는 식감과 비슷함을 느낍니다. 계절마다 나오는 여러 과일과 채소들을 신선한 채로 맛볼 수 있는 환경이 시골살이의 맛입니다.

이른 봄부터 올라오는 냉이와 민들레 시금치 그리고 여러 가지 채소와 과일로 지상의 낙원은 자연 그대로 먹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평화로움입니다.

     감나무 아래에서 자라는 비비추꽃
 감나무 아래에서 자라는 비비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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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도시에 살 때 귀촌을 간절히 염원하며 하나둘 사다가 베란다에서 키우던 작은 화분의 비비추가 지금은 단감나무에서 해마다 꽃을 비우며 제 몸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자연의 신비는 해마다 그 자리에서 자라서 꽃과 과일을 맺고 가을이면 사라졌다가 봄에 다시 생명을 키워갑니다. 사람만이 100년도 못살고 지구를 떠나면 영원히 그 얼굴을 다시 볼 수 없습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깨닫게 됩니다.

     고덕마을에서 구한 채송화 씨앗을 심어 꽃이 핍니다
 고덕마을에서 구한 채송화 씨앗을 심어 꽃이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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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찰나의 삶을 살다가 곧 한 줌의 흙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미생물들과 하나가 되어 다시 자연속 꽃을 피우는 거름이 됩니다. 그러므로 자연과 인간은 하나이며 결국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되어 자연 속으로 돌아갑니다.

자연계 생명 중에서 인간이 가장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서로 측은히 여기고 살아 있을 때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인간처럼 삶 대부분을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소비하고 고생하다가 가는 생명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살나무 그늘아래에서 쉬고 있는 반려견
 화살나무 그늘아래에서 쉬고 있는 반려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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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새끼를 8마리를 낳은 방실이는 화살나무 아래에서 피곤한 듯 눈을 감고 쉬고 있습니다. 이곳으로 이사올 때 데리고 온 반려견 시추 사니가 동네 수캐랑 만나 낳은 믹스견 금순이의 딸입니다. 방실이는 얼마나 영리한지 낮에 주인을 만나러 오는 손님들에겐 달려가서 반기고 주인이 없을 때는 집을 잘 지키는 영리한 개입니다.

처음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 화살나무를 쓸모없는 나무로 생각하고 톱으로 몇번을 베어 버리려고 했는데 톱질로 베기가 어려워 그냥 키우게 된 나무입니다. 쓸모없는 나무로 여겼던 화살나무가 이른 봄에는 연초록 홑잎사귀 나물을 사람에게 내어주고 연두색 앙증맞은 꽃들을 무수히 피어냅니다.

가을에는 꽃이 진 자리에 빨간 열매들이 달립니다. 작은 새들이 겨우내 날아와 열매를 따 먹고 대신 노래를 불러 줍니다. 여름에는 강아지가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시골집 암닭들의 나들이
 시골집 암닭들의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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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나무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길래 나무 아래를 들여다보았습니다. 마침 닭장을 뛰쳐나온 암탉 두 마리가 나무 그늘 아래에서 여유롭게 놀고 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 셔터 소리에 깜짝 놀란 닭들이 뒤를 돌아보면서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깁니다.

동물도 사람이 호의적으로 대하면 따르고 반기지만, 위협을 느끼면 경계하고 달아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다정하게 대하면 내 편이 되지만 미워하고 경계하면 적이 됩니다.

닭들은 주인이 모이 한 바가지 들고 닭장에 가서 부르는 소리를 듣고 달려와 안전한 닭장 속으로 들어 갔습니다. 닭들이 낮에 바깥에 나와서 채소와 풀씨, 지렁이, 달팽이들을 잡아먹고 놀다가 밤이 되면 살쾡이나 족제비의 공격을 받기 때문에 안전한 닭장 속에 가두어야 합니다.

자연은 사람이 돌보고 거두는 대로 은혜를 베풀어 주지만 유독 인간만은 예외인 것 같습니다. 인간은 백 번 잘해주다가 한 번 실수하면 돌아서는 경우도 있습니다.

       씨앗을 맺고 있는 참비름
 씨앗을 맺고 있는 참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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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텃밭에는 지금 참비름나물이 한창 씨알을 맺고 있습니다. 8년 전 귀촌하던 해 시골집 텃밭에 그 흔한 쑥이나 민들레, 우슬초 뿌리 하나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이유를 살펴보니 전 주인이 그동안 고추 농사 짓는다고 제초제를 열심히 뿌려 풀을 없앴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이곳을 구매한 후에 이 대지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앞으로 이곳에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흙살리기를 하겠다고 대지에 입 맞추며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8년간 제초제 대신 유기농사를 하고 있습니다.

참비름나물은 몸속의 어혈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며 각종 아토피나 몸속의 열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비타민과 무기질, 칼슘이 풍부해서 건강에 좋은 나물입니다. 여름철 건강 음식으로 다양한 식품을 개발하면 이로울 것 같고 여름철 입맛 없을 때 참비름나물을 참기름과 간장에 쓱쓱 비벼 먹으면 입맛을 돋웁니다.

   텃밭에서 해마다 자생하는 결명자
 텃밭에서 해마다 자생하는 결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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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초제를 살포 안하는 대신 아침저녁으로 시원할 때 운동 삼아 잡초를 뽑아내고 대신 산야초들을 살렸습니다. 해마다 시골집 둘레에는 각종 산야초가 자라고 참비름 씨앗이 떨어져 다음 해에 저절로 자랍니다.

그리고 결명자, 향이 짙은 돌깻잎도 가을에 씨앗을 맺어 다음 해에 자연적으로 싹이 돋아나 피어납니다. 자연계를 자세히 관찰하면 별로 힘 안들이고 키울 수 있는 무농약 무제초제 식물들이 더러 있습니다.

      향이 짙은 돌깻잎사귀
 향이 짙은 돌깻잎사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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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 뒷면 보라빛깔이 도는 돌깻잎사귀는 해마다 씨앗이 떨어져 자연적으로 자라며 씨앗이 아주 작아서 들기름용보다는 깻잎사귀로만 사용합니다. 깻잎향이 짙어서 육류나 생선 요리에 사용합니다.

올해는 시골집 텃밭에서 자연적으로 자생하는 참비름나물과 돌깻잎사귀를 틈나는 대로 뜯어서 판매도 하였습니다. 저절로 씨앗이 떨어져 저절로 자라는 채소들이라 힘 안들이고 원가 절감에도 도움이 되는 채소들입니다. 자연계는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 재미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시골집에서 수확한 블루베리
 시골집에서 수확한 블루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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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시안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눈에 좋은 블루베리는 사다가 먹으면 꽤 비싸지만, 몇 그루만 심으면  풍족하게 먹을 수가 있습니다. 농촌은 텃밭만 있으면 생활비의 절반은 절약할수가 있습니다. 지금의 농촌 현실은 기업 지방 분산화로 곳곳에 농공단지가 들어서 있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인근 공장이나 농장에서 생활비를 벌 수가 있습니다.

   텃밭에서 수확한 토마토, 고추, 가지고추
 텃밭에서 수확한 토마토, 고추, 가지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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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7월에는 토마토와 고추 그리고 신품종 가지 고추가 한창 익어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살구와 복숭아, 참외, 오이, 단감, 사과가 자랍니다. 농지 300평 이상을 경작할 수 있는 사람은 농업경영체에 등록하여 농업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국의 각 시군에 있는 농업기관에서 농업교육을 받고 전문 농업인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 농촌현실은 농업기관에서 배운 특작물 재배로 농가소득을 올리는 농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곳에는 시행 착오가 있으므로 급하게 선택하는 것보다 농촌에 정착하여 살아 가면서 서서히 전문 농업인으로 나아가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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