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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의회 전경
 안양시의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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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론과 의원들 속마음은 달랐다. 다선의원·연장자순으로 지방의회 의장단을 구성하던 관행이 30일 오후 안양시의회에서 무너졌다. 이 관행을 거부하고 나 홀로 출마한 의장·부의장 후보가 의원 총회에서 당론으로 결정한 후보를 물리치고 모두 당선하는 이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대영 의원(새누리, 재선)은 지난 21일 안양시의회 새누리 의원총회에서 의장 후보로 결정한 3선 심재민 의원을 물리치고 안양시의회 제7대 후반기 의장에 당선했다. 홍춘희 의원(더민주, 재선) 역시 더민주 의원총회에서 부의장 후보로 결정한 송현주 의원을 누르고 부의장에 당선했다.

선거는 치열했다. 2차 투표까지 과반수 득표를 한 후보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인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치른 끝에 당선자가 결정됐다. 김대영 의원은 결선 투표에서 11:11 동수가 나왔지만 상대 후보인 심재민 의원보다 나이가 한 살 많아 당선했고, 홍춘희 의원은 결선투표에서 11:10(기권 1명)이라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당선했다.

투표 시간도 길었다. 오전 10시에 의장·부의장 선거를 할 계획이었지만, 의장단 선출과 관련한 양당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제 투표는 정오가 다 돼서야 시작돼 오후 2시가 넘어서 끝이 났다.

투표 전 양당이 교섭한 이유는, 교섭해서 밀어줄 후보를 결정한 뒤 투표를 하는 게 기존 관행이기 때문이다. 이날, 양당은 밀어줄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채 각자 소신껏 투표하기로 하고 투표장에 들어갔다.

김대영 의원은 "의원들과 대화를 통해 일하는 열린 의정을 펼치고, 시정 견제와 감시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당선 소감을 발표했다. 홍춘희 의원은 "의회가 생긴 이래 가장 긴장된 투표 현장이었다. 의원들 표심 헤아려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당선 소감을 내놓았다.

"다선·나이 상관없이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도전 가능"

7대 후반기 의장 당선한김대영 안양시의원(새누리)
 7대 후반기 의장 당선한김대영 안양시의원(새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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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의회 7대 후반기 부의장에 당선한 홍춘희 안양시의원(더민주)
 안양시의회 7대 후반기 부의장에 당선한 홍춘희 안양시의원(더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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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의회는 의원 전원 투표로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는 선거 규칙을 가지고 있다. 출마하려면 미리 후보 등록을 해야 하고 투표를 하기 전 의원들 앞에서 정견이나 공약도 발표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와 별 상관없이 다선의원, 연장자순으로 의장·부의장이 선출됐다. 당내에서 먼저 다선의원·연장자순으로 후보자를 선출해 선거에 내보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견해나 공약 등을 통해 후보자를 검증하는 기본적인 절차도 무시됐다.

홍춘희 안양시의원(더민주)이 이런 관행에 반기를 들었다. 홍 의원은 지난 23일 "경선 과정 없이 연장자순으로 후보를 정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며 연령 차별이기도 하다"라고 비판하며 "부의장 후보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당론으로 후보가 된 송현주 의원은 "연령순으로 부의장 후보를 정하기로 한 것은 2년 전에 의원들이 표결(7:3)로 결정한 일이고, 지난 21일 의원 총회에서도 대다수 의원이 이 결정을 고수하기로 했다"며 "그런데도 이 결정을 따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비민주적"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의장단 선출이 끝난 뒤 부의장에 당선 한 홍춘희 의원은 기자와 한 통화에서 "기존 관행에 대한 거부 심리가 투표로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누리 소속 한 의원도 "나이나 다선 순으로 뽑던 관행이 오늘로 무너졌다. 앞으론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의장·부의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투표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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