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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당진시대> '당진시 86억 손실에도 찬성 논란' 제목의 기사
 논란이 된 <당진시대> '당진시 86억 손실에도 찬성 논란' 제목의 기사
ⓒ 당진시대 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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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 시의회 의원이 공식 석상에서 지역 언론의 시정 비판 보도에 원색적인 막말로 응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의원이 언론 보도에 대한 사실 여부를 당진시 관계자에게 간단히 묻고 '오보'라고 결론 내린 일도 눈총을 사고 있다.

당진에서 발행되는 풀뿌리 주간 신문인 <당진시대>는 20일자 '당진시 86억 손실에도 찬성 논란' 제목의 기사에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으로 당진시에서만 연 86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데도 당진시가 개편안에 '찬성' 견해를 밝혔다'고 비판했다.

이 보도는 이날 오후 4시 당진시의회 시정 관련 질의응답 과정에서 쟁점이 됐다. 현장을 지켜본 다수에 따르면, 당진시의회 모 의원이 "당진시가 '지방재정 개편안'이 시행되더라도 당진시는 '해당 없다'고 보고했는데 <당진시대> 보도와 당진시 보고 중 어떤 것이 맞냐"고 물었다.

이에 당진시 기획예산담당관이 "이건 기자가 잘못 판단한 것"이라며 "바로 잡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또 다른 의원이 "보도를 그런 식으로 하냐. 미친 X들, 벼락 맞을 일이네"라고 큰소리로 말을 받았다.

비판 보도에 막말로 대응한 것이다. 이날 현장에는 취재 기자를 비롯해 시청 해당 실과장과 팀장, 시의회 의원들 대다수가 이 같은 해당 의원의 말을 들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시·군 조정 교부금의 배분 방식을 변경하고, 법인 지방소득세를 공동세(50%)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방재정 개편안'을 발표했다.

재정자립도가 조금 높은 자치단체의 예산을 자립도가 낮은 시·군에 나누는 방식이다. 재정형편이 상대적으로 좋은 자치단체의 예산을 떼어내 재정형편이 어려운 곳에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지방행정 전문가들은 "중앙정부가 자치단체를 이간질하고 떠넘기는 분할통치 방식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지방재정의 근본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먼 돌려막기식 정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수입 감소가 예측되는 전국의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방재정의 근본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먼 돌려막기식 정책에 불과하다"며 반대 뜻을 보인다. 특히 이재명 성남 시장은 '자치와 분권 침해'라며 단식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충남도는 개편안이 시행되면 당진시를 비롯 천안시, 아산시, 서산시 등 4개 지방자치단체가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당진시의 경우 조정 교부금 배분방식 변경과 법인 지방소득세 공동세 전환 시 최소 100억 원 가까운 재정감소가 예상된다.

법인 지방소득세를 도세로 전환할 경우 충남 시군별 세수 변경 예상안.
 법인 지방소득세를 도세로 전환할 경우 충남 시군별 세수 변경 예상안.
ⓒ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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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충남 15개 시군 중 아산시를 뺀 나머지 14개 시군이 지방재정 개편안에 '찬성' 견해를 밝혔다.

<당진시대>는 이날 보도에서 "세수가 증대되는 일부 지자체와 새누리당 소속 지자체장들도 지방자치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며 "당진시의 입장은 지나친 '중앙정부 눈치 보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막말을 한 의원으로 지목되는 해당 의원은 "혼잣말로 뜻 없이 중얼거린 것"이라며 "언론사 기자나 기사에 등장한 시민단체 관계자를 지칭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재정 개편안이 시행되면 <당진시대> 보도와 같은 재정감소 폭이 예상된다는 기자의 설명에 "집행부에서 배경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희봉 당진참여연대 회장은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예산을 무기로 맘대로 휘두르겠다는 게 지방재정 개편안의 핵심"이라며 "시의회와 시의원들이 이를 바로잡기보다는 오히려 비판의 목소리를 낸 저와 해당 언론 기자에게 막말을 퍼부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을 위한 막말이 아닌 정부와 집행부를 위한 막말이라는 점에서 묵과할 수 없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태그:#당진시 , #당진시의회, #막말, #지방재정 개편안, #당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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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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