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카타르 법원의 성폭행 피해 여성 처벌 논란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카타르 법원의 성폭행 피해 여성 처벌 논란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관련사진보기


카타르 법원이 성폭행을 당한 외국인 여성을 처벌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 법원은 성폭행을 당한 네덜란드 여성(22세)에게 간음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이 여성은 집행유예와 약 1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추방당했다.

지난 3월 도하의 한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시던 여성은 누군가 건네준 음료를 마셨다가 의식을 잃었다. 얼마 후 낯선 방에서 깨어난 여성은 자신이 성폭행 당했다는 것을 알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간음과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셨다는 혐의로 여성을 체포했다. 네덜란드 정부의 강력한 석방 요구를 거부한 경찰은 여성을 재판에 넘겼고, 법원은 미혼 상태로 성관계를 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한 것이다.

가해 남성은 간음 혐의로 태형 100대,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신 혐의로 태형 40대를 합쳐 총 140대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 남성은 여성과 성관계에 합의했다고 주장하며 성폭행 혐의는 부인했다.

카타르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들은 간음과 음주를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카타르 형법에 따르면 여성이 결혼 전 남성과 합의해 성관계를 했더라도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여성은 법원으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고 석방됐으며, 현재 카타르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대사관 측은 이 여성이 최대한 빨리 카타르에서 출국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3년 카타르의 이웃나라 아랍에미리트에서도 노르웨이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고 신고했으나 간음, 음주, 위증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받았다가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자 사면받은 바 있다.

외신들은 오는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게 될 카타르가 현재의 법을 적용한다면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태그:#카타르, #이슬람, #간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