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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K씨는 회피형 아버지와 불안형 어머니 사이의 불화 속에서 살았다. K씨는 대학 졸업 후 10년째 혼자 살고 있지만 외로움이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지 않는다. 학창시절에 사귄 몇몇 친구들이 있긴 하지만 자주 보지 않고, 직장동료들과도 개인적인 관계를 맺지 않는다.

얼마 전 사귀던 애인에게 이별을 당했는데도 K씨는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 직장에서도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묵묵히 처리할 뿐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K씨가 최근 무기력증과 각종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K씨가 고통을 호소하지 않기에 주위 사람들은 이를 모른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의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K씨와 같은 인간형을 '회피형 애착 성향'(아래 회피형 인간)이라고 명명한다. 저자는 회피형 인간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기 때문에 자신의 삶만이 아닌 사회 유지의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한다.

총 7장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회피형 인간의 탄생 배경 및 사랑과 직장 생활을 통해 그들의 특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 융이나 미야자키 하야오 등 회피형 인간임에도 이를 극복해나간 유명인들을 함께 소개한다.

다음은 책 내용에 근거하여 저자와의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동양북스/오카다 다카시 저, 김해용 역/ 2015. 04. 10/12,000원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동양북스/오카다 다카시 저, 김해용 역/ 2015. 04. 10/12,000원
ⓒ 동양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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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주요 개념인 '애착 성향'이란 무엇인가요?
"이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시작되어, 여러 대인관계를 경험하는 동안 확립되는 것입니다. 그 중 '회피형 애착 성향'은 애착 시스템의 작동이 억눌린 채 저하된 상태를 말하죠."

- '애착 성향'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가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이에 대한 어머니의 공감과 반응입니다. 애착 성향은 어머니와의 유대감을 통해 2세 정도까지 형성됩니다. 또한 부모의 양육 태도도 중요합니다. 아이에 대한 방치나 과보호는 아이의 감정과 의사를 지속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므로 이 과정에서 아이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관계를 회피하게 됩니다.

특히 난폭하거나 불화하는 부모를 둔 아이는 애정의 지속성을 믿지 못해 누군가의 손길을 원하면서도 그 누군가를 믿을 수가 없어서 고통을 겪습니다. 그밖에도 현대사회의 개인주의 및 매체 의존적 특성, 집단 괴롭힘이나 왕따와 같은 트라우마도 회피형 인간의 형성 원인이 됩니다."

- 회피형 인간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그들의 핵심적 특징은 무기력, 무관심, 자포자기로 친밀한 신뢰 관계와 그에 따른 책임을 피하고자 합니다. 그들은 타인과의 관계만이 아닌 자신의 인생에도 무관심하고, 근본적으로 삶의 의지가 없어 눈앞의 쾌락과 흥미에 집중합니다."

- 회피형 인간도 사랑을 할 수 있나요?
"그들은 자신의 감정도 잘 파악하지 못하기에 상대의 감정까지 고려하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인간에 대한 불신감이 강하기 때문에 호감이 있더라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사랑에 빠지더라도 연인에게 거리감을 두고, 특히 책임이나 부담이 따를 경우 성관계를 즐기지 못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 그렇다면 회피형 인간에 좋은 배우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그들에게는 서로의 흥미와 관심을 공유할 수 있는 상대가 이상적입니다. 그래야 배우자에게 공감과 존경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산 후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자녀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고, 양육을 숙제처럼 처리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 회피형 인간이 직장 생활은 잘 할 수 있을까요?
"그들은 정서적 개입 없이 혼자 하는 일을 할 때는 전문성을 발휘하지만 협력과 배려가 필요한 일에는 의욕을 잃고 고립되기 쉽습니다. 특히 강박성을 가진 회피형 인간은 과도한 업무가 주어져도 힘들다는 내색 없이 일처리를 하다 한계 상황이 오면 사라져 버립니다. 한편 그들은 책임과 부담을 거부하기에 출세와 성공에도 집착하지 않습니다. 자유로운 백수의 운명을 타고 났죠." 

- 회피형 인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나요?
"그들의 극복 과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어린 시절부터 굳어진 회피형 애착 성향을 유지한 채 안정도를 높이는 것이고. 둘째는 현실적인 문제를 회피하는 습관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일단 문제에 직면하기 위해서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가 효과적입니다. 이는 지금 여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깨달음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내담자는 자신의 증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물론 이 과정은 무척 고통스럽기 때문에 극심한 우울감이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과 마주하는 공포보다 인생의 가능성을 잃어버리는 공포가 더 크지 않습니까? 다음으로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전 기지'의 존재입니다. 이것은 그들에게 어느 때든 괜찮다고 말해주며 안정감을 회복시켜 주는 존재로 이를 통해 그들의 애착관계는 재정립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면 그들은 상대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밖에도 폭로 요법, 리프레이밍, 자신의 일에 집중하기, 충격적인 체험하기 등의 방법도 있습니다."

- 주변에 회피형 인간이 있다면 어떻게 다루는게 좋나요?
"일단 그들과 가까워지고 싶다면 그들의 흥미를 주제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그들은 흥미를 통해 바깥 세계와 소통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들이 침묵하더라도 무시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괴로울 때는 마음을 닫고 침묵함으로써 관계를 피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공감과 긍정을 해주면 됩니다."

자신만의 벽을 쌓고 그 안에서 혼자 사는 게 편하고 안전할 수는 있다. 하지만 한 곳에 뿌리 내리지 못한 채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사는 것은 공허하다. 이제 누군가 손을 내민다면 그것에 순순히 매달려 보자. 의외로 불안이 환상이었음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 글을 읽은 후 "어떻게 타인이 나를 구원한다는 말인가. 인간 자체가 불안한 존재인 것을"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당신은 회피형 인간이다.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그래도 자신이 회피형 인간임을 부정하고 싶다면 이 책 뒤에 있는 '애착 성향 진단 테스트'를 해보길 바란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 인간관계가 귀찮은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동양북스(동양문고)(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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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로 세상이 바뀌지 않아, 하지만 그냥 있을 순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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