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2집 'A NEW TRILOGY' 쇼케이스 현장의 러블리즈.

12일, 미니 2집 <어 뉴 트릴로지(A NEW TRILOGY)>의 쇼케이스 현장에서 러블리즈 멤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걸그룹 러블리즈가 미니 2집 <어 뉴 트릴로지(A New Trilogy)>로 돌아왔다. 앨범의 타이틀은 '데스티니(나의 지구)'이다.

러블리즈의 이번 무대를 보면 한 가지 특이점이 있다. 바로 군부대 공연 못지않은 절도 있고 우렁찬 응원이다. 공연하는 러블리즈도 팬 사인회 등을 통해 팬들의 응원에서 힘을 얻는다고 밝히며 고마움을 표시한 바 있다.

우렁찬 함성의 원인은 바로 러블리즈 팬 중 20·30대 남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아재리너스'(아재+러블리너스)로 불리는 이들은 러블리즈의 이번 '데스티니' 무대의 응원 모습을 통해 '군바리너스'(군바리+러블리너스)라는 새로운 별칭도 얻게 되었다. 애초 약간의 비하적 뉘앙스가 있었던 용어이지만, 현재는 커뮤니티에서 위트 있는 용례로 널리 쓰이고 있다.

확실한 서포트 있지만, 대중적 저변 확대는 숙제

20·30이 주축인 러블리즈의 남성 팬은 10대 팬의 전유물과도 같았던 음악방송의 사전녹화에 줄을 서며 참석하고, 지방 공연이나 대학 공연 등 그녀들의 행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는 열성을 보인다.

'데스티니'는 기존 러블리즈의 상큼한 청순미와는 달리 '성숙'이라는 테마가 어울리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거기에 윤상 원피스 팀의 감성을 자극하는 뉴 잭 스윙 그루브의 신스팝도 일조를 했다. 그리고 마치 애니메이션 주제곡 같은 느낌의 '데스티니'는 <세일러문>이나 <건담> 시리즈 등 각종 애니메이션 오프닝 콜라보가 나오면서, 애니메이션에 열광했던 팬의 추억 역시 자극하기도 한다.

또한, 전간디 특유의 비유법이 잘 드러나는 가사는 천문학적으로도 해석되어 가사를 음미하는 맛을 배가하고 있다. 거기에 윤상 곡의 특징인 들을수록 끌리는 신스팝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매번 들을수록 새로운 다양한 세션의 화음은 이어폰으로 들어야 그 참맛을 알 수 있다.

두 명의 메인보컬, 두 명의 리드보컬, 네 명의 서브 보컬로 구성되어 라이브에 강한 러블리즈만의 목소리도 매력적이다. 러블리즈 팬들은 성숙미를 더 강조하는 의상, 복잡한 동선과 우아한 안무의 구성 등은 현장에서 직접 보아야 그 참맛을 안다고 추켜세운다.

러블리즈의 음악은 잘 짜인 프로듀서 팀과 잘 트레이닝된 가수의 합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30대 남성들에게 러블리즈의 음악은 하나의 '작품'마저 된다.

처음부터 젊은 남성팬이 러블리즈의 팬층의 주축은 아니었다. 데뷔 초만 하더라도 여성 팬이 더 많은 팬덤이었다. 불미스러운 사건 탓도 일부 있지만, 그룹의 콘셉트나 이미지가 남성 팬에게 더 적극적으로 호감을 사면서 남성 팬이 늘어났다. '러블리즈' 하면 떠오르는 '아츄'의 히트 시점에서는 확실한 남초 팬덤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이번 앨범까지 가속화되어 결국 '아재리너스'가 등장하는 시점까지 이르렀다.

팬층이 어느 한쪽으로 국한된다는 것은 장단점이 분명히 있다. 장점은 열성 팬덤의 확실한 서포트가 있다는 점. 단점은 편중된 팬덤이 자칫 아이돌이 대중적으로 발 뻗어가는 데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러블리즈가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오래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성별이나 나이를 넘어서 다양한 팬의 유입이 필요하다. 앞으로 러블리즈가 어떤 음악과 안무, 의상 등 스타일의 변화로 더 많은 팬을 끌어들일지 그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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