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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일하는 유치원 일곱살 아이들은 줄넘기에 빠져 있습니다. 아침 유치원에 도착해 가방을 사물함에 던져 두고는 줄넘기 줄을 고릅니다. "오늘은 어떤 색깔로 해볼까~"라면서 말입니다. 그러곤 유치원에서 줄넘기를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곳! 데크로 나와 줄넘기를 합니다.

선생님이 보이면 스스럼없이 자기가 몇 개 하는지 세어 달라고도 합니다. 꼼짝없이 붙잡혀 줄넘기 넘는 횟수를 새다 보면 너도 나도 세어 달라 합니다. 자랑하는 것이지요. 얼마나 자기가 잘하는지 알아달라는 것이지요. 그럼 그 마음을 알아주고, 칭찬해 줍니다.

아이들이 줄넘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참 행복해 보입니다. 100개가 넘는 아이에서부터 한두 개를 조심스럽게 넘는 아이까지 모두 행복해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줄넘기

줄넘기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냥 아이들은 보아 왔습니다. 일곱 살 형들이 되면 줄넘기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을 보아 왔고, 여섯 살 때는 할 수 없었습니다. 줄넘기는 일곱 살 형들에게만 제공되었으니까요.

줄넘기하는 7살 아이들 친구와 마주보고 줄넘기를 합니다.
▲ 줄넘기하는 7살 아이들 친구와 마주보고 줄넘기를 합니다.
ⓒ 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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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이 되어 일곱 살 반으로 올라 왔을 때 바로 줄넘기를 할 수는 없었지만 형아들 처럼 줄넘기를 잡고, 데크로 나가 줄넘기를 넘어 보았습니다. 그것이 아이들이 그렇게 기다리던 일곱 살만의 줄넘기에 대한 처음 맛본 성취감, 행복이었겠지요.

줄넘기도 못하면 즐겁지 않습니다. 아니 못해도 즐거울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억지로 가르치면 즐겁지 않습니다. 하기 싫어집니다. 그런데 줄넘기는 교실에 장난감처럼 있고, 아이의 마음에는 예전 형아들이 하던 것처럼 줄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닌 자기가 하고 싶은 마음이 아이들이 줄넘기 넘기에 도전하게 만들었습니다.

하루, 이틀하다 보니 요령이 생기고 어느 순간, 줄넘기를 넘을 줄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하니 나도 하고 싶어 열심히 연습을 하고, 나도 할 줄 알게 된 것이지요.

못해도 괜찮아~노력하면 할 수 있어!

아이들이 하는 말입니다. 친구에게 말입니다. 자기도 잘하지 못했는데 연습하다 보니 줄넘기를 넘게 되었으니 친구에게 저렇게 이야기해줍니다. "못해도 괜찮아~계속해봐 나도 하나도 못했는데 할 수 있어"합니다. 그말이 얼마나 감동스러운지요. 아이들 입에서 나오는 천사의 말 같습니다.

아이들은 압니다. 잘하고 못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님을요. 못해도 괜찮다는 것을요. 내가 즐겁고 행복하면 된다는 것을 아이들은 압니다. 그래서 저렇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줄넘기하는 7살 아이 줄넘기를 제법 잘합니다.
ⓒ 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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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스스로 배워가는 아이들, 스스로 도전하고 실천하는 아이들, 배우면서 배운지도 모르고 배운 아이들, 교육은 그래야 합니다. 억지 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합니다. 때론 힘들어도 나를 이겨내보고 성취감을 맛보기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배움을 만들어 가는 아이들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글을 쓰는 오늘은 하늘에서 비가 내립니다. 아이들이 데크로 나가 줄넘기를 못해 아쉬워 합니다. 오늘 못하니 내일 하는 줄넘기는 더욱 행복하겠지요? 내일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참으로 사랑스럽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기사는 http://hueunmi.tistory.com/ 2016년 5월4일 기재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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