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됐습니다. 새누리당 122명, 더불어민주당 123명, 국민의당 38명, 정의당 6명, 무소속 11명. 앞으로 4년 동안 총 300명의 의원이 국회를 책임집니다.

이 300명에 들지 않았지만 주목해야 할 사람과 정당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시민기자 8명에게 놓치기 아까운 인물과 정당을 물어봤습니다. 비록 20대 국회에선 볼 수 없지만 이들의 행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소개합니다.

'10시간 18분 필리버스터' 은수미

이학영 의원 껴안은 은수미 의원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마친 이학영 의원을 껴안으며 격려하고 있다.
▲ 이학영 의원 껴안은 은수미 의원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마친 이학영 의원을 껴안으며 격려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하성태 시민기자] 은수미(더불어민주당, 성남 중원, 득표율 38.9%로 2위)

"(제20대) 국회에 들어가는 분들께 부탁한다. 노동악법, 재벌살리기법 만큼은 막아 달라. 우리의 소중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덜 고통 받도록."

낙선이 확정된 직후,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렇게 호소했다. 4만4546표. 성남시 중원구에서 그가 획득한 표다. 1위인 여당 후보와 약 4% 차이. 2만여 표를 가져간 3위 후보와 야권 단일화에 실패한 은수미 후보의 국회 재입성은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10시간 18분 필리버스터'로 각인된 은수미의 기나긴 정치 여정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국회 밖에서도 여전히 노동자와 함께하는 '참정치인'으로서 할 일이 많이 남아 있기에.   

초선이지만 다선 같던 그, 김광진

필리버스터 첫 주자 김광진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시작했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중단하기로한 가운데 김광진 의원이 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테러방지법-필리버스터-시민의자유에 관한 만민공동회에서 시민들이 참여 해 줄 것을 언론을 통해 호소하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무제한토론을 끝내고 만민공동회에 참석할 때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 필리버스터 첫 주자 김광진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시작했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중단하기로한 가운데 김광진 의원이 지난 3월 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테러방지법-필리버스터-시민의자유에 관한 만민공동회에서 시민들이 참여 해 줄 것을 언론을 통해 호소하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무제한토론을 끝내고 만민공동회에 참석할 때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안호덕 시민기자] 김광진(더불어민주당, 전남 순천, 당내 경선 탈락)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9대 국회 때 비례 초선 의원이었다. 하지만 다선 의원도 해내지 못한 많은 일을 했다. 국회의원 연금폐지법, 의무복무 군인을 모두 순직 인정하는 군인사법 등은 그가 대표 발의해 통과시킨 법안이다. 전직 장성들로 채워지는 국방위에서 병사들의 식수와 전투복 등 복지 문제를 줄기차게 매달린 것도 그였다.

그는 같은 당 노관규 후보에게 밀려 공천에서 탈락했다. 순천시 유권자는 제20대 총선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를 선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입'이라 불리는 이정현 당선자의 상대가 김광진 의원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그는 젊다. 곧 낡음을 대체할 수 있는 큰 나무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소외된 청소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던 용혜인

 노동당 용혜인 청년비례대표후보.
 노동당 용혜인 청년비례대표후보.
ⓒ 용혜인

관련사진보기


[강민진 시민기자] 용혜인(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1번, 정당득표율 0.38%)

지난 4월 8일, 청소년운동총선대응네트워크는 '청소년의 선거운동 금지에 대한 불복종행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청소년의 (피)선거권을 비롯해 정당가입의 권리, 선거운동을 할 권리까지 부정하고 있는 현행법에 불복종하면서 8인의 청소년이 공개적으로 특정 정당 및 후보를 지지/반대하는 발언을 진행하였다. 기자회견 전, 용혜인 후보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기자회견 때 지지 발언을 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선거법을 어기는 불복종 행동이라 후보에게 불이익이 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지만, 그럼에도 용혜인 후보는 반인권적인 선거법에 대해 정당의 후보로서 함께 불복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기꺼이 청소년과 함께 행동했다.

이후 용혜인 후보는 SNS를 통해 본인이 선거법을 위반하고 있음을 밝히며, 자신의 선거운동에 청소년들이 함께하고 있고 이들의 참정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록 노동당 비례대표 1번 용혜인 후보가 원내진입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용혜인 후보는 앞으로도 청소년을 비롯하여 이 땅의 민주주의에서 배제된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믿는다.

당비 납부율과 여성당원 비율 높은 정당, 녹색당

 4월 2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 한옥마을에서 녹색당 당원들이 '동물 판매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4월 2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 한옥마을에서 녹색당 당원들이 '동물 판매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권순민 시민기자] 녹색당(정당득표율 0.76%)

18만2301표, 0.76%의 지지율. 이번 총선에서 녹색당이 받아든 비례대표 성적표다. 국회의원을 배출하기 위한 3%의 지지율에도,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한 2%의 지지율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득표율로 녹색당에 대한 기대나 주목을 거두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 될 것이다.

녹색당이 군소 진보정당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은 아니다. 내가 녹색당을 주목하고, 기대를 거는 이유는 전체 정당 중 가장 높은 당비 납부율과 여성당원 비율 때문이다.

'정치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대의민주제가 소선거구제와 적은 비례대표 의석 등으로 인해 왜곡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치 왜곡 문제는 비단 제도적인 영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우리의 정치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 있다. '정치는 남의 일'이라는 인식, 나의 참정권이 투표권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인식이 근본적으로 우리의 정치를 왜곡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상·환경 정치, 여성 정치로 맞서고 있는 녹색당에 애정 어린 기대를 보낸다.

새누리 텃밭에 심은 녹색 씨앗, 변홍철

 변홍철 녹색당 국회의원 후보(대구 달서갑)가 초미세먼지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산소마스크를 쓴 채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변홍철 녹색당 국회의원 후보(대구 달서갑)가 초미세먼지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산소마스크를 쓴 채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변홍철

관련사진보기


[계대욱 시민기자] 변홍철(녹색당, 대구 달서구갑, 득표율 30.1%로 2위)

보수의 심장부라 일컫는 대구는 새누리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곳이다. 이런 야권 불모지에서 당선되지 못했지만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후보가 있다. 녹색당의 변홍철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달서갑 투표자 30.11%(2만1624명)가 그를 택했다. 곽대훈 새누리당 후보와 일대일 구도였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적지 않은 표심이다.

지역의 대다수 후보가 과장된 지역 개발 공약을 들고 표를 구할 때, 그는 '녹색'의 가치에 대해서 얘기했다. 청년의 아픔과 40만 원 기본소득에 대해 말하고, 불안정한 비정규직 노동 문제와 일자리에 대해 말했다. 초미세 먼지 없는 달서구와 4대강 재자연화, 탈핵 등 환경공약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갔다.

예전 어느 칼럼에서 그는 '고통을 같이하는 감수성'이 '시인의 마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변 후보는 그런 마음으로 오랫동안 지역에서 대안적 삶을 고민해왔다. 지난 11년간 <녹색평론>에서 일하기도 했던 그는 '청소년인문학모임 강냉이'와 '후마네르도서관'에서 청소년과 함께 문학과 역사를 공부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주민들과 함께 하는 중이다. 앞으로 그가 녹색당이라는 대안 정치를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어떻게 싹 틔우고 뿌리내릴지 지켜봐야겠다.

청년층 대변하며 제대로 짱돌 던질 사람, 조성주

진지한 정의당 조성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날인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 사무실에서 조성주 비례대표 후보가 진지한 모습으로 출구조사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 진지한 정의당 조성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날인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 사무실에서 조성주 비례대표 후보가 진지한 모습으로 출구조사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 이정민

관련사진보기


[이희동 시민기자] 조성주(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6번, 정당득표율 7.23%)

지난 총선에서 5석을 얻었던 정의당은 이번 제20대 총선에서 6석을 얻는 데에 그쳤다. 당의 간판인 심상정, 노회찬 두 의원은 3선 의원이 되었지만 국민의당이 약진함에 따라 기대한 만큼 정당득표율을 얻지 못한 탓이다. 덕분에 아까운 비례후보가 줄줄이 낙선되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이는 바로 정의당 비례대표 6번 조성주 후보이다. 

그는 과거 '청년유니온'을 결성해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에 대해 오랫동안 천착해 왔던 인물이다. 이 시대의 청년을 정치적으로 호명해왔다. 사회가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청년들에게 값싼 위로를 건넬 때 그는 그 위험성을 지적했다. 청년들의 처지를 바꾸기 위해 정치적 각성과 도전이 필요함을 몸소 보여줬다. 

이번에도 말로만 투표를 독려하며 청년들을 대상화하고, 청년과 관련된 정책이나 후보를 내는데 있어서도 구색 맞추기에 급급했던 보수정당들. 조성주 후보라면 그들에게 제대로 된 청년들의 짱돌을 던질 수 있지 않았을까?

늘 지는 싸움 하는 '거리의 변호사' 권영국

 지난 2월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구 남일당 건물터에서 에서 권영국 변호사 총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구 남일당 건물터에서 에서 권영국 변호사 총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신혜연 시민기자] 권영국(무소속, 경북 경주시, 득표율 15.9%로 3위)

'거리의 변호사'로 알려진 권영국 변호사는 이번 총선에서 경상북도 경주시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정당 지원도 없이 15.9%라는 지지율을 끌어모았지만, 지역구 내 3위에 머물러 국회 진출에 실패했다. 경주시 국회의원 당선자는 2009년 용산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새누리당의 김석기 전 경찰청장이다.

처음부터 이길만한 싸움은 아니었다. 대학 졸업 직후 경주 풍산금속에 발을 디딘 그는 노동 운동을 하다가 두 차례의 해고와 두 차례의 옥살이를 겪었다. 이후 사법 시험에 합격해 2002년 초대 민주노총 법률원장을 맡으며 한국 사회 곳곳의 투쟁 현장을 지켰다. 한국의 전통적인 엘리트 정치인들과는 전혀 다른 경력이다.

용산 철거민들의 대변인이자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대변인인 그는 이번 선거에서 2만여 명의 경주 시민들에게 대변인으로 선택받았다. 그는 늘 지는 싸움을 하지만, 한국 사회에는 여전히 그를 대변인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가 지는 싸움을 하면서도, 늘 다시 일어서는 이유다. 그가 다시 지는 싸움을 시작한다고 해도, 그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번외편] 소수자 혐오·차별하는 기독자유당

 기독자유당이 11일 오후 2시께 광화문 광장에서 동성애 반대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박원순 서울 시장 각성"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사퇴"등의 구호를 외쳤다.
 기독자유당이 11일 오후 2시께 광화문 광장에서 동성애 반대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박원순 서울 시장 각성"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사퇴"등의 구호를 외쳤다.
ⓒ 조혜지

관련사진보기


[이찬우 시민기자] 기독자유당(정당득표율 2.63%)

출구조사결과가 발표되고, 기독자유당이 비례대표 당선권에 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이 아연실색해 했다. 0명에서 2명. 그들이 내건 공약은 동성애와 이슬람 저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와 간통죄 부활이었다.

하지만 신도들의 신실한 통성기도가 하늘에 닿지 않았던 탓일까. 기독자유당은 당선권인 득표율 3%에 못 미치는 2.63%를 얻어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아쉬운 결과다. 응? 아닌 게 아니라 정말이다. 아쉽다. 20분간 책상을 두드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의 공약만 봐도 좋다. '동성애를 저지하겠다'고 했다. 동성애를 옹호하는 교과서 덕분에 한국이 에이즈 청정국에서 위험국으로 전락했단다. 그런데 HIV 바이러스 감염 원인을 동성애로 꼽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뿐만 아니다. 이들은 '이슬람을 저지하겠다'고 했다. 할랄단지가 조성되면 테러 위험국이 된단다. 한국 여성에 대한 성폭행이 급증하고 안전 보장이 불가능해진단다. 이게 "우리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이슬람 교리란다.

아쉽다. 이런 분들이 국회의원이 됐으면 상식도 인권 의식도 없는 한국 정치를 세상에 널리 알릴 수 있었을 텐데.


댓글4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