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4.11 18:51최종 업데이트 16.04.14 10:40
정치자금은 '국민의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공명정대하게 운용되어야 한다'(정치자금법 제2조). '정치활동 경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19대 국회의원들은 '의혹없이' '공명정대하게' 정치자금을 사용했을까?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약 3년치(2012년-2014년) 3만5000여 장, 36만여 건의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받았다. 그리고 이를 데이터처리한 뒤 59개 항목으로 나누어 '1045억 원'에 이르는 19대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집중분석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 이러한 분석내용이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말]
[자료분석] 이종호 기자
[개발-디자인] 황장연, 고정미, 박종현, 박준규
[취재-글] 구영식 김도균 유성애 기자(탐사보도팀)

▶바로가기- '19대 정치자금 봉인해제' 특별면

'품앗이 후원.'


이것은 국회의원들이 동료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기부하는 것을 가리킨다. 과거 품앗이가 일대일 노동의 교환이었다면 현재 여의도 정치의 품앗이는 정치자금(후원금)의 교환이다. 품앗이 후원은 소속 정당 의원들끼리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후원금의 규모는 당내 권력서열이나 친소관계, 정치적 성향 등에 영향을 받는다.



김동철 2200만 원-김용익 100여명 후원

19대 국회기간인 2012년 6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품앗이 후원금('후원-의원')을 가장 많이 낸 의원은 김동철(광주 광산구갑, 현 국민의당)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총 24명(31건)의 동료 의원들에게 2200만 원을 후원했다. 동료 의원 1인당 약 92만 원을 후원한 것이다. 특별히 김민기(경기 용인을), 민홍철(경남 김해갑), 이언주(경기 광명시을).이찬열(경기 수원시갑).전순옥(비례대표).정호준(서울 중구, 현 국민의당).최원식(인천 계양구을, 현 국민의당) 의원에게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50만 원씩을 후원했다. 

김동철 의원은 지난해 12월 20일 "새정치연합에는 희망이 없고, 정권교체를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안철수 신당이다"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그는 안철수(서울 노원구병, 현 국민의당).문병호(인천 부평구갑, 현 국민의당).유성엽(전북 정읍, 현 국민의당).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군, 현 국민의당) 의원에 이은 '탈당 5호'로 기록됐다.

김 의원이 후원금을 줬던 김승남(전남 고흥.보성군).유성엽.이윤석(전남 무안.신안군).전정희(전북 익산을).정호준.최원식.홍의락(비례대표) 의원도 더불어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을 탈당했다. 이윤석(기독자유당).홍의락(무소속)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다만 김승남 의원은 최근 국민의당에서도 탈당한 뒤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검토하고 있다.

김용익(비례대표).신계륜(서울 성북구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각각 1940만 원과 1900만 원을 '품앗이 후원금'으로 지출했다. 특히 친노(친노무현)인 김용익 의원은 100여 명에게 10만 원에서 310만 원까지 후원했다. 김 의원은 김용태(서울 양천구을).류지영(비례대표).문정림(비례대표).민현주(비례대표).신경림(비례대표).신의진(비례대표) 새누리당 의원과 김미희(서울 성남시 중원구) 통합진보당 의원에게도 후원금을 내는 등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여기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에 활동했던 의원들(류지영.문정림.신경림.신의진.김미희)이 많았다.

다만 김용익 의원은 친노 성향 의원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후원금을 기부했다. 윤호중(경기 구리시) 의원 310만 원, 이용섭(광주 광산구을) 의원 110만 원, 문재인(부산 사상구).한명숙(비례대표) 의원 각 100만 원을 후원한 것이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양승조(충남 천안시갑) 의원도 김 의원으로부터 110만 원을 받았다 '86세대의 맏형'으로 통하는 신계륜(서울 성북구을) 의원도 친노인 김현(비례대표).한명숙 의원에게 각각 300만 원과 400만 원의 후원금을 냈다(한명숙 의원은 한도초과로 200만 원 반환). 정치적 성향이 후원금 액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내에서 '중립파'로 분류되는 김성곤(전남 여수시갑) 의원은 길정우(서울 양천구갑).원유철(경기 평택시갑).홍지만(대구 달서구갑) 새누리당 의원까지 포함해 총 36명의 의원들에게 총 1720만 원을 후원했다. 그에게 고액의 후원금(300만 원 이상)을 받은 인사는 한명숙(300만 원+300만 원).정세균(400만 원, 서울 종로구) 의원이었다.

최규성(1300만 원, 전북 김제.완주).박병석(1300만 원, 대전 서구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정의화(1080만 원, 부산 중구.동구) 새누리당 의원도 '1000만 원 이상 후원 명단'(총 7명)에 이름을 올렸다. '김근태계'인 최규성 의원은 또다른 김근태계인 유승희(서울 성북구갑).이인영(서울 구로구갑).인재근(서울 도봉구갑) 의원에게 각각 300만 원씩을, 정세균계인 박병석 의원은 친노 핵심인 한명숙 의원에게 300만 원을 후원했다.

후원금을 소액으로 쪼개 다수에게 주는 의원들도 있었다. 이미경.한정애(비례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각각 10만-30만 원씩과 10만-50만 원씩 쪼개 총 25명과 총 16명에게 후원금을 전달했다. 1940만 원과 1720만 원의 품앗이 후원금을 낸 김용익(100여 명).김성곤(36명) 의원도 이러한 '소액 다수 후원' 전략을 택한 경우에 속한다.   



국회 정보위원장, 친노 의원에게 100만 원 후원

'품앗이 후원금'을 정당별로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이 2억135만 원을 후원해 4970만 원에 불과한 새누리당을 크게 앞질렀다(진보정의당 30만 원). 이는 약 4.1배나 많은 액수다. 후원건수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은 397건을 기록해 54건의 새누리당보다 약 7.4배나 많았다. 품앗이 후원에서만큼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을 압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연도별로 보면 새누리당은 2014년(2330만 원)에 가장 많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2013년(1억950만 원)과 2014년(5210만 원)에 가장 많은 액수의 품앗이 후원이 이루어졌다. 새누리당은 지방선거를 앞둔 2014년 1월-3월(1/4분기)에,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내선거가 진행되던 2013년 4월-6월(2/4분기)과 연말에 품앗이 후원이 많았다.

품앗이 후원 액수 상위 20명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은 정의화(1080만 원).김무성(600만 원. 부산 영도구).신경림(500만 원).김태원(500만 원, 경기 고양시 덕양구을).이학재(500만 원, 인천 서구.강화군갑).서상기(430만 원, 대구 북구을) 의원 등 6명에 그쳤다. 최근 "새누리당에 복당 안한다"라며 신당 창당을 시사했던 정의화 의원은 원유철.서상기.조원진(대구 달서구병).김기현(울산 남구을, 현 울산시장).강길부(울산 울주군).홍문표(충남 홍성.예산군).정병국(경기 여주.양평.가평군).이철우(경북 김천시).이명수(충남 아산시).박민식(부산 북.강서구갑) 등 10명의 의원들에게 각각  100만 원씩을 후원했다.

김무성 의원은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서용교(부산 남구을) 의원과 친노인 윤후덕(경기 파주시갑) 새정치민주연합에게만 각각 500만 원과 100만 원을 후원했다. 이학재 의원은 서상기 의원에게 500만 원을, 주호영(대구 수성구을) 의원은 새터민출신의 조명철(비례대표) 의원에게 300만 원을, 신경림 의원은 다문화 비례대표인 이자스민(비례대표) 의원과 조명철 의원에게 각각 200만 원씩을 냈다. 권성동(강원 강릉시) 의원은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용남(경기 수원병).나경원(서울 동작구을).정미경(경기 수원시을) 후보에게 각각 100만 원씩을 후원했고, 세 후보는 모두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서상기 의원이 지난 2013년 10월 김현 의원에게 100만 원을 후원했다는 점이다. 당시 국가정보원의 남북정상회담 서해북방한계선(NLL) 회의록 공개를 두고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서 의원은 국회 정보위원장이었고, 김 의원은 국회 정보위원이었다. 비슷한 시기(2013년 11월) 서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이었던 안민석(경기 오산시) 의원에게도 100만 원을 후원했다. 



품앗이 후원금 많이 받은 1.2.3위, 한명숙-김현-윤호중

'품앗이 후원금'을 가장 많이 받은 의원은 한명숙 의원(구속중)이었다. 한 의원은 김경협(경기 부천시 원미구갑).김성곤.김용익.박혜자.신계륜.전정희.홍의락 의원 등 7명으로부터 1830만 원을 받았다. 전정희.김성곤 의원은 각각 두 차례에 걸쳐 700만 원과 600만 원을, 신계륜 의원은 200만 원을 후원했다. 그런데 전정희 의원은 20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되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한명숙 의원 다음으로 '품앗이 후원금'을 많이 받은 의원은 김현.윤호중 의원이었다. 1.2.3위를 모두 친노 의원이 차지한 셈이다. 김현 의원은 김성곤.김승남.김용익.박남춘.서상기.신계륜.추미애(서울 광진구을).한정애 의원으로부터 총 1100만 원을, 윤호중 의원은 김성곤.김용익.박남춘.신기남(서울 강서구갑, 현 민주당).이미경(서울 은평구갑).홍영표(인천 부평구을) 의원으로부터 총 920만 원을 받았다.

그밖에 서상기(600만 원).조명철(530만 원).서용교(500만 원) 새누리당 의원과 이인영(600만 원).문재인(600만 원).인재근(540만 원).양승조(510만 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품앗이 후원금 500만 원 이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인영 의원은 최규성.한명숙 의원으로부터 각각 300만 원씩을, 문재인 의원은 김용익.한명숙 의원으로부터 각각 100만 원과 500만 원을 받았다. 황주홍.우원식 의원은 각각 안민석.이윤석 의원에게서 300만 원과 200만 원을 받았고, 박지원(전남 목표시) 의원은 자신을 정치멘토라고 부르는 김광진(비례대표) 의원에게서 100만 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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