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4.11 20:11최종 업데이트 16.04.14 10:42
정치자금은 '국민의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공명정대하게 운용되어야 한다'(정치자금법 제2조). '정치활동 경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19대 국회의원들은 '의혹없이' '공명정대하게' 정치자금을 사용했을까?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약 3년치(2012년-2014년) 3만5000여 장, 36만여 건의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받았다. 그리고 이를 데이터처리한 뒤 59개 항목으로 나누어 '1045억 원'에 이르는 19대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집중분석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 이러한 분석내용이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말]
[자료분석] 이종호 기자
[개발-디자인] 황장연, 고정미, 박종현, 박준규
[취재-글] 구영식 김도균 유성애 기자(탐사보도팀)

▶바로가기- '19대 정치자금 봉인해제' 특별면

대선,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당내 경선 등이 있을 때마다 국회의원들도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십시일반으로 후원금(정치자금)을 낸다. 19대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사용한 정치자금('후원금-후보')은 총 4억1603만 원이었다.


정당별로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이 2억5440만 원을 후원금-후보 비용에 써서 새누리당(1억4430만 원)보다 1억 원 이상 많았다. 후원 건수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은 282건으로 67건에 그친 새누리당을 크게 앞섰다. 진보정의당은 24건 1960만 원이었다.



친박 서상기-서병수-이주영, 1000만 이상 후보 후원   

후원금 후보 비용 지출 총액에서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이 2위부터 4위까지 차지했다. 서상기(대구 북구을) 새누리당 의원은 4건 1900만 원, 서병수(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 현 부산시장)·이주영(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의원은 각각 3건 1800만 원씩을 후원했다.

세 의원은 모두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각각 1000만 원씩의 후원금을 냈다. 특히 '친박 실세'인 서병수 의원은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박근혜 후보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당시 박 후보와 함께 김문수(대구 수성갑 후보).김태호(총선 불출마).안상수(인천 중구.동구.강화.옹진군).임태희(경기 성남시 분당구을 무소속 후보) 후보가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다.

'신박'(새로운 친박)으로도 불리는 이주영 의원은 지난 2013년 3월 부산 영도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무성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김 의원은 부산 영도구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국회에 다시 입성했고, 1년여 뒤인 지난 2014년 7월 새누리당 당 대표에 선출됐다. 김무성 의원은 최근 "총선 승패에 관계없이 총선 뒤에 당대표직을 사퇴하겠다"라고 말했다.



손학규계 좌장 신학용, 2600만 가운데 1300만 손학규 후원

후원금-후보 비용에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쓴 의원은 신학용(인천 계양구갑, 현 국민의당)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다. 신 의원은 13건 2600만 원(1위)을 후원했는데, 이 가운데 2건 1300만 원이 손학규 전 의원에게 갔다.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과 2014년 경기 수원병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손 전 의원에게 각각 1000만 원과 300만 원을 후원한 것이다.     

3선인 신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손학규계 좌장'으로 활동해온 인사다. 그는 지난 1월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문재인 대표 친위대의 극단적 패권주의에 더 이상 더불어민주당에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된다"라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입법로비'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진작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였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이인영(서울 구로구갑) 의원이 1750만 원(19건)을 후원금-후보 비용에 써서 야당 의원들 가운데에서는 신학용 의원 다음으로 많은 후원금을 지출했다. 지난 2014년 경북도지사에 출마한 오중기 후보에게 200만 원을 후원한 것을 비롯해 손학규(경기 수원병 재보선).안희정(충남도지사).송영길(인천시장).조희연(서울시교육감).이재정(경기도교육감) 후보에게 각각 100만 원씩을 냈다. 이 의원과 오중기 후보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에서 활동했던 각별한 인연이 있다.

1660만 원의 후원금을 지출한 김용익 의원은 후원건수가 33건에 이르렀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2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후원했다. 친노(친노무현)로 분류되는 그는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고,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후보가 지난 2014년 경남도지사에 출마했을 때 100만 원을 후원했다.

그밖에 김기식.김재윤.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각각 1300만 원과 1300만 원, 1200만 원을,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은 1100만 원을 후원했다. 김재윤 의원은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김두관 후보(전 경남지사)에게 1000만 원을 후원했다.

김기식 의원과 류지영 의원은 각각 지난 2014년 서울 동작을과 경기 평택시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기동민 후보와 유의동 후보에게 각각 300만 원과 500만 원을 냈다. 김기식 의원은 예비후보 '김'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고 신고했지만, '김'이 누구인지는 적시하지 않았다.



문재인 1000만-김두관 2280만 -손학규 손학규1690만

후원금-후보 비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의원들이 후원한 정치인 가운데 문재인 의원이 같은 당의 김두관 전 경남지사나 손학규 전 의원보다 적은 '후보 후원금'(선거 후보자 신분으로 받은 후원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두관 전 지사는 2280만 원을 후원받아 야당 의원 가운데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과 경기 군포갑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다. 지난 2012년에는 안민석.김재윤 의원이 각각 1000만 원씩을, 지난 2014년에는 신학용(100만 원).백재현(100만 원).유기홍(50만 원).김영록(30만 원) 의원(30만 원) 신학용(100만 원) 의원이 그에게 후원금을 냈다.

손학규 전 의원도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과 지난 2014년 경기 수원병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다. 손 전 의원은 지난 2012년에는 손학규계인 신학용 의원으로부터 1000만 원을, 지난 2014년에는 신학용(100만 원) 의원뿐만 아니라 백재현(100만 원).이인영(100만 원).김성곤(100만 원).홍영표(50만 원).김영록(30만 원).진성준(10만 원) 의원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  
 
반면 문재인 의원은 두 명의 의원에게서 총 1000만 원의 후원금을 받는 데 그쳤다. 친노 핵심인 홍영표.김용익 의원만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문 의원에게 각각 500만 원씩을 냈다. 의원 신분으로 받은 후원금(총 600만 원, 김용익.한명숙 의원)을 보태더라도 대선주자라는 문 의원의 위상에 비해 그가 받은 후원금은 적은 편이다. 

문 의원과 달리 박근혜 대통령은 9명의 의원으로부터 총 5500만 원을 후원받아 '후보 후원금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2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박 대통령은 서병수.서상기.이주영.유기준.정희수(경북 영천시, 100만 원) 등 주로 친박성향 의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

'친박 실세'인 서병수 의원은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500만 원을 후원했고,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선출되자 1000만 원을 냈다. 서상기.이주영 의원도 각각 1000만 원씩을, 유기준(부산 서구.동구).김재경(경남 진주시을)  의원도 각각 500만 원씩을 후원했다.

김무성계인 김성태(서울 강서구을, 300만 원) 의원과 비박계(비박근혜계)인 나성린(부산 부산진구갑, 300만 원).신성범(경남 산청.함양.거창군, 300만 원) 의원도 '박근혜 후원자'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박 대통령 후원회를 관리한 인사는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실 비서관(현 국정홍보비서관)이었다.

'박근혜 후원자' 9명 가운데 5명만 공천받아

박 대통령에게 후원금을 낸 의원 9명 가운데 이주영.유기준.김재경.김성태.나성린 의원은 공천(20대 총선)을 받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친박인 서상기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북구을이 '장애인·청년 우선추천지역'에 선정되면서 컷오프(경선 탈락)됐다. 신성범.정희수 의원도 공천에서 탈락했다. 신 의원은 친박 실세 최경환 의원의 비서실장을 지낸 강석진 전 거창군수에게 패배했다. 

한편 정치신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경수 전 비서관과 백혜련 전 검사,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각각 1380만 원과 1030만 원, 1020만 원을 후원받아 '후보 후원금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경수 전 비서관은 문재인(500만 원).신계륜(300만 원) 의원 등으로부터, 기동민 전 부시장은 김기식(300만 원).한명숙(200만 원)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 백혜련 전 검사의 경우 한명숙(300만 원).김상희(50만 원).김현미(50만 원).남인순(30만 원) 등 여성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후원에 나섰고, 고려대 동문인 이원욱 의원과 손학규계인 이찬열 의원이 각각 100만 원씩을 후원했다.

열린우리당 법률국장과 민주당 조직국장, 새정치민주연합 경기 화성시갑 지역위원장 등을 지낸 오일용 전 더블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도 의원들로부터 1270만 원을 후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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