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대 총선에 출마하는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2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진보 세력의 결집을 통한 정권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20대 총선에 출마하는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2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진보 세력의 결집을 통한 정권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총선에 나선다.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까지 마쳤다.

현직 민주노총 지역 본부장이 직접 선거에 나서는 건 부산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23일 오후 부산진을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김 본부장을 가야동 선거사무소에서 만났다.

그는 여느 후보들과 달리 자신의 이름이 크게 쓰인 선거용 조끼를 입지 않고 선거판을 누비고 있었다. 늘 입어왔던 민주노총 조끼의 가슴팍에는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고, 왼쪽 가슴에는 민주노총 배지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는 의미의 노란 리본 배지가 나란히 붙어있었다. 그는 세월호 부산대책위 공동대표를 겸하고 있기도 하다.

집회 현장에서 봐오던 모습과 다르지 않음은 그의 말을 들어보면 이해가 된다. 김 본부장은 "선거도 투쟁"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목표는 뚜렷했다. 김 본부장은 총선에 나서는 이유를 "박근혜 정권에 투쟁하고, 노동 중심의 진보 대통합과 진보정당의 초석을 놓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지난 박근혜 정부 3년에 대해서는 혹평이 쏟아졌다. 국정원 대선 개입, 남북관계 파탄, 노동 개악, 일본군 위안부 굴욕 협상, 역사교과서 국정화, 메르스 대응 실패 등을 손을 꼽아가며 말하던 김 본부장이 "정말 너무 많아서 다 세지도 못하겠다"며 한숨 쉬었다. 김 본부장은 "한 건 한 건이 역대 정권으로 보면 정권의 존망이 왔다갔다 하는 문제들"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자·민중의 불만 턱밑까지 차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지난 16일 민주노총 부산본부 앞에서 20대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지난 16일 민주노총 부산본부 앞에서 20대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재하선본

관련사진보기


그의 선거 운동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알리는데 주안점을 둔다. 정권 심판을 바라는 피켓을 들고 아침 선거운동을 벌이고, 5~6군데 노동 현장을 돌아다니며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치가 나랑 뭔 상관"이라고 심드렁해하는 유권자에게는 "최저 임금도 결국 정치가 바꾼다"고 알려 나가고 있다.

이러한 김 본부장의 도전에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부산진구 선거판을 노동 개악을 막아내고 반노동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선거이자, 이천만 노동자의 희망을 만드는 민주노총의 선거로 만들어달라"고 편지로나마 힘을 보탰다. 

하지만 미약한 힘에서 오는 한계는 여전하다. 정당의 힘에 기댈 수 없는 김 본부장에게는 선거 비용 마련부터가 도전이다. 다행히 그의 뜻에 공감하는 조합원들의 지원으로 숨통을 트여가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이런 도전을 기성 정치인들과 다른 점으로 든다. 그는 "기존 정치인들의 선거비용은 결국 가진 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오고 결국 가진 자들을 위한 법을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 돈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길조차 막히고 있다는 점이다. 김 본부장은 "노동자·민중의 불만 의식은 턱 밑까지 차있는데 언론은 기성 정치인들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진보 세력 결집없이 정권교체 없다"

20대 총선에서 부산진구을에 출마하는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조합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부산진구을에 출마하는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조합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재하선본

관련사진보기


그는 진보세력 내부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바로 분열이다. 김 본부장은 "전국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은 단일 진보정당이 없기 때문"이라며 "진보 세력이 결집하지 않고서는 정권을 교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진보세력이 결집을 위해 택한 길이 무소속 출마였다고도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단결을 호소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당 안에서 말하는 것보다 무소속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대중단체 중 민주노총이 가장 큰 조직인 만큼 중심을 잡고 진보 정당의 단결을 제안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 안고 있는 사회적 모순과 경제적 불평등은 지금의 정치권력 구조 아래서는 해결할 수 없다"면서 "진보 정당을 잘 건설하고 그곳으로 힘을 모아가는 게 지금 이 고통을 빨리 끊어내는 유일한 힘"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본부장은 "정치인들은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정치를 말하지만 그것은 절대로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그 사람들에게 바꿔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와 민중이 직접 나설 때야 비로소 세상이 바뀌게 된다"고 강조했다.


태그:#김재하, #민주노총, #총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