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3.27 08:18최종 업데이트 16.04.08 16:27
정치자금은 '국민의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공명정대하게 운용되어야 한다'(정치자금법 제2조). '정치활동 경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19대 국회의원들은 '의혹없이' '공명정대하게' 정치자금을 사용했을까?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약 3년치(2012년-2014년) 3만5000여 장, 36만여 건의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받았다. 그리고 이를 데이터처리한 뒤 59개 항목으로 나누어 '1045억 원'에 이르는 19대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집중분석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 이러한 분석내용이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말]
[자료분석] 이종호 기자
[개발-디자인] 황장연, 고정미, 박종현, 박준규
[취재-글] 구영식 김도균 유성애 기자(탐사보도팀)



여의도 국회에서 근무하는 보좌직원들의 경우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7.9급 비서 각 1명씩, 인턴 2명 등 총 9명을 둘 수 있다. 이들의 임금과 수당. 4대보험 등은 모두 국회예산('세비')에서 지급된다. 국회(입법부)에 속한 별정직 공무원으로서 신분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이들과는 별도로 지역구 사무실에 근무할 직원들을 채용한다. 보통 국회에 근무하는 보좌직원 가운데 한명(보좌관 혹은 비서관) 정도가 지역구 사무실에 내려가는데 정치후원금 관리와 지역구 사무실 운영 등에 필요한 기본인력은 정치자금에서 충당한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국회 근무 직원들과는 별도로 지역구 사무실에서 보통 4-5명의 직원을 채용하는데 이들에게 지급되는 월급은 모두 정치후원금에서 나간다"라며 "하지만 이들에게는 4대보험을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또다른 국회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국회 근무 직원들을 대거 지역구에 내려보내는 경우도 있다"라며 "그럴 경우 정치자금을 써서 지역구 사무실 직원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라고 귀띔했다.

지역구 사무실에 근무하는 상근직원들은 국회에 근무하는 보좌직원들과 달리 4대보험 혜택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오마이뉴스>가 19대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역구 사무실 직원들에게 4대보험을 제공한 의원은 고작 8명에 불과했다. 결국 지역구 사무실을 둔 의원 244명의 0.03%에 불과한 규모다.



'청소노동자 툭하면 파업' 김태흠 4대보험료 납부 1위

새누리당에서는 김태흠(충남 보령시.서천군).안효대(울산 동구).이주영(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의원,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김태년(경기 성남시 수정구).김성주(전북 전주시 덕진구).박지원(전남 목표시).김성곤(전남 여수갑).인재근(서울 도봉감) 의원이 지역구 사무실 직원들의 보험료를 납부했다. 이들이 낸 4대보험료는 총 약 1억1382만 원이었다(새누리당 약 7665만 원, 새정치민주연합 약 3717만 원).

8명 가운데 가장 많은 4대보험료를 납부한 의원은 김태흠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2012년 10월부터 납부하기 시작한 4대보험료는 총 3340만여 원에 이르렀다. 안효대 의원도 총 약 3312만 원을 납부했는데 19대 국회가 시작되는 지난 2012년 5월부터 납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박지원.이주영 의원도 안 의원처럼 19대 국회 회기에 맞추어 4대보험료를 납부하기 시작했다.

4대보험료 납부액이 총 3300만 원 이상인 두 의원이 '이력'이 흥미롭다. 김태흠 의원은 "무기계약직이 되면 툭하면 파업에 들어갈텐데 어떻게 관리하겠나?"라며 국회 청소노동자의 직접고용을 반대했고, 안효대 의원은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최측근으로 정 전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았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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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김태년(1248만여 원).김성주(약 1037만 원).이주영(약 1013만 원) 의원도 1000만 원 이상의 4대보험료를 냈다. 김태년 의원은 지난 2013년 4월부터, 김성주 의원은 지난 2012년 9월부터 4대보험료를 내기 시작했다. 박지원.김성곤.인재근 의원은 각각 592만여 원과 430만여 원, 409만여 원의 4대보험료를 정치자금에서 지출했다. 김성곤 의원은 지난 2013년 8월부터, 인재근 의원은 지난 2013년 4월부터 4대보험료를 내기 시작했다.

다만 김태년 의원은 지난 2014년 4월부터, 김성곤 의원은 지난 2014년 8월부터 4대보험료 납부를 중단했다. 김태년 의원실은 "2014년 4월 이전까지는 정치자금 계좌에서 4대보험료를 지급해오다가 '후원회 직원의 4대보험료는 후원회에서 지급하라'는 선관위의 권고에 따라 후원회 계좌에서 4대보험료를 지급해오고 있다"라며 "중단한 게 아니라 계속 지급해오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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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개(2012-2022)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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