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3.30 21:20최종 업데이트 16.04.08 16:38
정치자금은 '국민의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공명정대하게 운용되어야 한다'(정치자금법 제2조). '정치활동 경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19대 국회의원들은 '의혹없이' '공명정대하게' 정치자금을 사용했을까?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약 3년치(2012년-2014년) 3만5000여 장, 36만여 건의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받았다. 그리고 이를 데이터처리한 뒤 59개 항목으로 나누어 '1045억 원'에 이르는 19대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집중분석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 이러한 분석내용이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말]
[자료분석] 이종호 기자
[개발-디자인] 황장연, 고정미, 박종현, 박준규 
[취재-글] 구영식 김도균 유성애 기자(탐사보도팀)

▶바로가기- '19대 정치자금 봉인해제' 특별면

심상정 정의당 대표. ⓒ 남소연


국회의원의 기본 책무는 입법 활동과 정책 개발이다. 이를 위해 의원에게는 매달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정책활동비가 지급된다. 지난 2005년부터 시행된 '입법지원 및 정책개발비' 제도에 따라 의정활동 보조금 성격의 정책개발비도 지급되고 있다.

국회에서 지급받는 예산 외에도 정치자금에서 정책개발비를 지출한 19대 국회의원은 총 171명이었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정치자금을 주로 경상비와 인건비로 지출한 것에 비하면, 정치자금을 정책개발비에 사용한 의원들 규모는 전체 국회의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소속 의원수 고려하면 정의당 '정책-비용' 지출 1위

19대 국회의원들이 정책-비용으로 쓴 돈은 총 6억5000만 원이었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이 2억7000만 원, 새정치민주연합 2억6000만 원, 진보정의당 8600만 원, 통합진보당 1800여만 원이었다.


정당별 소속 의원수를 고려하면 진보정의당의 정책-비용 지출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의원별 지출 순위에서도 심상정(경기 고양시덕양구갑) 진보정의당 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심 의원은 총 3700여만 원을 정책-비용으로 지출했다. 정치후원금에서 정책-비용으로 지출한 뒤에 국회 등에서 지원받아 상계처리한 점을 감안하면 애초에는 이보다 많은 비용을 정책-비용에 지출했을 것으로 보인다.

2위는 3500만 원을 쓴 신경림(비례대표) 새누리당 의원, 3위는 2900여만 원을 지출한 김제남(비례대표) 정의당 의원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책-비용 지출 상위 20명의 의원 중 여성 의원이 8명(심상정, 신경림, 김제남, 박인숙, 은수미, 김재연, 박영선, 추미애)이었다는 점이다. 19대 국회에서 여성의원이 차지하는 비율(19명, 7.7%)에 견주어 보면, 상대적으로 남성의원보다 여성의원의 정책-비용 지출이 많았던 셈이다.

의원에 따라서는 정책-비용을 정치후원금에서 지출한 뒤 나중에 국회에서 정책활동비를 지급받은 사례도 있었다.

주승용(전남 여수시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호남고속철관련 세미나 인쇄비 등으로 110만 원을 지출했으나, '국회정책활동비 입금'으로 400만 원을 받았다. 같은 당 노웅래(서울 마포구갑) 의원도 뮤지컬정책토론회 등을 열었으나 2차례 국회보조금을 지원받으면서 실제 정치자금에서 정책-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35만 원에 불과했다.



정책수립 용역은 적고 정책자료집 인쇄만 많아

대부분의 정책-비용이 정책자료집 인쇄비로 쓰인 점도 눈에 뜨이는 대목이다.

김형태(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 무소속 의원은 지난 2013년 2월 정책자료집을 EDPLAN(출판사)에 주문해 2200만 원을 지급했다. 이윤석(전남 무안·신안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정책자료집 발간비로만 1200만 원을 지출했다. 박인숙(서울 송파구갑) 새누리당 의원은 바이오포럼 자료집 인쇄비로 786만 원, 김관영(전북 군산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감사정책자료집 10종 제작비로 644만 원을 지출했다.

반면 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의뢰나 기초조사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완영(경북 고령·성주·칠곡군)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013년 12월 20일 동국대학교산학협력단에 '고령성주칠곡 도시권융복합 관광벨트화사업' 연구용역을 맡기고 1000만 원을 지출했다. 같은 당 신경림(비례대표) 의원은 지난 2014년 12월 15일 '여성청소년 성재생건강권 정책 개념을 위한 제언''노인장기요양법률안 입안을 위한 연구' 등을 이화여자대학교산학협력단에 의뢰하고 총 3000만 원을 지급했다.

은수미(비례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012년 10월 12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에 '재활용 협동조합과 녹색일자리 정책의 모색'을 의뢰해 500만 원을 지급했다. 우원식(서울 노원구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심상정(경기 고양시덕양구갑) 진보정의당 의원은 각각 세월호 진상규명과 대책 정책 용역비로 500만 원과 350만 원을 지출했다. 심 의원은 이밖에도 정책개발비로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과 파워플랜트에 각 320만 원과 20만 원을 지급했다.

남인순(비례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013년 12월 27일 '연구용역비 2014회계년도 정부예산(안)에 대한 종합적 평가·분석'을 사단법인 시민경제사회연구소에 의뢰했다(300만 원). 같은 당 장하나(비례대표) 의원은 '석면검출소금 관련 석면함유량검사 및 안정성검사'를 (주)ISM환경컨설팅에 맡기고 44만 원을 지급했다. 김재연(비례대표) 통합진보당 의원은 '대학생 정치의식조사 FGI'를 사회동향연구소에 의뢰해 1200만 원을 지출했다.

한편 박성호(경남 창원시의창구) 새누리당 의원은 간담회, 토론회 등의 꽃장식 비용으로 275만 원을 지출했다. 최재천(서울 성동구갑, 현재 무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014년 12월 31일 FTA토론행사 토론자로 외국인 5명을 초청하면서 항공료로 530여만 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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