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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구석에서 봉선화 씨가 무르익어간다
손끝을 대면
'나를 만지지마'
소리 내어 튀는 씨앗에 맞아
엉겁결에 손을 쥐어버렸다
잡혀서
황군의 노리개가 된
아가씨들의 절규를 꽃말로 하여
일본 땅에서 피는 봉선화

庭の片隅で鳳仙花の種が熟れている
指先を近づけると
'私に触れないで'
音たてて飛び散った種に打たれ
思わず手をひっこめてしまった
 つかまえられ
皇軍のなぐさみものにされた
娘たちの叫びを花言葉にして
日本の土で咲いている 鳳仙花"

스즈키 후미코 스즈키 후미코 시인의 낭송을 듣고 있는 시인들
▲ 스즈키 후미코 스즈키 후미코 시인의 낭송을 듣고 있는 시인들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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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시인 스즈키 후미코(鈴木文子)씨의 '봉선화' 가운데 일부이다. 지난 2월 27일 오후 5시부터 인천 관동갤러리(관장 도다 이쿠코)에서는 한·일 시인들의 뜻 깊은 시낭송회가 열렸는데 스즈키 시인은 위 시를 낭송했다. 그는 이 시를 자신의 시집 <봉선화>(鳳仙花, 1998)에 실었으며, 이번 시낭송회에서 구성진 목소리로 낭송해 박수세례를 받았다.

지금 관동갤러리에서는 '2016년 설맞이 한·중·일 두루미전(展)'이 열리고 있는데 한국을 비롯한 이웃 나라에서 두루미가 어떠한 상징으로 표현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의미 깊은 전시회다. 이 전시회는 오는 20일까지 열린다. 그런 가운데 한일문화교류 차원에서 한·일 시인들의 시 낭송회를 열었던 것이다.

이번 시낭송회를 위해 참석한 일본쪽 시인들은 '시인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 모임(대표 야나기 하라)' 회원들로 스즈키 후미코, 야나기 하라, 마츠오카 미도리, 츠츠미 사토코, 가와이 미츠코 씨 등이었다.

한편, 한국쪽 시인들은 박해평 시인(서울문학회 회장), 성명순(경기문학포럼 회장)을 비롯하여 오영재 시인, 최호영 시인, 박노미 시인, 최매희 시인, 윤석임 시인 등이 참여하여 윤동주 관련 시를 비롯한 서정성 짙은 시를 낭송하였다.

가와이 미츠코 가와이 미츠코, 성명순, 박해평 시인(왼쪽 부터)
▲ 가와이 미츠코 가와이 미츠코, 성명순, 박해평 시인(왼쪽 부터)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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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기하라 야나기하라, 윤석임, 마츠오카 미도리 시인(왼쪽부터)
▲ 야나기하라 야나기하라, 윤석임, 마츠오카 미도리 시인(왼쪽부터)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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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매희 최매희, 최호영, 오영재, 박노미 시인 (왼쪽부터)
▲ 최매희 최매희, 최호영, 오영재, 박노미 시인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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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낭송은 관동갤러리 2층 전시실에서 열렸는데 아담한 크기의 전시실에서 음악 없이 육성으로 들려주는 시낭송이 전시된 한중일 두루미전과 잘 어울렸다는 평이다. 시낭송에 앞서 관장인 도다 이쿠코씨는 "두루미는 예부터 한중일에서 길조(吉鳥)로 알려진 새입니다, 두루미가 국경을 초월하여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처럼 한국과 일본의 시인들이 시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유로운 교류를 이어 갔으면 합니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 이날 시 낭송에 참여한 이무성 화백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등 현안 문제가 풀리지 않아 안타깝지만 민간 교류 차원에서 한일 시인들의 시낭송 교류가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라면서 "모처럼의 인적 교류의 현장을 지켜보면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라고 시 낭송 참석 소감을 밝혔다.

마츠오카 미도리 두눈을 지긋이 감거나 편한 자세로 시낭송을 경청하는 시인들(오른쪽 첫번째는 마츠오카 미도리 시인이고 두번째 모자쓴 사람은 송우혜 작가)
▲ 마츠오카 미도리 두눈을 지긋이 감거나 편한 자세로 시낭송을 경청하는 시인들(오른쪽 첫번째는 마츠오카 미도리 시인이고 두번째 모자쓴 사람은 송우혜 작가)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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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 시낭송을 마치고 참여한 시인들과 함께
▲ 시낭송 시낭송을 마치고 참여한 시인들과 함께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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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참석한 일본쪽 시인들은 윤동주 추모회 소속 회원들인 만큼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상당한 실력자들로 가와이 미츠코 씨의 경우는 유창한 한국어로 동화 '은혜 갚은 학'의 일부를 한국말로 들려주어 큰 손뼉을 받는 등 끝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사회는 기자가 맡았으며 마치고 기념사진과 함께 가정식 백반으로 뒤풀이를 이어가면서 내년에는 윤동주 추모회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며 시낭송회를 마쳤다. 참고로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은 한국인들로 시낭송이 있기전  2시 부터 기모노 체험 교실에서에서 기모노를 입은 상태로 시낭송에 참여했음을 덧붙인다.

▲ 한중일 '두루미 전', 2월 5일부터 3월 20일 까지(금토일만 개관 10시~6시)
▲ 문의 : 기억과 재생의 공간 <인천관동갤러리> 전화 032-766-8660 / 메일 gwandong14@gmail.com
▲ 인천시 중구 신포로31번길 38 (관동2가 4-10) http://www.gwandong.co.kr/

덧붙이는 글 | 신한국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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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시집《사쿠라 불나방》,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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