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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기요금을 확 낮춰서 경비원 임금을 올린 곳이 있다. 구청 도서관임에도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유명인이 아닌 이웃 주민들이 나오는 풋풋한 동네방송사도 있다.

'꿈틀버스 6호'는 오는 12, 13일 도심 속에서 공동체를 일으켜 세우는 서울 성북구를 찾아간다. 덴마크의 행복사례를 소개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의 저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415회가 넘는 전국 순회강연을 하면서 꿈틀버스를 운행 중이다. 광주 광산구, 충남 홍성, 전남 순천, 서울 노원, 경기 수원 등이 꿈틀버스가 거쳐 온 곳이다.

꿈틀버스 6호의 첫 방문지는 성북구 석관동 석관두산아파트다. 2009년부터 6년간 석관두산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맡았던 심재철씨는 몇 가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지하주차장 조명을 LED로 교체하고, 한국전력과의 계약방식을 바꿔 공동전기 사용량을 줄인 게 대표적이다.

이 결과, 아파트 관리비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던 에너지 비용이 확 줄었다. 이 돈은 상대적 약자인 경비원들의 임금 인상분으로 쓰였다. 이로써 석관두산아파트는 관리비도 낮추고, 경비원의 고용도 안정시킬 수 있었다.

새날도서관 4층 이야기방의 모습.  어린이와 부모들이 함께 책을 읽고 있다.
 새날도서관 4층 이야기방의 모습. 어린이와 부모들이 함께 책을 읽고 있다.
ⓒ 신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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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방문지는 종암동 주민센터. 이곳은 늘 주민들로 북적댄다. 마을 속의 작은 도서관인 새날도서관과 새마을문고가 이곳 3~5층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 책모임인 '발걸음'의 정미림 회장과 '책동무'의 신지원 회장은 새날도서관 관장실을 제 집 드나들 듯하며 여러 행사와 모임을 제안한다.

새날도서관 김맑음 관장은 "덕분에 많이 바빠지지만, 도서관과 전혀 연관이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제안을 받아들이고 함께 하려고 해요"라고 말한다.

3층에는 새마을문고와 그곳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있는데, 다양한 활동과 방대한 도서량으로 소문난 곳이다. 보통 한 건물에 두 개의 도서관이 있다면 서로 경쟁하게 될 텐데, 새날도서관과 새마을문고는 마치 한몸처럼 상생의 관계다.

이번 꿈틀버스 6호에서는 새날도서관의 김맑음 관장과 새마을문고의 유정희 회장, 주민들의 책모임인 '발걸음' 정미림 회장, '책동무' 신지원 회장, 그리고 이들의 조화를 돕는 종암동 주민센터 김지연 마을코디네이터와의 대담 자리가 계획되어 있다.

정릉신시장사업단의 사무실 한켠의 모습.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안내장들이 붙어 있다.
 정릉신시장사업단의 사무실 한켠의 모습.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안내장들이 붙어 있다.
ⓒ 신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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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버스는 전통시장인 정릉 신시장도 찾는다. 보통 시장 개발이라 하면 지붕을 개량한다거나 외관을 바꾸는 등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을 많이 떠올릴 것이다. 그렇지만 정릉 신시장 사업단 김영현 단장은 이렇게 말한다.

"시장은 상인회가 아닌 주민이 중심이 되는 마을시장이 되어야 해요. 시장에서 삶을 배우는 '신맹모삼천지교'가 저희의 철학입니다."

2014년부터는 매달 2, 4주 토요일에 정릉천 산책로에서 주민참여형 마을장인 '개울장'도 연다. 장이 설 때마다 1천명이 넘는 상인과 5천명이 넘는 일반 방문객이 몰려들어 정릉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꿈틀버스> 여행단은 이들의 생생한 스토리를 전해들을 예정이다.

장수마을은 성곽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성북구의 자랑이다. 장수마을은 2004년 재개발예정구역으로 지정돼 낙후된 환경에 놓였었으나, 2013년 주거환경개선이 추진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주민들은 뜻을 모아 하수로를 정비하고 도시가스 공급을 추진했다. CCTV와 보안등도 설치했다.

마을 중심엔 마을박물관과 주민사랑방, 도성마당을 조성했다. 마을박물관 전시관은 지역예술가들이 함께 할 수 있게 문을 활짝 열어 두었다. 주민사랑방은 동네 어르신들의 이야기 나눔터이자 부업을 하는 곳이 됐다. 도성마당에서는 주민축제, 골목길 영화제, 골목잔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장수마을 곳곳은 1960~1970년대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멋들어진 풍경과 풋풋한 향수를 동시에 자아낸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동네 목수'가 있다. 지난 2008년, 재개발 대신 마을대안을 만들고자 꾸려진 대안개발연구모임이 2011년에 설립한 마을기업이다. '동네목수' 배정학 부대표를 통해 그 간의 마을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공간민들레’의 학생들이 자유롭게 각자의 과제를 하고 있는 모습.
 ‘공간민들레’의 학생들이 자유롭게 각자의 과제를 하고 있는 모습.
ⓒ 신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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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에 있는 비영리민간단체 '민들레'는 대안교육공간이다. 1998년 민들레 출판사에서 대안교육의 담론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학교를 넘어서>라는 책을 냈는데, 그 책을 읽은 학생들이 하나 둘 민들레를 찾아온 게 시작이었다. 출판사 한 편의 '민들레 사랑방'에서 시작된 모임이 점점 발전해 '공간 민들레'라는 대안교육과정으로 17년간 이어져왔다.

1년 교육 과정으로 13~18세의 학생이라면 누구든 신청할 수 있다. 언뜻 보면 이곳의 시간표는 일반 대학교의 시간표와 비슷하다. 월요일과 금요일, 모두 함께 하는 시간을 빼면 아이들마다 시간표가 다르다. 본인이 듣고 싶은 수업으로 자신만의 시간표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배움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게 하기 위한 방식이다.

꿈틀버스 6호의 마지막 방문지는 올 4월에 개관한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다. 방송 스튜디오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마을방송사들의 스케줄로 꽉 차있다. 주민들이 직접 라디오와 영상방송을 만든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는 방송이라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장점도 많다. 나와는 별로 관계없던 방송에서 내가 직접 참여하는 방송으로 바뀌니 마을과 공동체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애정도 생긴다는 것이다.

꿈틀버스가 찾아가는 날은 마을잡지를 만드는 '우리동네 능말'과 '성북동천', 마을 방송사인 '와보숑' 담당자들과 함께 대담을 나눈다.

행복을 멀리서 찾지 말자. 행복은 우리 안에 이미 꿈틀거리고 있다. '꿈틀버스 6호차'는 20여 명의 승객과 그 현장으로 달려가 꿈틀거리는 소식을 함께 듣고 나눈다. 참가 희망자는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성북구로 떠나는 '꿈틀버스 6호' 신청하기

▲ 서울시 성북구로 가는 꿈틀버스 6호 세부 일정
 ▲ 서울시 성북구로 가는 꿈틀버스 6호 세부 일정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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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꿈틀버스, #꿈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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