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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시내 공공장소에 있던 광고판 600개가 하루 밤사이 전면 교체되었습니다. 대기업과 각국 정상들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내용으로 변신한 것입니다. 11월 30일 파리에서 개막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를 이틀 앞둔 지난 28일 환경운동가들의 의사표현은 창의적인 프로젝트로 드러났습니다.

COP21은 세계 정상 150여 명이 모여 2020년 이후 기후변화 대응 체제를 논의하는 자리였고 이들의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시위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파리 테러 이후 프랑스 정부가 시위 금지령을 내리자 '반달리즘'이라는 단체가 파리지엔과 함께 광고판을 점령하고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버스정류장 등에 설치된 이 광고판은 글로벌 광고회사인 JC드코(Decaux)의 소유로 이 회사 역시 COP21의 공식 후원사이기도 합니다. 뱅크시 같은 그라피티 아티스트를 비롯해 19개국에서 온 82명의 저명 예술가들이 참여했다고 알려진 이 광고들을 보면 재치가 느껴집니다.

배출가스 저감 장치 조작 사건을 염두에 둔 듯 "잡혀서 죄송합니다"라고 쓰인 광고 아래에는 폭스바겐의 로고를 넣어 조롱하고, 에어프랑스 승무원이 손가락으로 입을 막으며 조용히 하라는 이미지 위에는 "기후변화와 맞서냐고요? 물론 아니죠. 우리는 항공사입니다"라고 써넣었습니다.

형식은 가볍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묵직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반달리즘의 조 엘란은 "에어 프랑스나 제데에프 수에즈 엔지 같은 공해 유발기업들이 기후변화협약총회를 후원함으로써 사실은 문제의 일부인 자신들을 마치 해법의 일부인 양 홍보할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파리 시내에 걸린 비판 광고
 파리 시내에 걸린 비판 광고
ⓒ 반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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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장지혜 기자



태그:#기후변화협약,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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