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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편리와 개발로 인해 바다와 섬의 형태가 점점 변해가는 요즘 아이들의 눈과 귀, 가슴으로 그려낸 기록이 계속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이 바다와 과거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수없이 거닐던 바다가 잘려진 끈으로만 기억되지 않기 위해, 또 그분들의 삶터와 뭇생명들의 삶터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어린이들이 자기 동네 바다생물을 조사해 '바다생물도감'을 내면서 이 같은 바람을 담았다. 창원 마산합포구 진동만 근처에 사는 반동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환경단체와 '안목섬' 암반조간대 생태조사를 벌이고 <안목섬 어린이들의 고둥이야기>(85쪽)라는 제목으로 바다생물도감을 만들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우산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창포만~진동만 바다생물을 조사해 <우해(牛海) 어린이 어담(漁談)>을 펴냈고, 올해는 반동초교 어린이들과 안목섬을 조사한 것이다. 이 사업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해안인접지역 아동·청소년 교육복지 확충을 위한 해양환경교육 지원사업'으로 이루어졌다.

<창원바다생물도감2, 안목섬 어린이들의 고둥이야기> 표지.
 <창원바다생물도감2, 안목섬 어린이들의 고둥이야기> 표지.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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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섬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에 속하는 4만여㎡ 면적의 작은 섬이다. 오랫동안 사람들이 이 섬을 드나들면서 육지와 섬을 잇는 길을 만들어, 바닷물이 빠지면 걸어서도 섬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구복마을 주변은 남해안의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으로 섬들이 많다. 닭섬, 북섬, 남섬, 나비섬, 긴섬, 곰섬, 저도, 돝섬, 쇠섬, 소도, 우도, 자라섬, 구도, 자근섬 등이 있거나 보일 정도이고, 마을 중심에서 바라보아 가장 멀리 보이는 섬은 '괭이섬'으로 그 앞을 괭이바다라 한다.

안목섬은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는 천혜의 수산자원보고라 할 수 있다. 안목섬 일대 바다는 수산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어린이들이 조사한 결과도 그랬다.

고둥이 많은 곳이다. 이름도 다양한데 갈고둥, 개울타리고둥, 검은줄좁쌀무늬고둥, 꼬리긴뿔고둥, 눈알고둥, 대수리, 댕가리, 총알고둥, 큰병고둥, 타래고둥이 어린이들의 눈에 띄었다.

또 어린이들은 갈색이랑조개, 굴, 띠조개, 바지락, 복털조개, 비단가리비, 지중해담치, 퇴조개도 찾아 기록했다. 또 이들은 안목섬에 사는 구멍삿갓조개, 군부, 검은큰따개비, 고랑따개비, 조무래기따개비, 참갯지렁이, 긴발가락참집게, 부늬발게, 사각게도 찾아냈다.

가는갯농쟁이, 갈대, 갯잔디, 갯질경, 나문재, 해홍나물 등 다양한 염색식물도 안목섬의 주인으로 살고 있었다.

어린이들은 사진을 찍고 또 그림을 그려 다양한 생물의 특징을 적어 놓았다. 갯질경 그림을 그려놓은 이태훈(6년)군은 "잎이 사방으로 펴져 있고 먹어보면 짠맛이 난다"고, 강민선(6년)군은 "아무런 냄새나 향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퇴조개 그림을 그린 김소정(6년) 군은 "볼수록 색깔이 예쁘다"고, 이수현(6년)군은 "흰 구멍은 다른 해산물이 퇴조개 안에 있는 즙을 빨아 먹은 흔적이다"고 해놓았다.

이번 도감에는 안목섬 암반조간대에서 분포하는 고둥 10종, 조개 8종, 기타생물 11종, 염생식물 7종 등 총 36종을 그린 후 각 생물의 대상분포와 설명을 덧붙이고, 부록으로 구산면 구복리의 역사와 지명, 지역문화연구원의 문화답사기를 수록해 놓았다.

이번 활동을 함께 벌인 마창진환경연합 백호경 활동가는 "학교 담벼락 옆 바다에서 매일 밀물과 썰물을 지켜보고, 사계절 바다를 지척에 두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활동이 되었을 것"이라 밝혔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과 창원 반동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안목섬 일대 생태를 조사해 <창원바다생물도감2, 안목섬 어린이들의 고둥이야기>라는 자료집을 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과 창원 반동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안목섬 일대 생태를 조사해 <창원바다생물도감2, 안목섬 어린이들의 고둥이야기>라는 자료집을 냈다.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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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안목섬,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창원바다생물도감, #반동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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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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