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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 "2013년 상반기에 이아무개 보좌관에게 쇼핑백 전달한 상황 기억나십니까?"
한아무개 전 경남기업 부사장 : "한 번 밖에 없어서 기억납니다."
검사 : "그때를 자세하게 설명하실 수 있겠습니까?"
한 전 부사장 : "성완종 회장이 3000만 원을 준비하라고 요청을 해서 제가 부하인 김아무개 차장에게 쇼핑백에 포장해서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제가 방에 있으니까 성 회장이 왜 안 가져 오냐고 했고, 잠시 뒤 이아무개 보좌관이 와서 '회장님이 말씀하신 거 주십시오'라고 해서 (쇼핑백을) 가져간 적이 있습니다."

점점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2차 공판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독대 현장에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진술이 나온 데 이어 6일 열린 3차 공판에서는 성 전 회장 지시로 3000만 원 쇼핑백을 준비했다는 경남기업 자금담당 부사장의 진술까지 나왔다. 검찰이 핵심 증인들의 연이은 신문을 통해 이 전 총리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성완종 금고지기 "3000만 원 쇼핑백 딱 한 번이라 기억나"

이완구 전 총리(사진 왼쪽)과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이완구 전 총리(사진 왼쪽)과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 남소연·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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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장준현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이 전 총리의 세 번째 공판에서 검찰은 경남기업의 자금담당 임원인 한아무개 전 부사장과 한 전 부사장의 부하인 김아무개 차장을 상대로 증인 신문을 벌였다.

한 전 부사장은 성 전 회장의 지시로 경남기업 계열사인 대아레저산업과 대원건설산업, 대아건설에 24여억 원의 현장전도금을 마련해 성 회장의 비자금으로 사용했다. 한 전 부사장은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날 공판에서 한 전 부사장은 이완구 전 총리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밝힐 핵심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은 평소 성 전 회장의 '돈 가져오라'는 지시에 대해 추궁했다. 한 전 부사장의 진술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건설 현장에 보낼 명목으로 3000만 원 가량의 현금이 본사에 준비돼 있었다. 성 전 회장이 급하게 돈을 사용할 때가 있으면 한 전 부사장에게 지시를 내려 돈을 마련했다. 일반적으로 5만 원권으로 1000만 원은 편지봉투, 2000만 원은 중봉투(B5크기), 3000만 원은 대봉투(A4크기)에 넣어 전달했다.

증인 신문에서 한 전 부사장은 "3000만 원 쇼핑백은 한 번밖에 없어 기억난다"고 말했다. 검사가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주문에 한 전 부사장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답했다. 그는 "성 전 회장의 급하게 3000만 원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고 부하인 김아무개 차장에게 그 돈을 쇼핑백에 담으라고 했다"면서 "이후 제 방에 이아무개 보좌관이 와서 '회장님이 말씀하신 것 달라'고 해서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쇼핑백 안에 든 것은 확인 못했다"

이 보좌관은 지난 2차 공판의 핵심 증인이었다. 당시 이 보좌관이 "한 전 부사장에게 쇼핑백을 전달받고 성 전 회장의 차에 실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당시 충남 부여 현장을 수행한 비서가 "이완구 전 총리와 성 전 회장의 독대하는 자리에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진술까지 나왔다.(관련 기사 : "이완구 독대하던 성완종에게 쇼핑백 전달했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4일 오후 4시 30분경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상자에 포장된 현금 3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 7월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지금까지 이 전 총리는 성 전 회장을 만난 기억이 없다며 의혹을 철저히 부인하고 있다.

이날 이완구 측 변호인이 "(이 보좌관에게 전달했다는) 쇼핑백에 든 것을 확인했냐"고 묻자, 한 전 부사장은 "안에 든 것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답했다. 또 변호인이 이른바 성완종리스트를 법정 내 화면에 띄우며 "이 금액과 현직 정치인들과의 관계를 잘 아냐"고 물었다. 한 전 부사장은 "성 전 회장의 지시로 돈을 준비했지만 그 돈이 어디로 전달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 편집ㅣ박혜경 기자



태그:#이완구 3000만원, #비타 500, #성완종 리스트, #금고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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