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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까지 일부 교과서에 유관순은 없었다'고 지적한 교육부 광고 영상
 '2014년까지 일부 교과서에 유관순은 없었다'고 지적한 교육부 광고 영상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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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고 영상은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자막으로 끝난다.
 이 광고 영상은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자막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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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모릅니다. 유관순은 없었습니다."

지난 19일부터 교육부가 이 같은 자막과 함께 슬픈 여학생의 얼굴이 담긴 공중파 방송 3사 광고를 시작했다. 새누리당에 '검정교과서 친북 몰아세우기' 자료를 건네줘 말썽을 빚은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이 제작한 40초 분량 광고다.

이 광고는 "2014년까지 일부 교과서에는 유관순은 없었습니다. 유관순은 2014년까지 8종의 교과서 중 2종은 기술이 안 되었고 2종은 사진 없이 이름 등만 언급되었습니다"라며 일부 교과서를 문제 삼았다.

광고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끝난다. 이를 두고 교육부가 중고교 <역사> 교과서 국정제 부활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 이 같은 광고를 제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8종 가운데 2종 누락 지적한 교육부, 새 교육과정에서 누락

그러나 20일, 교육부가 지난달 23일 고시한 2015 중고교<역사과> 교육과정을 분석한 결과, 유관순 관련 내용이 아예 빠져 있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교육부는 이 <역사과> 교육과정 '주요 학습 요소'로 '주체사상'은 두 번 강조했다. 교육부는 <사회과> 교육과정에서도 '주요 학습 요소'로 '주체사상과 세습체제'를 두 번 명시했다. 그러면서도 수천 개에 이르는 중고교 <역사과> 교육과정 '주요 학습 요소'에 유관순을 넣지 않은 것이다.

이 교육과정대로라면 2017년부터 적용될 중고교 <역사>교과서에 유관순 관련 내용을 넣지 않아도 된다. 교사들도 유관순을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

대신 교육부는 2015 초등5·6학년 <사회과> 교육과정에는 유관순을 넣었다. 초등학생용 교과서에는 유관순에 대해 서술하고, 가르치라는 것이다.

교육부가 지난 9월 23일에 고시한 2015 고교<한국사> 교육과정에 실린 '주요 학습요소'.
 교육부가 지난 9월 23일에 고시한 2015 고교<한국사> 교육과정에 실린 '주요 학습요소'.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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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내용은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9년 3월 1일자로 나온 국정교과서인 고교 <국사> 본문에도 없으며, 색인목록에서도 빠져 있었다. 검정제로 바뀌기 전인 2010년쯤까지 마지막으로 사용된 국정교과서인 고교 <국사>에서도 본문 내용과 색인 목록에서 유관순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그동안 역사학자들은 일부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유관순이 빠진 이유에 대해 "필자들이 유관순을 무시한 게 아니라 초중고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각각 서술한 결과"라면서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유관순이 여러 차례에 걸쳐 자세히 실려 있다"고 반박해왔다.

하지만 교육부가 이번 방송광고를 통해 유관순을 국정교과서 추진의 '지렛대'로 삼자, 일부 역사교사들은 "교육부가 자신들 스스로 유관순을 누락시키고, 엉뚱한 광고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 "국정교과서에 유관순 넣으면 문제 없다"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대표는 "교육부 스스로 2017년부터 적용될 중고교 <역사과> 교육과정에 학습요소로 주체사상은 넣으면서 유관순은 빼놓고 국민 혈세로 이런 광고를 공중파로 방영해도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2015 <역사과> 교육과정은 검정을 전제로 만든 것이었고, 국정교과서가 되면 교육과정을 다시 고칠 것으로 본다"면서 "국정교과서를 통해 유관순을 넣으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광고를 만든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 담당 팀장과 연구관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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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에서 발행하는 주간지 <교육희망>의 강성란 기자입니다.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은 교육 소식을 기사화 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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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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