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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지역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꿈의 오케스트라 영주'가 실력 향상을 보여준다는 뜻의 향상음악회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영주지역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꿈의 오케스트라 영주'가 실력 향상을 보여준다는 뜻의 향상음악회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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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도시 영주에서 이런 기회를 갖는다는 게 어렵잖아요, 요즘 아이들보다 엄마인 제가 정말 좋아요"

한국형 엘 시스테마, '꿈의 오케스트라'가 영주의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어설픈 연주 실력이 일취월장 달라지는 모습에 부모들은 12월에 열릴 본 공연을 기다리기 힘들 정도... 말 그대로 꿈의 오케스트라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남미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El Sistema)' 교육철학을 모태로 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도입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이다.

베네수엘라는 엘 시스테마를 통해 마약과 범죄에 노출된 빈민층 아이들에게 음악합주 무상교육을 시켜 아동을 보호하고 꿈을 심어주는 등 사회 변화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엘 시스테마는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며 아동교육과 사회변혁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꿈의 오케스트라 영주' 탄생

우리나라 '꿈의 오케스트라'는 2010년 시범사업을 시작해 2015년 현재 전국에 35개의 거점기관을 두고 운영 중이다. 영주시는 올해 4월 '(사)한국예총 영주지회'가 신규거점 기관으로 선정돼 오케스트라를 향한 지역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고 있다.

'꿈의 오케스트라 영주'는 영주지역 초등학교 3~5학년 학생 50여명을 선발, 오케스트라단을 구성하고 매주 2회(화, 목) 연습한다. 기본적인 음악이론 및 감상수업을 비롯해 파트별 악기수업, 합주수업 등을 통해 연주 실력을 키우고 여름방학 땐 음악캠프를 열어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악기를 처음 다뤄보는 아이들이 모였지만 연습날을 손꼽아 기다릴 만큼 적극적이다. 실력 향상을 선보인다는 향상음악회에서 본 아이들의 모습은 이미 오케스트라 연주자였다.
 악기를 처음 다뤄보는 아이들이 모였지만 연습날을 손꼽아 기다릴 만큼 적극적이다. 실력 향상을 선보인다는 향상음악회에서 본 아이들의 모습은 이미 오케스트라 연주자였다.
ⓒ 김영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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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7일에는 12월에 있을 본 공연에 앞서 그동안 갈고닦은 연주 실력이 향상 됐음을 보여주는 '향상음악회'가 열렸다. 공연시작 전까지 아이들은 긴장하기도 했지만 장난을 치거나 객석에 있는 가족을 찾아 두리번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공연이 시작되자 어느새 아이들은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변신해 있었다. 때론 어설픈 연주 실력에 이상한 소리가 나거나 실수 뒤 당황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하나같이 진지하게 악기를 다루는 모습이 영락없는 오케스트라 연주자였다.

부모가 함께 꾸는 오케스트라의 꿈   

이런 아이들의 모습이 부모로선 대견할 수밖에 없다. 공연이 끝난 뒤 만난 두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향상음악회에서 만난 학부모 엄기남씨(왼쪽)와 허금숙씨(오른쪽). 아이들 이상으로 꿈의 오케스트라를 좋아했다.
 향상음악회에서 만난 학부모 엄기남씨(왼쪽)와 허금숙씨(오른쪽). 아이들 이상으로 꿈의 오케스트라를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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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채영(안정초등 5학년, 플룻 연주), 지영(안정초등 3학년, 비올라 연주) 자매를 꿈의 오케스트라에 보낸 허금숙 씨는 "아이들 이상으로 엄마인 제가 꿈의 오케스트라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녀는 "아이들을 보내기 전까지 악기에 대한 상식이 별로 없었는데 이젠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며 "중소도시 영주에서 오케스트라를 접할 기회가 생겨 문화적 갈증도 많이 해소 된다"고 말했다.

또 단원 모집 당시를 떠올리며 "아이들이 면접을 잘 보려고 연습까지 했을 만큼 적극적이었다"며 "애들이 연습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악기 없이도 연습할 만큼 푹 빠져 있다"고 했다.

첼로를 연주하는 임영채(영주중앙초등 5학년) 양의 어머니 엄기남 씨는 "사실 내가 배우려고 산 첼로가 집에 있는데 여건상 배우지 못하고 보관만 했었다"며 "지금은 영채가 첼로를 배우고 있어 꿈의 오케스트라가 참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만약 아이가 음악을 전공하겠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현재 전공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어 잘 모르겠지만 아이가 음악활동을 원하는 동안은 적극 밀어주고 싶다"고 했다.

12월에 있을 본 공연에 대한 기대도 물어봤다. 허금숙 씨는 "지난 번 보다 연주 실력이 많이 향상된 걸 보니 최종 공연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엄기남 씨 역시 "처음과 비교하면 연주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며 "12월 본 공연 때는 정말 잘 할 것 같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향상음악회 연주가 끝난 직후 '꿈의 오케스트라 영주' 단원인 아이들과 부모, 지도교사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었다.
 향상음악회 연주가 끝난 직후 '꿈의 오케스트라 영주' 단원인 아이들과 부모, 지도교사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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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꿈의 오케스트라 영주'의 음악감독을 맡아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오창근 씨는 "악기를 처음 다루는 아이들이 차츰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라며 "음악을 통해 아이들이 자존감을 갖고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태그:#꿈의 오케스트라, #영주, #엘시스테마, #음악회, #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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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기자, 여우마을 문화콘텐츠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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