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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짜증 나는 여름 더위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러 말복에 다다랐다. 더운 여름에는 이열치열로 보답(?)하는 것이 몸보신의 가장 큰 목표가 아니었는가. 보신탕, 삼계탕 등 고기를 넣고 푹푹 쪄낸 음식들이 인기를 얻을 때가 바로 이런 날이다. 오죽하면 닫았던 삼계탕집도 다시 문을 여는 힘을 보이고, 유명 삼계탕집에는 사람들의 줄로 통통 튀는 국물처럼 사람이 끓어 넘치는 위엄을 보여줄까.

하지만 보신탕은 '개를 끓여 먹는다'라는 원초적인 부담감에, 삼계탕은 봉황을 넣어 삶는지 헛갈릴 정도의 가격부담에 선뜻 망설여지기 마련. 이번 말복 더위를 물리치는 음식에는 순댓국 한 사발이 어떨까. 가격도 비싸야 7000원을 넘지 않고, 1000원만 더 내면 '특' 한 사도, 거기에 또 1000원만 더 보태면 삶은 고기들에 순대 썰어놓은 것까지 헐하게 먹을 수 있는 순댓국 말이다.

순댓국은 열량도 낮다. 밥 한 공기와 같이 먹어도 600kcal을 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은 적당히 들어가 있어 여름에 빠진 힘을 보충하기에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고기도 푸짐히 들어가서 웬만한 집은 한 숟가락에 고기나 순대는 한 점씩 꼭 들어갈 정도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돼지의 내장은 "몸이 허약한 사람의 기를 채워주는 식재료"로 설명하고 있어 힘든 몸을 추스르는 데 안성맞춤.

순댓국은 전국 방방곡곡, 어디를 가던 비슷한 맛을 내지만, 순대에 찍어 먹는 소스처럼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느낌을 낸다. 문제는 특출나게 맛있는 집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 반 이상의 순댓국집에 들어가면 팅팅 불은 순대, '비닐'맛 내장만 자근자근 씹고, 얼마 없는 내장과 머리 고기에 실망하며 일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튼, 이번 복에 몸보신으로 순댓국을 먹을 생각이라면, 하루 날 잡아 차를 끌고 갈 만한 '순댓국 명소'들로 향하자. 특히 이번 말복은 휴가철에 끼어 있으니 주변 관광에도 손색이 없고, 다 먹고 시원해진 입맛 다시며 계곡이나 산 위에서 놀기도 좋으니 말이다. 서울에서 2시간 이내로 갈 수 있는, 또는 서울 시내에 자리 잡은 순댓국 명소 다섯 곳을 정리해 보았다. 팅팅 불어터지기 일보 직전인 순대소 때문에 후회할 일 없는 곳으로 말이다.

서울 가까이에 있는 백암순대, 그 맛에 취하는구나

백암 순댓국이 뚝배기가 아닌 냉면그릇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백암 순댓국이 뚝배기가 아닌 냉면그릇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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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시간 거리의 용인. 우리에게는 수지나 동탄의 신도시로 알려진 곳이 용인이지만, 용인 시내에서 30분 정도만 차를 이끌고 들어가면 자그마한 면 소재지가 나온다. 용인의 최동단이자 안성으로, 또는 진천으로 넘어가다 보면 만나는 이곳은 백암면이다.

백암 순대는 백암 오일장이 우시장까지 갖춘 커다란 시장이었을 때, 내장 위에 경기 남부지역에서 많이 나는 채소를 선지와 섞은 다음 채워 넣어 많은 장터 객들의 배를 채워준 순대라고 한다. 백암이 융성했던 이유는 조선 시대 때부터 영남과 호남에서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 가는 지역으로서 유명했기 때문이다. 또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우시장이 있던 것도 이유로 꼽힌다. 지금도 꽤 큰 규모의 오일장이 매월 1일, 6일, 11일, 16일, 21일, 26일에 열리고 있다.

끝자리 수에 1, 6이 들어가는 날마다 열리는데, 경기 남부권에서는 가장 큰 장이라고 한다.
▲ 백암 5일장의 모습 끝자리 수에 1, 6이 들어가는 날마다 열리는데, 경기 남부권에서는 가장 큰 장이라고 한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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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암면 소재지로 들어와 한 그릇 하던 순대를 보부상들이 한 입맛을 보고, 그 맛에 반해 전국적으로 퍼졌다고 한다. 지금도 전국적으로 퍼진 야채 피순대를 내놓는 순댓집에서, 자신 있게 '백암순대'라는 간판을 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어딘가 순댓국집에 들어가면 먹거리도 단출하다. 순대 정식, 그리고 순대와 모듬고기, 그리고 냉면 그릇에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순댓국. 순대를 입에 넣으면 당면순대와는 다른 아삭함과 시원함에 홀딱 반하게 된다. 국물 역시 시원하고 깔끔한 데다가, 건더기는 푸짐해서 한 숟가락에 고기 한 점씩은 꼭 먹게 된다.

오일장이 열리던 곳답게 순대를 맛있게 내놓는 집은 여러 곳이 있지만, 백암 하나로마트 앞의 'ㅈ'식당이나 'ㅂ'순대가 맛있게 낸다. 바로 앞에 보이는 백암 오일장을 구경해도 좋고, 모듬순대 하나 싸오기 전에 와우정사나 법륜사 등의 사찰, 한백수목원이나 MBC 드라미아 등을 구경해 볼 수 있다. 당일치기 여행을 나쁘지 않게 할 수 있다.

피가 두꺼워 맛 좋은 예천 용궁순대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순댓국을 즐길 수 있다.
▲ 용궁 순댓국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순댓국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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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재미있는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은 이전에 용궁현이 있었던 지역으로 전해진다. 이곳도 특이한 순대가 만들어졌다. 옛 선조들이 영남지역에서 서울로 오를 때 거치던 영남대로의 한복판에 있어 물류가 모였고, 이는 곧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냈다. 용궁 자체가 우시장이 있는 등 상업이 발달했고, 특히 일제강점기 전에는 한 고을의 중심지로 이름을 날렸으니 말이다. 이 순대는 지금도 유명해서 3층 이상 올라가는 건물 하나 없는 이곳에 주말마다 외지의 차들이 꽉꽉 들어차게 만들 정도이다.

우리가 보통 먹는 순대는 소창을 길게 늘어뜨려 그사이에 당면 속을 넣고 만든다. 전문적인 순댓집들은 소창이 아닌 대창을 길게 늘어뜨려 그사이에 채소나 선지 속을 넣고 만든다. 그런데 이곳은 피가 두껍고 맛이 상당히 질긴 막창을 넣어서 만든다. 보통 구워서 먹는 바로 그 돼지 막창이다.

막창이라고 해서 질기거나 씹기 힘들고,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금물이다. 이곳의 순대는 증기로 푹 찌는지라 질기거나 입에 물리지 않는다. 오히려 청양고추를 얹어 먹고, 양념소금에 묻히거나 쌈장에 묻혀 먹는 등의 다양한 맛을 체험할 수 있다. 선지와 섞이면서 쫀득쫀득한 맛을 지닌 찹쌀 속과 함께 즐기기 좋다. 순대 자체도 한입에 꽉 차게 들어갈 만큼 잘라놨기 때문에,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용궁순대는 두꺼운 피를 갖고 있어 더 쫄깃한 맛을 낸다
▲ 용궁순대 모듬 용궁순대는 두꺼운 피를 갖고 있어 더 쫄깃한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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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쪽 음식점에서는 이렇게 오징어 탄구이를 같이 내놓는다.
 용궁쪽 음식점에서는 이렇게 오징어 탄구이를 같이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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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순댓집들은 모두 '오징어 탄구이'라는 메뉴를 낸다. 오징어 불고기를 연탄에 구운 음식인데, 불맛이 적당히 느껴지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특히 여름 보양식 중 하나로 오징어가 있으니만큼, 순대와 오징어 맛을 함께 보면 질깃하게 씹히는 맛 사이로 육즙의 맛이 느껴지면서 힘이 솟을 것이다.

이곳의 유명한 순댓국집은 용궁역 바로 앞에 있는 'ㅂ'식당, 'ㄷ'식당 등이 있다. 특히 주말이나 연휴 때 가면 오랫동안 기다리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식사시간은 피해 가야 더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

용궁 인근에는 관광지도 다양한데, 1박 2일 촬영지로 유명한 회룡포와 그 앞 산자락에 있는 장안사, 그리고 주막이 유명하다. 용궁 읍내 자체도 1970년대의 시골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어 더욱 아름답고, 특히 예쁜 간이역으로 소문난 용궁역이 순댓국밥집이 몰려있는 골목 바로 앞에 있다. 용궁역 안에서는 맛이 좋기로 소문이 자자한 토끼간빵이라는 빵을 파는데, 지명과 연관되어있어 재미있는 빵이다.

탈춤 추고 주린 배 채웠던 '양주 순대'

양주 순댓국은 별도로 올리는 파, 들깨가루, 다대기 등의 고명이 없다. 직접 원하는만큼 올리는 맛이 있다.
 양주 순댓국은 별도로 올리는 파, 들깨가루, 다대기 등의 고명이 없다. 직접 원하는만큼 올리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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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주시 유양동은 이전에는 "양주 목사는 평안 감사와도 바꾸지 않는다"의 어원인 한성 인근의 주변 목, 양주목의 관아가 위치할 정도로 번화한 곳이었다 한다. 이런 양주 관아 바로 옆에서는 별산대놀이가 이루어졌다. 이들이 탈춤을 한바탕 추어내고, 땀 가득한 얼굴에 주린 배를 안고 탈춤을 끝내면 옆에서 폭폭 삶겨 가던 돼지머리가 썰려져 국물과 함께 떡하니 그들 앞에 대령했다고 한다.

여기에 각 가정집에서 밭에서 나는 채소를 폭폭 섞고 선지와 발라내어 다진 돼지 살까지 술술 섞은 다음 창자에 넣어 쪄낸 양주 순대를 썰어 담아내거나 국물에 빠뜨렸다. 돼지머리와 몇 점 안 되는 고기로는 탈춤을 추던 사람들이 모두 먹기 힘들었으므로 국물 안에 갈아 넣었는데, 이것이 지금의 양주 순댓국의 형태로 전해져 온다고 한다.

양주목의 중심지였던 양주 관아의 터. 현재 두 곳의 건물만이 복원되어 있다고 한다.
 양주목의 중심지였던 양주 관아의 터. 현재 두 곳의 건물만이 복원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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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유양동을 관통하는 대로변에는 양주식 순대를 파는 음식점이 바로 앞의 불곡산 자락을 끼고 서 있다. 양주 순대는 야채를 많이 넣어 아삭아삭하고 덜 묵직한 맛이 난다. 특이한 것은 여기에 살짝 익힌 배추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매운맛보다는 상쾌하고 새콤한 맛이 나는데, 이 맛이 자연스럽게 순대 안에 얽혀 들어가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에게는 신기하기만 하다.

탈춤과 함께 계승되어 온 순대라는 점에서 양주 순대는 재미있는 순대다. 양주 순대라는 형태 자체가 유지되어 온 계기도 특별하다. 1995년 양주별산대놀이 보존회원인 유한수씨가 국물에 사골 맛이 나도록 고안해 놓고, 더불어 속의 재료를 고급으로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크게 어필해 놓은 덕분이라고 한다. 양주별산대놀이를 시연하는 날에는 순댓국집 주차장이 미어터질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고들 하니, 가히 무형문화재와 함께 커 온 순대라 할 수 있다.

양주에서 잘한다고 소문난 순댓국집은 모두 유양동에 몰려있다. 양주관아지 바로 아래의 'ㅇ'전통순댓국이 추천할 만하고, 'ㅇ'순댓국전문이나 'ㅇ'토종순댓국도 맛있게 낸다. 밥을 먹기 전에 불곡산을 등산하고 오거나 별산대놀이와 양주 관아지를 구경해도 좋고, 차를 통해 온다면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장흥 계곡에서 한바탕 즐겁게 놀 수도 있다.

전주피순대에 암뽕 한 점 못 먹으면 남도 민초가 아니라오

남문시장의 순댓국 골목.
 남문시장의 순댓국 골목.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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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를 타면 한 시간 반 안에 닿는다. 어느새 심리적인 거리가 팍 줄어든 전라북도 전주. 양반의 고장이자 전통문화 보존의 성지라 불리는 전주는 음식들이 모두 맛있기로 소문이 나 있다. 비빔밥, 백반, 콩나물국밥 등 여러 음식이 있지만 단연 전주만의, 전주를 넘어서 남도만의 특색이 드러나는 음식은 전주 순대다.

다른 부재료를 최소화하고 많은 양의 선지와 약간의 야채, 찹쌀과 돼지 앞다릿살로만 채워낸 피순대가 명물로 사랑받고 있다. 전주라는 도시를 논할 때 꼭 꼽히는 음식 중에서도 특히 전주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음식이다.

전주의 사람들이 타지에 가서 순댓국을 먹을 때 가장 놀라는 것 중 세 가지가 순댓국이 빨간 국물이 아닌 것, 선지가 없는 당면 순대가 순댓국에 담겨 나오는 것, 그리고 나머지 한 가지는 '암뽕'이라는 부위가 없다는 것이라고 한다. 암뽕은 돼지의 자궁을 일컫는 방언인데, 쫄깃하고 보들보들해서 씹는 맛이 일품이다.

전주의 모듬순대에는 암뽕이 나오는데,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전주의 모듬순대에는 암뽕이 나오는데,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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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국물의 전주 순댓국이 모습을 드러냈다.
 빨간 국물의 전주 순댓국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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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하게 나오는 순댓국은 흡사 다진 양념(다대기)을 미리 풀어놓은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하지만 매콤한 맛이 따로따로 놀지 않고 국물 맛에 배어 들어 단골들은 오히려 이 맛이 더 좋다고들 한다. 밑반찬은 전주답지 않게 상추 겉절이, 깍두기가 전부지만 전형적인 남도식 절임의 맛에 밑반찬도 먹는 맛이 쏠쏠하니 좋다. 한 그릇을 다 먹고 나서 시장통을 나와 전주를 바라본다면 전주 토박이가 된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전주 순대의 중심지는 단연 전주 남문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풍남문을 지나 골목 사이로 들어서면 남문시장이 나오는데, 이곳의 'ㅈ'순댓국이 가장 유명하다. 전북은행 인근 'ㄱ'피순대, 호성동 농협 건너편의 'ㅎ'순대도 맛있는 순댓국을 낸다.

전주의 관광지 대부분이 시내 곳곳에 다닥다닥 붙어 있어 관광하기도 좋은데, 경기전을 비롯해 전주 풍남문, 객사, 한옥마을을 둘러봐도 좋고, 청년들의 창업장소로 유명한 남문시장 자체를 둘러봐도 좋다. 한국 최초의 다방이라 불리는 곳 역시 전주에 있어 옛 향수를 떠올리기는 좋을 것이다.

멀리 갈 자신 없다면 낙원상가 순댓국거리로

헐한 가격에 부담없이 갈 수 있는 곳이다.
▲ 한 그릇 든든하게 나오는 낙원상가 순댓국 헐한 가격에 부담없이 갈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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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통 순댓국밥은 시장에 가지 않게 된 사람들의 기억을 타고 새로운 먹거리로 변모했다. 바로 깔끔한 외관의 음식점에서 뚝배기에 정갈하게 담겨 밥과 따로 나오는 '순댓국밥 프랜차이즈'가 그렇다. 하지만 순댓국을 먹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여전히 순댓국은 시장표 순댓국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건더기도 많고, 맛도 더 진하다. 그런 거리가 서울 한복판에 남아있다는 말을 하면, 대부분 사람은 놀란다. 낙원동 순댓국거리가 바로 그런 곳이다.

서울 종로2가에서 삼일교를 등지고 바라보면 보이는 커다란 건물인 낙원상가는 악기의 성지라고도 불린다. 1968년 지어져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큰 악기 단지로 성장해 왔다. 최근에는 노인들이 저렴한 음식을 찾기 위해 많이 찾는 곳이 낙원동 일대가 되었다.

이곳의 순댓국은 단돈 4000원밖에 하지 않는데, 그것도 한 집이 아니라 순댓국 거리의 모든 집이 그런 헐한 요금을 받는다. 순대를 직접 썰고, 머리 고기를 잘라 한 입 크기로 조각내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순댓집들의 이름도 정겹다. 전북집, 충남집, 우리집 그리고 허리우드 등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이름들이 가득하다.

바삐 쓸어내는 순대들에 정신차리고 바라보면 이미 한 그릇의 완성된 국밥이 눈 앞에 드러나있다.
▲ 낙원동 순댓국거리 바삐 쓸어내는 순대들에 정신차리고 바라보면 이미 한 그릇의 완성된 국밥이 눈 앞에 드러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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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흠이 있다면 가게 앞이 시장통 골목만큼 정돈되지 않은 것이다. 특히 돼지 냄새가 강하게 느껴지는지라 사람에 따라서는 비위가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냄새만 적응된 다음, 국밥집 안에 들어와 국밥 한 사발을 먹으면 시원한 맛에 놀라는 게 한 번, 헐한 가격에 한 번 더 놀란다.

낙원동 순댓국 거리는 찾아가기 약간 어려운 위치에 있다. 종로2가 사거리에서 낙원동 악기 상가 쪽으로 걸어 올라와 오른편을 바라보면 작은 골목 쪽이 나 있다. 그쪽으로 들어가 호남매장 앞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순댓국 거리가 나온다. 이 순댓국 거리의 어떤 집을 들어가던, 내장의 종류나 다진 양념의 유무 등 미미한 차이를 빼면 순댓국을 비슷비슷하게 낸다.

낙원 상가에서 위쪽으로 올라가면 인사동 거리와 안국동이 나오고,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종로와 청계천이 나오기 때문에, 하루 동안 시내에서 지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태그:#순댓국, #순댓국밥, #보양식, #말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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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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