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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도우미 엄마들의 초롱초롱한 배움의 열정이 대단하다~
▲ 초등학교 도서관을 찾아가다 사서도우미 엄마들의 초롱초롱한 배움의 열정이 대단하다~
ⓒ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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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도 어느덧 여름의 중간을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계절의 변화와 함께 기온의 변화가 너무 많습니다. 한동안 아이들 얼굴보기가 힘들었는데 이번 주부터는 아이들이 많이 찾아와서 기분은 좋습니다. 그래도 안심하긴 이르지만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들은 도서관 선생님들이 먼저 말하기 이전에 '손 세정제'를 향해 달려갑니다.

"이거 바르고 들어가자~"
"왜?"
"발라야 한대~"

세 살짜리 꼬마들도 엄마한테 발라달라고 조릅니다. 그런 모습들이 대견하고 씁쓸한 마음까지 갖게 합니다. 빨리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가 예전처럼 평온한 일상을 맞았으면 합니다. 그러고 보니 올해도 반이 훌쩍 지나가버렸네요. 정말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왔습니다. 도서관선생님들은 물론 제 개인적으로도 작년 하반기부터 하던 공부가 있었는데 이번에 모두 마쳤습니다.

각 지자체 도서관마다 있던 '사서도우미 교육과정'과 겹쳐서 <도서보수팀>, <빅북구연팀> 선생님들과 교육 강의 다닌다고 참 분주했었던 시간들이 지나고 나니, 몸살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조금 여유를 부릴까 했더니 느닷없이 학교도서관에서 도서보수팀의 훼손도서 보수법에 대한 교육을 해달라고 요청이 왔습니다. 사서도우미 교육과정을 하면서 잠시 배웠던 책 보수법에 대해 좀 더 배워보고 싶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처음 도서보수팀이라고 이름을 짓고 활동하면서 지역의 열악한 학교 도서관에 뭔가 보탬이 되는 일을 하자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사실 학교 도서관으로 봉사활동을 나가는 게 드물었지요. 

배움과 가르침의 행복한 시간~
▲ 우리학교 도서관 망가진 책~고쳐요~ 배움과 가르침의 행복한 시간~
ⓒ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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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들~이번에 교육 끝나고 나니 학교도서관 사서도우미 엄마들한테서 전화가 많이 오네요~"
"이제야 이런 것도 있구나 싶어서 오나 보네요~"
"그러게요~일정은 서로 맞춰서 잡아야겠지만 바빠지겠네요~"
"그래도 우리가 올해는 뭔가 뜻한 바대로 학교도서관으로 가길 원했으니 다행이네요~"
"쪼매 힘들긴 하겠지만 일정 잡아서 함 나가 보입시더~"

세 군데의 초·중학교 학교도서관과 일정을 잡았습니다. 요즘 바쁜 생활을 하고 있는 <도서보수팀> 선생님들이 뭐라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낍니다. '찾아가는 책 병원'이 이제야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기대와 관심으로부터 도서관활동의 의미를 되찾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이지 모든 걸 얻은 것 처럼 기분이 좋습니다. 

'찾아가는 책 병원'으로 인근 초등학교 도서관으로 첫 봉사활동을 나가는 날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도서관에 모인 선생님들은 며칠 전에 챙겨둔 각자 보수용품이 든 바구니를 챙겼습니다. 매번 도서보수 활동을 나가면서 한두 가지는 빠트리는 게 정석(?)처럼 돼 버렸는데 각자 개개인이 모둠별로 가르쳐 줄 보수용품 바구니를 만들어 들고 나가자고 제안을 했더니 얼마 전엔 모임하면서 그렇게 바구니를 따로 구분해서 준비해 두었지요.

고마움을 대신해 맛있는 떡과 차를 준비해 주셨어요~
▲ 첫 만남~간단한 인사로 시작합니다~ 고마움을 대신해 맛있는 떡과 차를 준비해 주셨어요~
ⓒ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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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바구니를 만들어 모둠별 설명을 해주는 게 효율적이고, 뭐 빠트리는 것 없이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지난 날, 교육가면서 너무 빠트린 게 많아서 쫌 그랬어요~"
"그랬죠~이제 우짤겁니꺼~샘들도 이제 나이 먹고 있는 건데~받아들여야죠~"
"그래 생각해 주면 저희가 고맙구요~ㅎㅎ"

초등학교는 학부모사서도우미가 잘 결성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마침 많은 엄마들이 학교도서관에 나와 있었습니다. 도서관에 봉사활동을 나가면서 망가진 책들에 대한 고민이 커졌습니다. 그것들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는데 우연히 저희 도서관에 책 수선하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걸 알고 연락을 했다는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회에 걸친 망가진 책을 치료하고 돌아왔습니다.

공공도서관이든 작은도서관이든 그곳에서 하는 활동들은 많습니다. 도서관은 책이 우선이고, 책이 없다면 도서관이 도서관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책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책은 인생의 값진 의미를 갖게 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모두에게 꿈을 갖게 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를 전해주는 것이 되는 거지요.

책이 그 역할을 다 완수하지 못하고 찢어지고 훼손되어서 방치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도서관의 의미를 잊고 지나쳐 버리는 큰 실수를 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헌 책이 새 책으로 새롭게 탄생되어 다시 그 책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전해주는 것이야말로 그 무엇과도 대신 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월간지<전원생활>에 소개되었어요~
▲ 환한 미소만큼 마음도 아름다운 도서보수팀~ 월간지<전원생활>에 소개되었어요~
ⓒ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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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당분간 '찾아가는 책 병원'이 바빠질 것 같습니다. 찾아와서 고치는 책도 중요하지만 이런저런 여건으로 올 수 없는 까지 찾아가는 책 병원이 있기에 오늘도 도서관 아이들은 행복합니다.


태그:#도서보수팀, #학교도서관, #사서도우미, #봉사활동, #꽃바위작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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