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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2013년, <오마이뉴스>는 '마을의 귀환' 특별기획을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위험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대안으로 마을공동체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마을의 귀환 시즌2는 '1인가구 공동체'에 주목합니다.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1인가구와 마을공동체, 언뜻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요. '1인가구'와 '공동체', 나아가 '마을'의 만남은 가능할까요. '탈고립', '탈가족주의', '탈자본주의', '탈도시'... 1인가구를 위한 마을사용설명서, 지금 공개합니다. [편집자말]


서울 열 번, 제주 네 번, 인천·청송·완주 한 번씩. 지난해 10월부터 1인가구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만나러 전국을 누볐다.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20년 넘게 혼자 살아온 그를 만나기 위해서다.

<오마이뉴스>는 29일 '1인가구, 마을과 만나다' 기획을 마무리하며 '1인가구 사회학자' 노명우(49) 아주대 교수를 서울 중구 자택에서 만났다. 그는 유학을 위해 가족을 떠난 28살 이후 혼자 살고 있다. 지난 2013년, '고독한 사람들의 사회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저서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내기도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사회에 1인가구를 바라보는 편견이 있다고 진단했다. 1인가구를 두고 '왜 이혼했냐', '성격에 문제 있냐'는 등의 핀잔 같은 것이다. 그는 이 같은 편견으로는 '대세'가 된 1인가구 현상에 대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1인가구 증가는 중립적인 사회 현상"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국가가 국민인 이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연대와 협력. '1인가구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가 내놓은 대답이었다. 그는 "서로의 연대를 통해 1인가구의 부족함을 보완할 수 있다"면서 "개인이 국가에 자신들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1인가구의 연대가 "희생 정신을 바탕에 둔 연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자신의 필요에 의한 연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연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혼자 살고 있는 그에게 '미래에 1인가구를 벗어날 수 있지 않나'라고 질문하자  웃으며 답했다.

"모르죠.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게 인생살이잖아요."

다음은 노명우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1인가구? '인생 잘못 살았냐'는 편견 있다"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의 저자인 노명우 아주대 교수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자택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인가구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서로의 연대를 통해 1인가구의 부족함을 보완할 수 있다"면서 "개인이 국가에 자신들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의 저자인 노명우 아주대 교수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자택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인가구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서로의 연대를 통해 1인가구의 부족함을 보완할 수 있다"면서 "개인이 국가에 자신들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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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오마이뉴스>에서는 많은 1인가구들을 만났다. 1인가구인 이유는 저마다 달랐지만 통칭하자면 책에 나온대로 '어쩌다 보니'였다. 노 교수도 어쩌다 보니 1인가구가 됐나.
"28살에 유학을 떠난 뒤부터 20년 넘게 혼자 살게 됐다. 어릴 때부터 혼자서도 잘 놀았다. 게다가 해야하는 일 자체가 혼자 하는 일이다. 책보고 글쓰는 일은 누군가와 같이 할 수 없다. 혼자 보내는 시간은 결핍보다 생산의 시간이었다."

- 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 재생산 등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1인가구를 왜 사회적, 정책적으로 지원해줘야 하는지 논란도 있다.
"우리사회는 1인가구와 관련해 편견이 있다. 1인가구가 성격적 결함이 있다거나 '인생을 잘못 살았다'거나 '이혼을 왜 했나'하는 식의 편견 말이다. 편견을 깔고 이 문제에 접근하면 합리적인 해결책을 기대할 수 없다. 1인가구 증가는 중립적인 사회 현상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가 국민인 1인가구에게 필요한 정책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한국사회는 제도나 규범이 가족 단위에 맞춰서 설계돼 있고 그렇게 굴러가고 있다. 사회는 결혼, 출산으로 4인 가족을 이루길 바라고 있다.
"가족은 절대적인 선인가.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가족은 완전하지 않다. 동전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가족이 있기에 가족 구성원이 보호받을 수 있는 울타리가 될 수 있다. 반면 누군가에게는 정서적, 경제적인 족쇄가 될 수 있다. 아동 폭력, 아내 폭력,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 1인가구가 되는 이유가 자발적 요소가 크다고 생각하나. 비자발적인 외부 요소가 크다고 생각하나?
"1인가구 발생 이유, 연령대마다 다르다. 2030세대 1인가구를 개인의 문제로 환원할 수 없다. 취업난, 비정규직, 저임금 등 경제 불안정성이 이 세대의 1인가구 비율을 높게 만든다. 노년층의 1인가구는 남녀 평균 수명의 차이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남녀 수명이 8년 정도 차이난다. 운명적으로 1인가구가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1인가구가 된 이유가 사회적, 환경적, 외부적 요인이기 때문에 국가가 나서서 관심을 가져야할 것 같다."

- 책에서 능력 없는 사람이 1인가구가 되는 것을 '지옥'이라고 했다.  
"가족의 기능 중에 하나는 가족 안에서 구성원 사이의 비시장적 서비스 교환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무상으로 서비스를 해준다. 주부가 밥을 차린다고 해서 돈을 받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1인가구는 비시장적 서비스 교환이 불가능하다. 대신 1인가구는,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생활비 증가로 이어진다.

또 가족의 경우, 구성원 사이에 경제적 부조(扶助)의 기능이 있다. 가족 구성 중에 하나가 일자리를 잃었다고 해도 다른 구성원의 수입으로 보완할 수 있다. 1인가구는 한 명이 경제적 능력을 상실하게 되면 가구 전체의 능력 상실이다. 굉장히 위험하다. 1인가구는 완충작용, 보호막 같은 게 없다. 그래서 1인가구가 실업 등의 위기 상황이 되면 지옥이 된다는 뜻이다."

- 책에서 이 지옥을 벗어나게 해주는 게 연대라고 표현했다. 
"1인가구 사이에도 협력과 연대가 중요하다. 1인가구의 부족함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의지에 의한 연대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개인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지속 불가능하다. 개인이 국가에 자신들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요구가 제도화되면 사회 복지 정책들이 만들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 사이의 연대와 국가에 의한 제도라는 두 가지가 상호 보완을 해야 한다."

- 연대의 가능성을 카카오톡, 페이스북 같은 SNS가 높여주기도 한다.
"SNS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협력의 틀을 제공해준다. 그게 낙관적인 가능성이다. 비관적으로는 SNS가 자신이 연대하고 있다는 환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SNS는 연대의 출발점이지 끝이 아니다. 그 지점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시장적 관계를 벗어나는 연대의 전략 필요하다"

 노명우 아주대 교수는 1인가구의 증가 요인에 대해 "2030세대의 1인가구는 취업난, 비정규직, 저임금 등 경제적 불안정성 이유이고, 노년층의 1인가구는 남녀 평균 수명의 차이 때문이다"며 "국가가 나서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명우 아주대 교수는 1인가구의 증가 요인에 대해 "2030세대의 1인가구는 취업난, 비정규직, 저임금 등 경제적 불안정성 이유이고, 노년층의 1인가구는 남녀 평균 수명의 차이 때문이다"며 "국가가 나서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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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가구가 더 잘 살기 위한 연대의 방식은 어떻게 가능할까.
"삶을 운영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절대적인 소득을 늘리는 방법과 돈을 매개로 상품을 받는 '시장적 관계'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 1인가구의 대부분은 절대적 소득을 늘려서 미래를 대비하고 삶을 꾸려가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삶은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돈을 더 벌기 위해 경쟁해야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 소득이 늘어도 시간이 없어서 연대의 삶은 꾸리지 못한다.

소비중심의 시장적 관계를 줄이는 것은 관계망을 통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전북 김제에 있는 '언니네텃밭'에서 꾸러미 야채를 배달받는다. 개인적인 친분도 없고 만난 적도 없지만 로컬푸드를 위해서 도시에 사는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연대라고 생각한다.

1인가구는 자율성이 많다.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특별히 수행해야할 책임감이 없으니 내 의지와 욕구에 충실할 수 있다. 시장적 관계를 벗어나서 이 시대의 사람들과 보다 더 연대와 협력의 시스템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 예전에는 1인가구가 폐쇄적이고 개인적이었다. 요즘은 사람들과 연대하고 관계맺기에 적극적인 것 같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1인가구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게 무엇인지 알기 시작했다. 이걸 좀 더 확장시켜서 자신의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볼 필요가 있다. 희생 정신에 기반한 연대를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수준에 맞게, 자기 필요에 의한 연대를 찾아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1인가구의 연대는 자기 희생이 아니라 물질적 필요에 의한 결합이어야 한다."

- 혼자산다는 것에는 두려움과 불안이 존재한다. 선배 1인가구로서 후배 1인가구에게 잘 살기 위한 조언을 한다면?
"1인가구이기 때문에 사회, 정책적인 관심이 있어야 한다. 왜나하면 1인가구가 가장 겁나고 무서운 고민이 '아프면 어떻게 어떡하지'다. 즉 가족이 있어서 누군가 해결해줄 수 없기 때문에 국가나 정책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가족이 있으면 옆에서 간병을 해줄 수가 있다. 혼자 살다가 언제든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국가가 실업자에게 무엇을 해주는지 이런 것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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