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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옥 이사장
 강명옥 이사장
ⓒ 이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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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여성미디어클럽(KWMC, 아래 여성미디어클럽)은 '평화와 통일'이란 주제를 가지고 한국국제개발연구소 강명옥 이사장을 만났다. 지난 5월 4일,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그녀에게 남북평화통일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 2007년 설립한 한국국제개발연구소는 한국정부가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Offical Development Assistance)와 관련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프로젝트의 사전조사, 수행, 평가, 연구, 교육 등의 국제 개발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오랜 기간 국제개발협력 업무를 해 온 강명옥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몇 십 년에 걸쳐 개발도상국을 도운 경험이 장차 통일의 시대가 도래 할 때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인권도 중요한 문제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 전공과 정치외교학 부전공을 살려 대학 졸업 후 다양한 기관에서 국제 협력 업무를 수행한 강 이사장은 <북한 인권과 국제사회 : 개선전력과 비교분석>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북한법연구회'에 참여해 후세대에게 통일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민족이 하나'라는 전제하에 통일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전환과 이를 수용하는 적극적 태도의 방안을 강조해 오고 있다.

우선 강 이사장은 북한의 인권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북한 인권은 매년 유엔 인권위원회의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으며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북한인권법을 제정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안이다.

강 이사장은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는 인권 침해 문제는 유엔은 물론 북한인권법을 다루는 여러 나라에서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며 "북한은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에서 더욱 강하게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탈북민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과 국민의 태도도 지적했다. 강 이사장은 "우리나라에 현재 들어와 있는 약 3만 명의 탈북민이 함께 잘 살아가느냐(얼마나 정착을 잘하느냐)가 향후 통일 한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무엇보다 국민의 태도에서 북한과의 연계가 많은 조선족을 포함한 다문화 가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전환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조선족들이 북한 사람들한테 하는 이야기가 '통일되면 너희는 3등 국민이 될 것이기에 너희가 잘 살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라'라고 했다고 한다"며 조선족의 입을 통해서 들어가는 한국의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전했다.

또 남북관계에서 문화와 환경의 큰 차이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같은 방향으로 향해야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여러 분야의 통일이 이뤄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탈북민을 우리의 가족으로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강 이사장은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중간 역할자로 지난 몇 년간 세계 경제 불황으로 여러 선진국들이 지원을 축소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계속 확대하고 있어 국제사회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발전 경험을 적용한 다양한 분야의 기술, 행정제도 등을 전수해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에 걸맞게 우리 속의 구성원을 대하는 의식수준도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사례, 벤치마킹 통해 배워야

그는 통일의 벤치마킹 모델인 동서독 통일의 사례를 제시하며 "동독 체제가 무너지면서 자연스럽게 통일 됐음에도 불구하고 20년이 넘은 지금도 서로 간 감정의 골이 해소되지 않아 상처를 남겼다"고 밝혔다. 그 원인을 서독과 동독의 경제적 격차 등에 의한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갈등으로 풀이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동서독은 통일되기 전 민간차원에서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했다. 이에 반해 현재 한국은 자유롭지 못한 왕래와 제한적인 북한의 정보 등이 통일에 있어서 충격으로 다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민족이 하나다'라는 인식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인식이 많이 열리고 수용할 수 있는 태도를 길러야 할 것을 제안했다.

강 이사장은 통일문제와 남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일부에서 몇 십 년째 전문가들이 통일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나, 학교에서의 민족과 역사 등 통일에 관한 기본적인  교육이 부족한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매년 젊은이들을 상대로 '통일을 원하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왜?'라는 여론조사를 계속 하고 있는데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통일비용이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원하지 않는다'는 통계가 나온다"며 "어쩌면 반만년 역사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그런 것 아닌가, 기본적인 교육이 안 돼서 그런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 이러한 역사 교육이 교과과정에 필히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과목수가 많다는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협의가 진행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그리고 현재 남북관계가 소원한 틈을 타 중국, 러시아 등이 북한과의 경제교류를 확대하면서 지하자원을 개발하는 것에 대한 심각성을 꼬집으며 대북 활동을 했던 국내 NGO들은 지금 거의 북한 활동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정치적인 문제들은 민감하고 어느 한쪽도 양보하기 힘든 사항들이라 쉽게 풀리기 어렵다 하더라도 경제 사회 문화적인 교류는 가능한 끊지 말고 꾸준히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어려운 난간 속에서도 강 이사장은 "동서독이 통일이 될 때도 때가 되니까 어느 한 순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듯 한국도 모든 게 준비되고 목이 찼을 때는 한꺼번에 하나로 되는 과정이 열리지 않을까요"라며 항시 통일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을 당부했다.

강 이사장은 "경제 사회 문화가 교류가 어떤 이유에서든 끊어지지 않고 활발하게 이어지는 1단계, 경제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2단계, 마지막으로 정치적으로 하나라고 선언하는 3단계"가 통일의 모델이라고 말했다.


태그:#북한인권, #한국여성미디어클럽, #강명옥 이사장, #한국국제개발연구소, #코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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