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To Infinity` 표지

`#1 To Infinity` 표지 ⓒ 소니뮤직코리아


팝 음악계의 '디바' 머라이어 캐리가 데뷔 25주년을 맞아 신곡 및 자신의 '넘버원 히트곡'을 모은 기념 음반을 발표한다. 오는 18일 전 세계에서 동시에 공개되는 <넘버원 투 인피니티(#1 To Infinity)>는 그동안 미국 빌보드 Hot 100 차트에서 1위에 오른 18곡과 새 노래 '인피니티'를 모은 편집 음반이다.

이미 지난 1998년 한차례 유사한 선곡의 <넘버원스(Number 1's)>를 내놓았지만, 이번엔 그 이후 시기인 2000년대 1위 곡들까지 아우르는 히트곡 모음집이다.

20살의 어린 나이에 데뷔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음악계를 평정하며 일찌감치 톱스타의 자리에 올라선 그녀는 이후 이런저런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까지도 인기 순위를 석권하며 최고의 여가수로서 군림해왔다.

머라이어 캐리처럼 20~3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음반, 공연 시장에서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여성 뮤지션은 마돈나, 셀린 디온 정도에 불과하다. 그동안 발표한 히트곡을 통해 탁월한 가창력과 빼어난 미모, 작곡 솜씨를 보여준 머라이어 캐리의 지난 25년을 되돌아보자.

새로운 전설의 탄생

 1집 `Mariah Carey` 표지

1집 `Mariah Carey` 표지 ⓒ 소니뮤직코리아


1. 'Vision of Love'(4주간 1위, 1990년)
2. 'Love Takes Time'(3주간 1위, 1990년)
3. 'Someday'(MTV Unplugged version) (2주간 1위, 1991년)
4. 'I Don't Wanna Cry'(2주간 1위, 1991년)
5. 'Emotions'(3주간 1위, 1991년)
6. 'I'll Be There'(MTV Unplugged version) (2주간 1위, 1992)


1988년, 신인 가수 브렌다 K 스타의 백업 보컬리스트로 음악계에 뛰어든 머라이어는 데모 테이프만으로 가능성을 엿본 컬럼비아 레이블의 CEO 토미 모톨라의 과감한 결단에 힘입어 1990년 데뷔 앨범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를 내놓게 된다.

당시 휘트니 휴스턴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프로듀서 나라다 마이클 월든, 월터 아파나시에프 등 뛰어난 제작진이 대거 참여한 이 음반에서 머라이어 캐리는 '비전 오브 러브(Vision Of Love)'를 비롯해 여가수 최초로 연속 4곡의 넘버원 싱글을 탄생시키며 현재까지 무려 900만 장 이상(미국 기준)을 팔아치웠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그녀는 생애 첫 그래미상(신인상, 팝여성 보컬 부문)를 받기도 했다.

1991년 이른바 '돌고래 보이스'로 음악 팬들을 경악시켰던 타이틀곡 '이모션스(Emotions)'를 내세운 2집에선 총 3곡의 Top 5 히트곡을 배출했지만 워낙 전작의 인기가 높았던 탓에 절반 이하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소포모어(2년 차) 징크스를 맞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머라이어 캐리는 1992년 팝 음악계에 언플러그드 붐을 일으킨 인기 프로그램 < MTV 언플러그드 >의 공연 실황을 담은 동명의 미니 음반에서 탁월한 라이브 실력을 선보이며 결코 반짝 가수가 아님을 증명해냈다. 수록곡 중 잭슨5의 곡을 리메이크한 '아일 비 데어(I'II Be There)'는 원곡 못지않은 사랑을 받으며 그녀의 6번째 넘버 원 히트곡이 되었다.

절정의 인기...2연속 1000만장 음반 판매 신기록

 4집 `Daydream` 표지

4집 `Daydream` 표지 ⓒ 소니뮤직코리아


7. 'Dreamlover'(8주간 1위, 1993년)
8. 'Hero'(4주간 1위, 1993년)
9. 'Fantasy'(Bad Boy Fantasy featuring O.D.B.) (8주간 1위, 1995년)
10. 'One Sweet Day'(featuring Boyz II Men) (16주간 1위,1995~1996년)
11. 'Always Be My Baby'(2주간 1위, 1996년)


1993년~1996년까지 근 4년 정도의 기간은 머라이어 캐리 최고의 시기로 봐도 무방하다. 이무렵 내놓은 정규 음반 <뮤직박스(Music Box, 1993년)> <데이드림(Daydream, 1995년)>은 미국에서 2장 연속 다이아몬드 어워드(미국 음반산업협회 RIAA의 1천만 장 판매 인증)를 수상했는데, 여성 가수로는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여기에 1994년 작 크리스마스 캐럴 음반 <메리 크리스마스 (Merry Christmas)>도 500만 장 이상을 판매하는 등 3장 합계 2500만 장 이상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나타냈다.

특히 이들 음반에서 싱글로 발표된 히트곡은 '장기 집권'으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톡톡 튀는 멜로디의 '드림러버(Dreamlover)'로 8주 동안 1위를 차지하더니, 1995년 대미를 장식한 보이즈투맨과의 합작 발라드 '원 스위트 데이(One Sweet Day)'는 무려 16주간 정상에 오르며 빌보드 역사상 최장 기간 1위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혼, 소속사 변경...가수 생활의 위기?

 `글리터` 사운드트랙 표지

`글리터` 사운드트랙 표지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12. 'Honey'(3주간 1위, 1997년)
13. 'My All'(1주간 1위, 1998년)
14. 'Heartbreaker'(featuring Jay-Z) (2주간 1위, 1999년)
15. 'Thank God I Found You'(featuring Joe & 98 Degrees) (1주간 1위, 2000년)


정규 6집 <버터플라이 (Butterfly, 1997년)>와 7집 <레인보우(Rainbow, 1999년)>는 비록 미국 시장에서 전작들의 절반 이하의 판매고(각각 500만 장, 300만 장)를 올리는 데 그쳤지만 여전히 인기 팝스타로서의 명성을 유지하는 데에는 무난한 작품이었다.

머라이어 캐리는 백인 팝 발라드 스타일의 요소를 많이 줄이고, P 디디, 제이Z, 저메인 듀프리, 미시 엘리엇 등 힙합 뮤지션을 대거 프로듀싱, 작곡, 듀엣 파트너로 내세워 흑인 음악의 색채를 더욱 강화했다. 1998년 남편 토미 모톨라와의 이혼을 계기로 10년 가까이 협력했던 컬럼비아 레이블과의 인연은 여기서 마감됐다.

2001년엔 영화 <글리터>의 주연을 맡았지만 그해 최악의 여배우에 선정됐을 만큼 혹평을 받았고, 영화와 사운드트랙 모두 흥행에서 실패했다. 여기선 흑인 R&B 밴드 카메오와 협연한 '러버보이'(빌보드 차트 2위)로 겨우 체면 유지를 했다. 그러나 이듬해 발매된 9집 <참브레이스렛(Charmbracelet)>에선 단 한 곡의 Top 40 히트곡도 배출하지 못하는 참담한 실적을 거두고 말았다.

잇단 음반의 실패가 이어진 탓에 새롭게 이적한 EMI 레이블에서 '방출'되면서 머라이어 캐리의 가수 생활 역시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제2의 전성기...솔로가수 최다 빌보드 1위곡 배출

 10집 `이맨시페이션 오브 미미` 표지

10집 `이맨시페이션 오브 미미` 표지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16. 'We Belong Together'(14주간 1위, 2005년)
17. 'Don't Forget About Us'(2주간 1위, 2005년)
18. 'Touch My Body'(2주간 1위, 2008년)

지난 2005년 발표한 10집 <이맨시페이션 오브 미미(The Emancipation of Mimi)>는 머라이어 캐리의 건재를 과시하는 역작으로 손꼽을 만한 음반이었다. 넬리, 퍼렐 윌리엄스, 넵튠스 등 당시 미국 R&B, 힙합 무대를 장악한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통해 가장 트렌디한 팝 음악으로 대중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중견 가수의 음반답지 않은 높은 판매량(600만 장)외에 2곡의 싱글이 빌보드 Hot 100 차트 1위에 오르며 만만찮은 성적을 올렸다.

특히 '위 빌롱 투게더(We Belong Together)'는 기존 CD에서 다운로드, 스트리밍으로 음반 시장이 변화하는 시점에선 보기 드물게 14주간 정상을 차지했다.     

여세를 몰아 2008년 11집 <E=MC²>에서도 섹시한 사운드의 싱글 '터치 마이 바디(Touch My Body)'가 생애 18번째 1위 곡이 되면서 그녀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함께 가장 많은 빌보드 넘버원 히트곡을 배출한 솔로 뮤지션에 이름을 올렸다. 오랫동안 1위를 차지(총 79주 정상 등극)한 가수의 자리 역시 현재까진 두 사람의 몫이다.

지난 25년의 정리...새로운 시작

 신곡 `인피니티` 싱글 표지

신곡 `인피니티` 싱글 표지 ⓒ 소니뮤직코리아


19. 'Infinity'(2015년 신곡)

지난달 선 공개된 신곡 '인피니티(Infinity)'는 에릭 허드슨, 테일러 팍스 등 20대 젊은 작곡가들과 협력해 만든 미드 템포 R&B 곡이다. 한창때 같은 엄청난 고음역대의 보컬은 아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활기 넘쳐 보인다. 비록 그녀의 통산 19번째 1위 곡이 되기엔 힘겨워 보이지만(지난 7일 자 빌보드 차트 82위로 첫 진입) 이름값에는 부합되는 신곡이다.

또 다른 'R&B 디바' 휘트니 휴스턴(2012년 사망), 토니 브랙스턴 등이 지금의 음악계에선 잊힌 이름이 된 반면, 머라이어 캐리는 LP 시대의 끝자락에 등장해서 CD 시대를 석권하고 디지털 음악이 판을 치는 21세기에도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여성 가수로서 위대함을 칭찬받아 마땅한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는 없지만 지난 25년간 우리의 마음을 적셔준 그녀의 노래는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머라이어 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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