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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드림걸즈’가 6년 만에 관객들을 다시 찾았다.
 뮤지컬 ‘드림걸즈’가 6년 만에 관객들을 다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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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백여 편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장르와 좌석에 따라 관람권의 가격차가 큰 데다 영화에 비해 고가의 지출을 동반하는 만큼 공연을 선택하는 기준은 훨씬 까다로울 터, 본지 기자가 직접 관람한 공연을 대상으로 별점(5점 만점)을 매겨 관객들의 수고를 조금이나마 덜고자 한다. 아래 별점은 지난 두 달여의 여정을 뒤로한 채 오는 25일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드림걸즈>를 토대로 작성됐다.

작품 흥미도 ★★★☆

2009년 초연 당시 한미 합작 프로젝트로 제작된 뮤지컬 '드림걸즈'가 데이비드 스완 연출, 원미솔 음악감독, 오필영 무대디자이너, 이우형 조명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신춘수 사단의 합으로 관객들을 다시 찾았다. 6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드림걸즈'의 변신은 초연의 추억을 떠올리는 관객들과 이를 놓친 아쉬움을 간직한 관객들을 함께 아우른다.

나아가 2006년 비욘세 놀즈와 제니퍼 허드슨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던 동명의 영화 덕분에 타 작품보다 인지도 측면에서 우위를 점한다. 그러나 같은 스토리와 음악이라 하더라도 영화와는 분명 다른 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만족감을 얻고자하는 관객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스토리 공감도 ★★★★

'꿈(Dream)'은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마음을 묘하게 간질이는 힘을 가지고 있는 단어다. 그래서인지 순수하고 열정적인 데다 실력까지 갖춘 드리매츠(The Dreamettes)의 명랑한 소녀들이 사랑과 우정, 질투와 배신, 성공과 좌절 속에서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커티스(김도현)와 지미의 욕망은 드리매츠의 스토리를 보다 극적으로 끌어가며 쇼 비즈니스의 빛과 그림자를 조명한다.
 커티스(김도현)와 지미의 욕망은 드리매츠의 스토리를 보다 극적으로 끌어가며 쇼 비즈니스의 빛과 그림자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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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성공하겠다는 강한 야심에 불타는 커티스와 자유로운 영혼의 최고스타 지미가 합세해 드리매츠의 스토리를 보다 극적으로 끌어가며 쇼 비즈니스의 빛과 그림자를 조명한다. 무엇보다 1960년대의 흑인 R&B 여성 그룹인 다이애나 로스와 슈프림스(Diana Ross & Supremes)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각 캐릭터에 감정이입 또한 쉽다.

음감 만족도 ★★★★

'드림걸즈'의 음악은 R&B부터 재즈, 디스코, 소울, 팝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로 구성돼 있다. 이로 말미암아 듣는 이들은 귀가 호강하지만, 정작 부르는 이들은 가창력만으론 완성되지 않는 노래에 적잖은 부담을 가질 수 있다. 기우였다.

배우들의 노래에서 누구랄 것도 없이 '잘'하기보다는 리듬을 타며 '즐'기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그 노력은 리드미컬하면서도 애절한 서로 다른 두 색깔의 감정이 공존하는 흑인 특유의 음악과는 또 다르게 소울 충만한 무대로 귀결된다.

배역 소화도 ★★★★

캐스트별 호감은 관람자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지만, 에피 역의 차지연과 박혜나, 지미 역의 최민철과 박은석은 미묘한 매력차를 보인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차지연의 에피는 절절한 심정을 노래에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성큼성큼 다가선다.
 차지연의 에피는 절절한 심정을 노래에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성큼성큼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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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차지연의 에피가 절절한 심정을 남김없이 노래에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성큼성큼 다가선다면, 박혜나의 에피는 한층 절제된 감정표현으로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가슴을 적신다. 듣는 음악이 아닌 보는 음악에 밀려 리드 보컬 자리를 빼앗긴 것도 모자라 사랑과 우정, 우애까지 잃게 되는 억울하고 애타는 마음을 노래한 <앤드 아임 텔링 유 아임 낫 고잉(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에서 두 배우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깊은 인상을 준다.

한편 초연에 이어 같은 배역으로 분한 지미 역의 최민철은 넘버마다 한 단계 깊어진 소울을 담아내는가 하면, 박은석은 아무리 미워하고 싶어도 그 마음이 채 1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그려낸다. 일단 등장만 해도 입꼬리를 올려주는 지미가 엉덩이를 요리조리 흔들며 하트를 뿅뿅 날리고, (어감 특성상 '버터'라기엔 뭔가 부족한) 빠다를 머금은 음성으로 "베이~뷔"를 부를 때는 그야말로 무너지고 만다.

관객호응도 ★★★★

<리슨(Listen)>은 관객들이 먼저 마음의 준비라도 하듯 의자에서 등을 떼어 무대 쪽으로 몸을 숙인다거나 눈을 감는다. 널리 알려진 곡인만큼 기대감에 들뜬 객석은 남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영화에서는 디나가 자신의 진심을 봐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커티스를 향해 부르는 노래인 것과 달리 넘버 <제발>은 편곡을 거쳐 에피와 디나 사이의 해묵은 감정을 정리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장면의 듀엣곡으로 흐른다. 쓰임새는 달라도 곡 고유의 짙은 감성만은 여전하다.

 철모르던 소녀들이 ‘특별한 가짜들’ 속에서 ‘안 특별한 진짜’를 찾아가며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철모르던 소녀들이 ‘특별한 가짜들’ 속에서 ‘안 특별한 진짜’를 찾아가며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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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곡 <드림걸즈(Dreamgirls)>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철모르던 소녀들이 '특별한 가짜들' 속에서 '안 특별한 진짜'를 찾은 뒤 손을 맞잡고 눈을 맞추며 부르는 마지막 노래는 몇 번을 들어도 뭉클하다. 날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본인은 운이 좋게도 두 번 관람 모두 배우들의 눈물을 보았다. "오늘은 정말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라는 (대사인지 애드리브인지 모를) 말이 끝나기도 전에 흐르는 그녀들의 눈물에 울컥해진 건 비단 나 혼자만은 아니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문화공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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