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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사회다. 사고가 일어난 다음에야 안전이 강조되고 안전조치가 마련된다. 사전 예방이나 준비를 한다고 하지만 그 힘이 제대로 미치지 못한다. 그래도 점점 더 강화되는 안전조치는 반길 만한 일이다.

최근 개인 정보 보호 부분도 그렇다. 크고 작은 일이 터진 다음에 기업들도 개인 정보 보호 의무와 책임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조치를 한다. 사고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조치 강화를 통해 피해자로부터 책임의 가벼움을 추구한다. 문제는 피해 당사자다. 회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고스란히 피해를 봤고 그로 인해 다른 조치들을 마련해야 할 일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어느 선까지 책임을 묻고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일까. 경계선에서 곡예를 즐기는 것 같은 혹은 그 경계를 농락하며 법망을 피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을 어떻게 규제할 수 있는가. 개인정보 보호 피해나 명예훼손 등 피해를 증명해야 할 책임이 이용자에게 있는 인터넷 서비스를 안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서비스의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우리가 사이버공간에 저장하는 개인 정보를 비롯한 다양한 텍스트와 이미지들의 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회는 어디서나 언제나 꺼내고 올릴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을 재촉하며 크게 꺼리지 않고 데이터를 올리고 있다.

한번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 여기다. 이것이 100% 완벽하게 지켜질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의 정보냐 하는 것이다. 인터넷의 특성은 개방성에 있다. 암호화를 통하여 이용자 아니면 볼 수 없다고 하지만 정말 그런가. 뚫리지 않는 완전한 방화벽은 존재할 수 있나. 단순한 텍스트나 이미지 정보라고 해도 문제지만 국가의 중요한 기밀문서나 기업의 중요한 전략 보고서와 같은 것이라고 한다면 문제는 또 다르다.

키워드 검색 하나면 걸리지 않는 정보들이 없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다 보면 어딘가에 남겨진 흔적을 또 따라서 이동을 한다. 내가 남기지 않는 정보들은 타인에 의해서 내 정보가 노출되고 있다. 이미지 정보들이 그렇다. 태그를 걸고, 링크를 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러한 정보들을 취합하여 다른 사람이 내 행세를 할 수도 있다.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가. SNS 상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이용자가 타인의 정보를 도용해서 마치 그 사람인 것처럼 글을 올리고 친구관계를 맺는다.

개인의 검색도 검색이지만 기업 혹은 국가가 이렇게 축적된 정보들을 검색하고 검열할 수 있다면 또 어떤 기분일까. 사적인 영역이 사라진 우리 시대의 단상이 아닐까. 신용카드 회사들은 신용카드 이용자들의 구매 패턴을 활용한 마케팅을 한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뭘 사는지 추적할 수 있다. 빅 데이터라는 이름으로 그러한 정보에 접근을 하고 내놓는다. 사생활 침해와 빅데이터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검색되지 않을 자유 검색되지 않을 자유
▲ 검색되지 않을 자유 검색되지 않을 자유
ⓒ 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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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들을 갖고 있는 지금, <검색되지 않을 자유>를 통해서 빅데이터의 실상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내 정보가 타인에 의해 파헤쳐지고 공개가 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떠한 태도로 살아가야 할지. 또 하나는 우리 인간 삶의 모습이다. 누군가에 의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예측 가능한 사람으로 규정되어 버린다면 또 어떤 기분일까.

내가 무엇을 할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접근한다면 말이다. 생각하는 인간의 모습, 자유로운 인간이기 전에 우리는 한 마디로 저당잡힌 인생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빅데이터가 우리 삶을 예측하고 접근하는 세상이 주는 편리함에 인간성을 묻어버리고 자유로운 삶을 포기해야 할까.

'우리의 몸과 삶이 자본의 흐름에 구조조정 당하는 삶'을 지적하는 저자는 소비 촉진을 위한 '도구' 개발에 있어 기업의 도를 넘는 행동을 저지하고 법으로 규제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조차 국가가 오히려 더 조장을 하지는 않는가 의문을 제기한다. 문학평론가로서 미디어 연구자로서의 삶을 사는 저자의 빅데이터에 대한 시각을 통해서 우리가 미처 읽지 못한 부분, 지나치는 부분을 다시 되돌려 볼 수 있다.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은 빅데이터 분석에 알맞은 인간형의 일반화를 예고하고 있다. 맞춤형 마케팅이 아니라 마케팅에 맞춰 교정당하는 우리의 삶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검색되지 않을 자유>, 본문 68페이지 중에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사회현상을 영화와 문학작품과 연결,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오늘 우리 시대가 직면한 문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저자의 전 방위적인 글이 사실 다소 어렵기도 하다. 건져야 할 텍스트들이 많다. 생각으로 연결되고 다음 단계의 실천으로 가는 방법들을 찾을 수 있는 길이 되어줄 것이다. 최소한 생각만이라도 하는 것도 좋겠다. 거부할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은 잃지 말아야 하겠다.

'실수를 하면 인정할 줄 알고,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키는 그런 사람'이 '원칙을 지키는 예측 가능한 사람' 필요는 없다. 도착해야 할 그곳에 반드시 제때 도착하지 않다도 된다. 더 늦거나 엉뚱한 장소로 빗나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우리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약속'과 원칙'을 지키기 전, 그것의 진짜 정체가 무엇이며, 어떻게 성립된 가치인지 따져 묻는 불신도 주요하다. 예측 가능한 사람의 가치가 '믿음'에 등치되는 것에도 반대한다. 오히려 예측 불가능한 사람의 잠재성을 믿겠다." - <검색되지 않을 자유>, 본문 58페이지 중에서

사물인터넷이라는 이름하여 진행되는 데이터베이스화 된 인간, 예측 가능한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불편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추구하겠는가. 결국 빅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삶의 단면을 추적하여 사람들을 일렬로 줄 세우는 것은 아닐까. 빅데이터라는 용어는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업의 고객 관계 관리라는 이름의 CRM 시대에서 데이터 마이닝 시대로 그리고 빅데이터 시대라고 불리는 지금, 필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보호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좀 더 가져보자. 산업으로서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선전되는 사회에서 인간으로서의 삶을 모습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우리에게 절실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밀려온다.

덧붙이는 글 | 검색되지 않을 자유 | 임태훈 (지은이) | 알마 | 2014-12-05



검색되지 않을 자유

임태훈 지음, 알마(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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