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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청년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원룸형 생활주택(의무 공동관리 대상 외) 관리비는 내역공개에 대한 법적장치 부재로 피해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를 악용해 집주인은 추가월세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청년들의 높은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룸관리비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민달팽이유니온이 나섰다. 그 프로젝트를 지면에 싣는다. [편집자말]
자취 경력 5년차인 박씨, 매번 이사를 다닐 때마다 월세 뒤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관리비가 마음에 걸렸지만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관리비도 합쳐서 '월세'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진행하는 원룸 관리비 실태조사를 보고 그간 살았던 방들의 관리비를 떠올렸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쳐 온 관리비. 대체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본인이 얼마를 더 내고 있는지도 모른 채 살고 있을까.

민달팽이유니온은 청년 세입자들의 관리비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지난 8월 열흘간 '청년 1, 2인 가구 원룸 관리비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만 20세 이상부터 만 34세 이하까지의 연령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98명, 온라인 301명, 전체 399명을 조사했다. 이 중에서 조사 연령대에 속하지 않는 4명, 원룸형 생활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28명, 주소 불충분 및 서울 거주가 아닌 10명을 제외하고 유효설문 357명을 분석했고 이 결과를 인포그래픽으로 제작했다.

주먹구구식 비싼 원룸 관리비

서울 청년 원룸 관리비 실태① 주먹구구식 비싼 원룸 관리비
▲ 서울 청년 원룸 관리비 실태① 주먹구구식 비싼 원룸 관리비
ⓒ 민달팽이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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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은 월 평균 5만9148원, 약 6만 원에 달하는 관리비를 매달 내고 있었다. 이를 평(3.3㎡) 당으로 환산하면 1만876원이다. 아파트와 비교하면 어떨까? 아파트는 평당 5613원(출처 : 서울시 공동주택 통합정보마당)이다. 원룸 관리비가 아파트 관리비보다 2배 가까이 비싼 것이다.

이 결과를 보고 박씨는 관리비는 건물을 유지 및 관리하기 위한 별도의 비용이라기보다 '작은 월세'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관리비는 임대인이 월세가 비싸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눈속임이라는 것이다.

청년들이 매 월 납부하고 있는 관리비 각 항목을 살펴보았다. 청년들이 응답한 관리비 각 항목의 평균은 수도료 1만3460원, 청소비 6만5000원, 공용전기요금 1만1928원 등이었다. 믿기 어렵겠지만, 최대 20만 원의 수도료를 매 월 납부하고 있는 청년도 있었는데 이는 주먹구구식으로 부과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보통 개별 계량기가 설치된 주택에 사는 청년 1명이 2개월에 한 번 납부하는(수도공사는 2개월에 한 번씩 부과한다) 수도료는 8000원~1만 원 선이다. 한 달에 4000원~5000원 꼴인 셈. 그런데 조사 결과에서는 1만3460원으로, 2배나 더 많은 금액이 나온 것이다. 기타 비용 역시 청년 1인 가구가 내기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각 항목의 평균값은 그 편차도 크고 항목을 알아도 항목에 해당하는 금액은 모르는 경우가 상당했다.

그러나 많은 임대인들은 원룸은 아파트보다 세대 수가 작기 때문에 한 세대 당 부담하는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과연 사실일까? 언뜻 들으면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임대인의 주장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이유를 보자.

원룸과 아파트는 공용 공간과 공용 시설의 규모와 수가 크게 차이 난다. 원룸은 사실상 공용 공간이라고 불릴 만한 공간이 없다. 시설 역시 원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엘리베이터가 전부다. 단지로 조성된 아파트를 떠올려보면 그 차이는 더욱 명확하다. 때문에 원룸 관리비는 아파트 관리비보다 관리비의 항목 수도, 그 금액도 적을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서울시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에 따르면 아파트 관리비의 항목은 18가지다. 일반관리비,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유지비, 난방비, 급탕비, 수선유지비, 장기수선충당금, 안전진단실시비용, 전기요금, 수도료, 가스사용료, 정화조오물수수료, 생활폐기물수수료, 보험료 등이 있다. 이 중, 원룸에 사는 세입자들에게 청구할 수 있는 항목으로는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유지비, 정화조 관리비, 공용 전기요금, 안전진단실비, 보험료가 있다.

현재 대부분 원룸은 관리비에 수도료만을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합치면 원룸 건물에서 부과될 수 있는 관리비의 항목 수는 총 9가지다. 원룸 건물은 아파트처럼 음식물을 따로 처리해주지 않으며 장기수선비를 적립하지도 않는다. 수선유지비, 시설보수비도 현실에선 세입자가 내고 있다.

계약 만료 시 시설 보수 및 청소를 이유로 해당 금액을 제외하고 보증금을 돌려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단 항목 수뿐만 아니라 원룸 건물은 아파트에 비해 공용 공간의 면적도 훨씬 적어 공용 전기요금도 적게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아파트 평당 관리비 5613원에는 개별 사용료도 포함되어 있다. 실제 원룸 세입자의 부담은 관리비의 차이인 2배보다 더 크다.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는 관리비

서울 청년 원룸 관리비 실태②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관리비,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는 관리비
▲ 서울 청년 원룸 관리비 실태②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관리비,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는 관리비
ⓒ 민달팽이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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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하게, 과다하게 부과되고 있는 원룸 관리비라는 것이 명백하지만 월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액이다보니 그 심각성이 부각되지 않아왔다. 또한 세입자들 역시 임대인과 얼굴을 붉히기 싫은 데다가 박씨처럼 그저 월세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냥 넘어가곤 한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룸을 계약할 때 관리비에 대해 전혀 듣지 못한 비율이 12%가 된다. 관리비가 얼마인지 들어도 관리비에 어떤 항목이 포함되어있는지 듣지 못한 비율은 27%나 된다. 계약할 때 듣지 못했더라도 살고 있는 현재, 관리비의 항목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34%가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고 18%가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절반이 되지 못하는 46%만이 안다고 응답했다.

관리비의 항목을 모두 알면서 그 항목에 해당하는 금액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아는 청년들은 단 31%에 불과했다. 허나 관리비의 항목과 그 항목의 금액을 구체적으로 안다고 해서 해당 원룸의 관리비가 합리적으로 부과되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즉, 원룸 관리비에 관한 정보를 많이 아는 것과 그 금액의 타당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원룸 관리비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도 물어볼 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그라니 임대인이 관리비를 일방적으로 부과한다 하더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원룸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관리 규약도, 관리비 감사도, 관리 감독의 의무도 없다.

현행법상 공동주택은 300세대 이상이거나 승강기가 있는 150세대 이상의 건물을 말한다. 청년들이 주로 거주하는 원룸은 대게 20~30세대이며 많더라도 50세대가 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소규모 공동주택 관리에 관한 규약이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이 필요하다.

이에 민달팽이유니온은 원룸과 같이 물리적으로 공간이 구분되는 집합 건물의 경우, 세대 수와 상관없이 주택법에 근거해 관리비에 관한 정의, 부과, 보고 등을 의무화하도록 '집합 건물의 관리에 관한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는 알고 내야 할 관리비, 임대인과 공공의 노력이 필요해

서울 청년 원룸 관리비 실태③ 이제는 알고내야 할 관리비
▲ 서울 청년 원룸 관리비 실태③ 이제는 알고내야 할 관리비
ⓒ 임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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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태조사 응답자 중 92%가 원룸 관리비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관리비의 총액과 항목, 관리인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와 감독 체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세입자 스스로가 모임을 만들어 이를 견제하고 행정기관이 이러한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다.

법적으로 세입자 모임 또는 세입자 협회는 어떠한 활동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정기관은 지금 청년 세입자들이 겪고 있는 불안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각 자치구 또는 시 차원에서 민원 접수 및 분쟁을 조정하며 세입자 모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임대인 역시 임대차계약 선에 준하여 관리비에 관해 세입자에게 충분하고 합리적인 정보를 당연히 제공해야 한다. 계약 시 관리비의 항목, 각 금액, 관리인의 의무는 물론 거주 시 관리비 지출 내역 역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는 임대인과 세입자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임대인과 세입자간의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또한 임대인과 세입자가 주택 관리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서로 나눠 오히려 주택의 유지 및 관리가 더욱 잘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청년 1, 2인 가구 원룸 관리비 실태조사' 이후 민달팽이유니온으로 접수되는 주거 상담 중 절반 이상이 원룸 관리비에 관한 상담이다. 이는 그동안 지나쳐왔던 원룸 관리비에 대한 문제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상담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청년 세입자들의 갈증을 풀어줄 만한 뾰족한 방법은 아직까진 전혀 없다는 데 있다.

상담을 할수록 오히려 답답함만 더욱 쌓여간다. 원룸 관리비를 포함해 청년들이 겪는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은 현재 공백 상태다. 이 정책적 공백이 길어질수록 청년들의 안정적인 주거에 대한 희망 역시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청년들에게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니다. 보장받아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본 인포그래픽은 청년일자리허브 <청년, 자기 삶의 연구자가 되다> 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인포그래픽 보고서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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