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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에 참가한 아이들이 꿈꾸는 그들만의 세상 이야기
 방과후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에 참가한 아이들이 꿈꾸는 그들만의 세상 이야기
ⓒ 구보댄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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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비보잉 청소년 예술교육을 배우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생 진한이(가명)는 현대무용에 관심이 많다. 중학교 때 댄스동아리에 가입해 본격적인 춤의 세계에 빠져들면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엄마와의 갈등이 너무 심해 마음이 복잡하다.

진한이 엄마는 약대에 들어가 번듯한 직업을 갖길 원한다. 그리고 춤추는 것 자체를 불량한 행동으로 치부하기 일쑤다. 굳이 하려면 대학교나 입학하고 나서 취미로 배우란다. 그럼에도 진한이는 지금 춤을 추는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한다. 힘들고 어렵고 아프지만 그래도 춤을 추는 순간만큼은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어 좋단다. 

# 고등학교 3학년인 승영이(가명)는 수시를 준비하며 청소년 예술교육 캠프에 자원 입소했다. 공부하기도 빠듯한 시간에 승영이는 왜 춤을 추며 시간에 쫓기는 걸까. "지금 하지 못하면, 다음에도 할 수 없고요. 지금 즐기지 못하면 영원히 즐기지 못하는 거니까요." 선생다운 말투다. 그만큼 승영이는 비보잉에 혼신의 열정을 다하고 있다. 지금 하는 일에 자부심이 있다. 승영이의 비보잉은 마치 제도교육에 시름 받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세레나데와도 같다. 승영이는 내일도 역시 비보잉과 함께 꿈의 날개를 펼칠 것이다.

인천 백운역 고가 밑에 있는 구보댄스컴퍼니의 지난 여름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더욱 뜨거웠다. 어눌한 동작, 서툰 몸짓으로 인해 선생님들에게 잦은 지적을 받으면서도 아이들은 마냥 행복한 모습이다. 땀에 흠뻑 젖은 아이들의 모습도 자랑스런 훈장처럼 보였다.

'드림오브스쿨'... 자유를 꿈꾸다

방과후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에 참가한 아이들이 꿈꾸는 그들만의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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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보댄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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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댄스컴퍼니는 지난 3월부터 진행된 방과후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을 마치며,
9월 20일 오후 5시,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드림오브스쿨'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장구보 대표는 이번 공연에 대해 "나이를 먹고 어느덧 어른이 되어 과거를 추억해보면 아마도 학창시절일 것"이라며 "그립고 힘든 그 시절의 추억을 아이들의 순수한 눈빛과 몸짓으로 그들의 꿈과 희망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인천 각 지역 학교에서 자원해서 온 청소년들은 화수청소년문화의집, 가정청소년문화의집, 연수구청소년수련관, 연희청소년문화의집, 서구청소년수련관 등에서 갈고 닦은 그들의 군무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먼저 화수청소년문화의집 팀원들의 공연무대 제목은 '멘붕스쿨'. 사소한 사건이 오해를 낳고 편견을 나아 집단 따돌림으로 피해를 입는다. 어떤 학생은 그로 하여금 죽을 만큼 좋아했던 사람을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한다. 그리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친구와 모른척 지내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아주 사소하고 작은 공통점 하나로 동질감을 느끼며 아이들은 그렇게 다시 공감대를 형성하며 아픔을 치유한다.

이어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작품을 올리는 가정청소년문화의집 팀원들. 이들은 힘들고 외롭게 느껴지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학교생활 속에서 친구들과의 우정, 추억, 즐거움 등을 자유로운 몸짓으로 표현한다.

이밖에도 '방과후' '시작 그리고 시작' '해성이의 꿈' 등을 표현하는 다른 회관 팀원들은 각자의 개성, 자신의 정체성, 수학여행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에피소드 등을 그들만의 춤으로 구현한다.

비보잉 댄스교실 연습사진
 비보잉 댄스교실 연습사진
ⓒ 구보댄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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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보 대표는 "지난 4월, 어른들의 잘못으로 일어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단원고 학생들 또한 이들과 다름없는 맑고 순수했던 아이들이었다. 그들이 끝내 이루지 못했던 꿈과 희망을 작품 속에 투영해 동년배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아이들만의 몸짓과 대화로 자유롭게 승화시키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덧붙여 장 대표는 "아직도 우리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정해놓은 규칙과 원칙, 제도권 교육 속에서 숨조차 제도로 못 쉬며 아픔을 토로하고 있다"며 "이제 그들에게 더 이상 가만히 있으라는 강압적 권위를 버리고, 아이들의 가슴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진정성을 갖고 들어주며 함께 호흡해야 할 때"라고 소회를 전했다.

한편 춤으로 소통하는 '구보댄스컴퍼니'는 2000년에 창단, 인천을 중심으로 지역의 생활 속 대표 예술단체로 거듭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상임안무자인 장구보 대표를 중심으로 보편성과 독창성을 아우르는 레퍼토리 작품과 실험적인 창작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향후 좀더 시민 속으로 들어가 작품의 제작과정부터 예술적 체험까지 찾아가는 예술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태그:#구보댄스컴퍼니, #드림오브스쿨, #세월호, #비보잉, #현대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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