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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도는 전교조 사무실  법원이 정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교육부와 전교조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조합원들이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법원이 정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교육부와 전교조와의 갈등이 고조된 지난 7월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조합원들이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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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원노동조합의 노동자들은 정치활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교원을 포함한 공무원의 집단행위는 금지당하는가. 대한민국 헌법재판소(헌재)에 따르면 그렇다. 어제(28일), 헌법재판부 전원재판부가 교원노조의 정치활동과 공무원의 집단행위를 금지하는 현행 법 조항에 대해 재판관 4(합헌) 대 3(각하) 대 2(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헌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2012년 5월 서울행정법원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교원 노조가 일체의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한 교원의노동조합설립및운영등에관한법률(교원노조법) 3조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공무원의 공무 외 집단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66조 1항이 위헌이라며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도 해당 법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에 헌재가 내린 합헌 판결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교원노조법 3조에 대한 합헌 판결과 관련해서는 "교원 노조에 일반적인 정치활동을 허용할 경우 교육을 통해 책임감 있고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해야 할 학생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중대하게 침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가공무원법 66조 1항에 대해서는 "공무원이 집단적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 공무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내세웠다.

이해하기 어려운 헌재의 결정

헌재의 이런 논리는 지난 2004년에 동일 사안으로 진행된 헌법소원 판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2002년 6.13 지방선거에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활동하려던 중학교 교사 김아무개씨가 "초·중·고교 교사의 정당가입이나 선거운동을 금지한 정당법과 선거법 조항은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교사의 활동이 학생들의 인격 형성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할 때 교사의 정치활동은 제한돼야 한다"고 적시했다. 초·중·고교 교원들과 달리 대학교원에게 정치활동을 허용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합리적인 차별'이라는 논리로 이를 정당화했다.

헌재의 '합리적인 차별론'은 반역사적인 '과거'를 갖고 있다. 당시 헌재가 동원한 '합리적인 차별' 논리가 1979년 12월 12일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 등의 신군부가 최초로 만들어낸 것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1980년 12월 1일 전두환이 이끄는 신군부는 공정성과 중립성을 이유로 교사의 정당가입을 금지시키면서 교수는 제외한다는 예외규정을 둔 정당법 시행령을 공포했다. 이에 따라 헌재는 초·중·고교 교원과 대학교원 간의 직무의 본질이나 내용, 근무형태가 다른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들 양자의 선거법 및 정당법상 '차별'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나는 헌재의 이번 판결을 대단히 시대착오적이고 불합리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이번 판결에서 교원노조법 3조를 위헌으로 판단한 이정미·김이수 재판관의 반대 의견에 그 근거가 있다. 이들 재판관은 "교원노조법 규정은 일률적·전면적으로 정치활동을 금지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고, 정치활동 제한을 받지 않는 대학교원과 비교해도 불합리한 차별이다"라고 밝혔다고 한다.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의 '합리적인 차별론'은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우리 헌법은 그 어떤 차별도 배제하는 평등의 원칙을 분명히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헌법 11조 1항이 그것이다.

나는 초·중·고교 교원의 어떤 특성이 헌법상 평등 원칙의 예외 근거가 되는지 쉽게 납득할 수 없다. 물론 합헌 의견을 낸 헌재 재판관들은 '합리적인 차별'의 근거를 제시하기는 했다. 초·중·고교 교원과 대학교원의 직무 본질이나 내용, 근무형태가 다른 점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업무를 수행하는 주체라는 점에서 같다. 대학교원인 교수에게 '연구' 업무가 부가되기는 하나 그 업무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교육에 있다. 직무 본질이나 내용에 차이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헌재는 이들의 근무형태가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런데 일과 근무 시간에 행하는 교육(수업 또는 강의)과 학생 지도는 초·중·고교 교원과 대학교원 모두가 함께 따르는 기본적인 근무 방식이다.

교원의 정치활동을 제한하는 근거를 학생들의 인격 형성과 교육받을 권리의 침해 차원에서 찾는 시각 역시 문제가 많다. 나로서는 헌재 재판관들이 강조한 '책임감 있고 건전한 인격체'가 정확히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하지만 어느 정도 추론은 해 볼 수 있겠다.

우리나라 공교육의 준 법정 문서인 국가교육과정은 총론에서 초·중·고교 교육의 공통 목적으로 민주 시민성 자질 함양을 강조하고 있다. '책임감 있고 건전한 인격체'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교원의 정치활동 참여가 그러한 인격 형성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힘들다는 말이다. 오히려 교사들이 헌법상 기본권인 정치적 자유를 마음껏 누림으로써 학생들에게 민주주의 공화국의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자질과 태도를 온몸으로 가르칠 수 있지 아닐까.

교사만 차별하는 법과 원칙

헌재는 이번 판결에서 교원노조 등이 조직력을 이용해 정부의 정책 결정이나 집행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하는 행위는 정치활동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시국선언과 같이 교육현장 바깥에서 하는 정치적 표현이 교육 현장과 사회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말했다.

우리나라 법이 교원들에게 노조를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은 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향상하는 활동을 하게 하기 위함이 아닌가. 교원노조가 시국선언을 포함해 정부의 각종 교육정책이나 교육제도들에 대해 통일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가령 전교조 소속 교사를 포함하여 많은 교사가 성과급제도에 반대하는 것은 그것이 교원들 간 경쟁 구도를 강화함으로써 교원의 노동 환경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교원평가제 역시 비가시적인 교육활동을 점수화하고 교원들 간 서열 체제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많은 교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제도다.

따라서 이들 정책과 제도는 모두 교원들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향상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헌재를 포함해 우리나라 사법부와 검찰이 즐겨 '정치활동'이나 '정치행위'로 해석하는 교원노조의 여러 활동을 교원노조법 3조에서 금지 규정하고 있는 '정치활동'으로 보기 힘든 이유다.

헌재는 이번 판결에서 국가공무원법 66조 1항과 관련하여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는 공무원들이 하는 모든 집단행위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이 조항을 적용할 때는 문제의 집단행동이 공무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한정 해석되어야 함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런데 헌재는 이와 동시에 "공무원이 집단적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 공무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공무원법 66조 1항 적용 시 금지되는 행동에 대한 해석을 '한정'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공무원의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반대 의견을 낸 이·김 두 재판관이 "국가공무원법 규정의 불명확성과 광범성은 전체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고 지적한 까닭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교원에게 정치적 자유를 허용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다. 우리 정부는 1996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서 노사관계 기준을 국제기준에 맞게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교원노조의 완전한 법제화 및 이에 걸맞는 명실상부한 운영이 교원의 노동기본권을 국제 규범에 맞춰 선진화한다는 의미를 갖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교원노조를 인정하면서도(이마저도 최근의 전교조 법외노조화 시도로 무력화하고 있다.) 단체행동권은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현재 오이시디 국가들 중 교원의 정치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국제적인 망신이자 국제기구의 신뢰를 깨뜨리는 점이라 아니할 수 없다.

법은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규범의 하나일 뿐이다. 완벽하지 않다. 오히려 불완전할 때가 많다. 어떤 한 시대의 법이 당대의 환경과 조건에 맞지 않아 많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경우를 떠올려 보라. 법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적인 사태는 역사에 셀 수도 없이 자주 등장한다.

법은 힘이 세다. 무엇보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사회의 최상층을 이룬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다루는 법의 이름으로 그 '아랫것들'을 가르치거나 비난하곤 한다. 그 막강한 힘으로 멀쩡한 사람을 죽이거나, 죽어 마땅한 사람을 살려내기도 한다. 법이 중요하지만 만능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무조건적인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공'과 '공익'이라는 개념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개연성과 가능성만으로 교원의 정치활동이나 공무원의 집단행위가 가져올 위험성을 지레 재단하여 차단한 이번 헌재의 전원재판부가 바로 그들이 아닐까.

아돌프 히틀러가 '합법적으로' 권력을 잡은 뒤 천인공노할 전쟁 범죄를 일으킨 사실은 잘 알고 있으리라.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 일당이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법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을 찬탈했다는 점 또한 주지하는 바다. '법대로'를 외치는 법치주의 만능론자들에게 묻고 싶다. 히틀러와 전두환 일당을 우리는 과연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시대착오적인 헌재 판결을 보면서 든 허허로운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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