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25일 낮 1시 15분]

월드컵 4강 진출을 호언장담하던 일본이 조별 예선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일본은 25일(한국시각)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C조 조별예선 콜롬비아와의 최종 3차전 경기에서 1-4로 패했다. 이로써 일본은 조별 예선에서 1무 2패를 기록하며 조 최하위를 기록,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3차전을 앞두고 일본에게 16강 진출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은 있었다. 콜롬비아에게 승리를 거두고, 그리스와 코트디부아르가 비길 시에 극적으로 16강 진출 티켓을 획득할 수 있었다.

자케로니 일본 감독은 최상의 전력을 구축했다. 오쿠보 요시토가 최전방에 배치됐고 혼다 게이스케, 카가와 신지, 오카자키 신지가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하세베 마코토와 아오야마 토시히로가 더블 볼란치를 형성했으며 우치다 아츠토, 요시다 마야, 곤노 야스유키, 나가토모 유토가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 그밖에 최후방 골문은 변함없이 가와시마 에이지가 맡았다.

반면, 이미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콜롬비아는 주전을 대거 빼는 여유를 보였다. 잭슨 마르티네스, 아드리안 라모스가 투톱을, 후안 콰드라도, 알렉산더 메히아, 프레디 구아린, 후안 퀸테로가 중원을 형성했다. 산티아고 아리아스, 카를로스 발데스, 에데르 발란타, 파블로 아르메로가 수비를 구축했으며 다비드 오스피나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전반 초반부터 일본은 강하게 콜롬비아를 압박했다. 그러나 세밀함에서 많이 떨어졌다. 오쿠보가 전반 8분과 10분에 연이어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초반 일본의 거센 기세를 가볍게 막아낸 콜롬비아는 전반 17분 만에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라모스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후안 콰드라도가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불의의 일격을 맞은 일본은 다시 반격에 나섰다. 전반 26분 카가와 신지가 오른발 강슛으로 응수해봤지만 오스피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동점골의 기회를 꾸준히 노리던 일본은 전반 추가시간 기어코 동점골을 뽑는 데 성공했다. 우측면에서 혼다가 올려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오카자키가 깔끔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양 팀은 전반을 1-1로 마쳤다. 전반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한 페케르만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투입하며 '진짜 카드'를 꺼냈다. 승리에 대한 들끓는 의지를 꺼내보이는 모습이었다. 로드리게스가 들어오자마자 경기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로드리게스는 정확한 패스와 크로스 능력을 발휘하며 적극적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일본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수비는 크게 흔들렸고 전체적인 조직력은 흩어졌다. 일본은 결국 후반 10분 로드리게스를 잡지 못하며 추가골을 실점하기 이르렀다. 로드리게스가 페널티 박스 내에서 일본의 수비수 네 명을 끈 뒤 왼쪽에 있던 작손 마르티네스에게 패스를 내줬고, 노마크에 있던 마르티네스가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여유롭게 득점에 성공했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만이 필요했던 일본은 1-2로 다시 끌려가게 되자 울며 겨자 먹기로 공격에 큰 무게를 실었다. 수비 인원을 최소화하고 공격에 집중했다. 빠른 발을 이용해 순식간에 펼치는 역습 플레이가 최대 장점인 콜롬비아에게 일본의 전략은 의미가 없었다. 일본은 후반 막판에 무너졌다.

후반 37분 역습 상황에서 마르티네스에게 또 한 골을 내주고 만 것. 미드필드 진영에서 공을 잡은 로드리게스의 절묘한 침투 패스가 돋보였다.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던 마르티네스는 일본의 수비수 두 명을 가볍게 따돌린 뒤 또다시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로드리게스와 마르티네스의 환상적인 콤비플레이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힘이 빠진 일본은 후반 44분에 네 번째 골마저 허용하며 자멸했다. 이번에는 로드리게스가 완벽한 개인기로 득점을 뽑아냈다. 로드리게스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요시다 마야를 완벽하게 따돌린 후 침착한 칩샷으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로드리게스는 후반에만 1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후 여유 있는 점수 차로 벌린 콜롬비아의 편안한 경기 운영이 이어졌고, 결국 이날 경기는 일본의 1-4 처참한 참패로 마무리됐다. 콜롬비아는 3전 전승으로 가볍게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4강 진출을 호언장담했던 일본은 3전 1무 2패의 성적으로 4강은커녕 조별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실패, 자국 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한편, 같은 시각 펼쳐진 그리스와 코트디부아르의 경기에서는 그리스가 1-1의 팽팽한 상황 속 후반 48분 터진 요르기오스 사마라스의 천금같은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코트디부아르에 2-1 승리를 거두며 C조 2위로 극적인 16강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일본 콜롬비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