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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성찰을 권하는 동화

라헐 판 코에이의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은,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죽음에 대한 성찰을 권유하는 동화이다. 언뜻 생각해서 죽음과 동화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상당수의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가 죽음과 관련되어 있다. 예컨대 우리에게 익숙한 <백설공주>나 <헨젤과 그레텔>을 떠올려보자.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표지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표지
ⓒ 도서출판 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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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잘 알고 있다시피 백설공주는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죽어야 하는 위험에 노출된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을 살해하려고 하는 살벌한 세계가 아이들 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헨젤과 그레텔>은 더 끔찍하다. 여기에는 누가 죽느냐, 하는 문제가 개입된다. 핸젤과 그의 누이동생 그레텔은 부모로부터 버려진다. 이 버려짐은 곧 죽음이다. 기근이 들자 가족 중 가장 연약한 아이들이 희생의 대상이 된다. 숲에서는 어떠한가. 마녀는 이 어린 남매를 잡아 먹으려고 한다. 그러나 이 남매는 도리어 마녀를 죽이고 집으로 돌아온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절박한 상황의 연속 끝에 돌아오는 곳이 집이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은유적으로 다루지 않는 죽음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은 이렇게 은유적으로 죽음을 다루지 않는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의 시한부 선고를 처음엔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것은 심리학에서 나오는 죽음 회피와 똑같다. 처음엔 아닐 것이라고 부정하다가 나중에는 왜 나냐고 원망하고 그 이후에야 죽음을 인정한다는 간단한 공식. 아이들은 선생님의 시한부 인생이 거짓이길 바란다. 왜 우리 선생님이! 우리에게 너무나 잘해주시는 선생님이 죽어야 한단 말인가!

그러나 클라라 선생님은 태연하게 자신의 죽음을 아이들에게 기정 사실로 이야기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가르친다. 휠체어를 탄 선생님은, 기운이 없어 수업을 할 수는 없지만, 교실 한 구석에서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다. (약간 놀라운 사실은 새로운 교사가 부임하는 게 아니라 교장 선생님이 수업을 대신한다는 것.) 그러나 이 조차도 계속할 수 없어서 선생님은 아이들의 눈앞에서 사라진다.

아이들은 이제 선생님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이제 아이들은 4학년 졸업 선물을 무엇으로 할 지 고민한다. 클라라 선생님에게 이 선물은 마지막 졸업 선물이 되는 것이다. (오스트리아는 초등학교가 4학년제이고 아이들이 졸업할 때 선생님에게 졸업 선물을 주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아이들은 서로 토론하고 때로는 싸우면서 하나의 결론에 이른다. 그리고 합심하여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준비한다.

함께 생각해보는 죽음과 삶의 의미

이 글에서 그 아름다운 선물을 언급하는 것은 이 책을 읽을 분들에게는 큰 실례이다. 그래서 그 선물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분들께는 책을 직접 읽으시길 바란다. 아이가 있는 분들은 아이와 함께, 아이가 없는 분들은 자신의 삶을 생각하면서. 이 동화에는 동화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운 묘사가 자주 눈에 띄며 간혹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장면도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말대로 우리는 모두 죽는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일지 모르는 그날에 대해 한번쯤 깊이 생각해보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덧붙이는 글 | 라헐 판 코에이 지음, 강혜경 옮김, 정경희 그림,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도서출판 문원, 2009. 값 8500원.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라헐 판 코에이 지음, 강혜경 옮김, 정경희 그림, 도서출판 문원(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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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강원대 영상문화학과 강사입니다. 공저로 <문학으로서의 텔레비전 드라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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