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5일 오전 9시 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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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연합 제종길 후보가 승리를 확정한 직후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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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도시 안산은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을 선택했다.

새누리당 조빈주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제종길 후보, 무소속 김철민 후보의 3파전으로 진행된 안산시장선거는 새정치연합 제종길 후보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제종길 후보는 조빈주 후보와 피말리는 접전을 벌인 끝에 5일 오전 1시께 가까스로 당선을 확정했다. 최종 집계 결과, 10만1천여 표를 얻은 제 후보(39.0%)와 9만7천여 표를 득표한 조 후보(37.4%)간 격차는 1.5%p(4000표) 정도에 불과할 만큼 박빙이었다. 현직 시장인 김철민 후보는 득표율 약 22%를 기록하며 선전했으나 정당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제종길 후보는 당선 직후 첫마디로 "이 새벽에 진도 팽목항으로 가장 먼저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승리는 안산시민들의 승리이고, 세월호 사태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람중심 안산특별시를 만들라는 중한 요구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 뜻을 받들어 진상규명을 통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추모하며 그 가족과 이웃을 위안하며, 사람과 생명의 가치를 중시하는 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4월 16일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회를 만들어야 하며 그 중심에 안산이 있다"고 강조하고 "부패청산과 일하는 사람 및 사회적 약자에게 힘이 되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48% 낮은 투표율... 전략공천 논란 딛고 새정치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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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연합 제종길 안산시장 후보가 당선 직후 선대위 관계자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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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은 세월호 참사 여파가 반영된 듯 이번 선거에서 48%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전국 평균 투표율에 크게 못 미쳤다. 선거운동 기간에도 후보자들은 유세차를 통한 연설이나 로고송 등을 자제하며 조용한 선거운동을 펼쳤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에는 세월호 참사로 분노한 민심에 야당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이 현역 시장이 아닌 제종길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새누리당도 전략공천을 결정했으나 별다른 갈등이 없었던 것에 비해 새정치연합은 김철민 현 시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야권표를 잠식했다. 여론조사 결과도 세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으로 나오면서 새누리당 후보의 어부지리 가능성이 예상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대결이 아닌 야권후보 간 대결이 더 격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새누리당 후보가 관망하는 가운데 김철민 후보는 제 후보에 대한 비난에 총력을 기울였다. 일부 김철민 후보 측 지지자들은 손학규, 정동영 선대위원장의 지원 유세를 방해해 선거운동 방해로 고발되기도 했다.   

특히 일부 시도의원 출마자들도 제 후보에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여 초반에는 고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안산지역 일부 현역 의원의 경우, 선거기간 내내 공개적으로 전략공천 문제를 지적하며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아 제종길 선거대책본부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제종길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다른 의원들은 공천에 불만이 있어도 형식적이나마 도우려는 분위기였으나 김영환 의원과 그쪽 지역구에서 출마한 사람들은 아주 노골적으로 후보를 경시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제종길 당선자는 김철민 시장의 뒤를 이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큰 안산의 상처를 치유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제 당선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진상규명과 지속적인 추모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를 지원하고, 피해자들에게 치료, 법률, 생계, 복지 취업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제 당선자는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환경전문가로 국회의원 시절 성실한 의정활동을 펼쳐 주목받기도 했다. 전략공천으로 인해 초반 어려움을 겪었으나 인물론이 먹히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전략공천 논란이 있었던 광주와 함께 안산도 지켜내는 데 성공해 김한길·안철수 대표가 정치적 부담을 덜게 됐다.